[벌금 90만원의 비밀] 전관 변호사 수임료 부르는게 값.. 1회 착수금 5000만∼ 2억원

벌금 100만원을 90만원으로 낮추기 위해 정치인들은 수억원의 변호사 선임료도 아끼지 않는다. 사건에 따라선 선임료가 10억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변호사가 부르는 착수금은 1000만∼5000만원 수준이다. 검찰이나 법원의 고위 간부 출신이거나 현직에서 은퇴한 지 오래 되지 않았을 경우 착수금은 액수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전관 변호사들은 착수금이 5000만원부터지만 중요 사건인 경우 1억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착수금은 한번만 내는 게 아니다. 구속 사안이거나 상고심까지 가는 경우 모두 5차례(영장·수사·1심·2심·3심) 착수금을 내야 한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주로 선임된다. 구속 사안인데 불구속으로 처리해줄 경우 성공 보수를 지급한다. 변호사들은 보통 3000만∼1억원의 성공 보수를 요구한다. 기소유예로 결정날 경우 성공 보수는 5000만원 이상이다.
검찰 수사가 끝나 기소가 되면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보통 심급마다 착수금과 성공 보수가 별도로 책정된다. 민감한 사건일수록 심급별 재판부 구성원의 학력과 경력 등을 고려해 변호사를 선임한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의 경우 1심까지는 가볍게 생각해 변호사를 선임했다가 항소심에서 최근 2년내 법원에서 퇴직한 판사 출신 변호사 중에 재판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변호사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검찰 수사단계부터 고위 간부 출신의 전관 변호사만 선임할 경우 착수금과 성공 보수 등을 합치면 10억원대에 달하는 경우도 생긴다. 정치 생명이 걸려 있는 일인 만큼 재력이 있는 정치인들은 고액 선임료를 주저하지 않는다.
지방의회 K의원은 처음 받아본 재판에서 사법 불신이 생기는 이유를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뭘 몰랐었다"며 "1심 때 검찰에서 오래 전 퇴직한 노(老)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하니 주변에서 '왜 그랬느냐'며 걱정스러운 말을 많이 했는데 결국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장과 변호사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조언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비싼 선임료를 내고 갓 퇴직한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벌금 액수를 80만원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K의원은 "법원이 재판을 공정하게 한다는 믿음을 준다면 전관 변호사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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