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윤진희 "하늘에 계신 두 은인께 메달을.."

2008. 8. 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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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한용섭]

"하늘에 계신 두 분께 은메달을…."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5)에 가려 있던 기대주 윤진희(22·한국체대)가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53kg급 경기에서 인상 94kg, 용상 119kg을 들어 올려 합계 213kg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역도 첫 메달이자 역대 한국 여자로는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장미란(25)에 이은 통산 두 번째 메달이다.

어려서 부모님과 헤어지고 힘든 가정 환경 속에서도 독한 승부근성을 키워온 윤진희에게는 값진 은메달이었다. 윤진희는 인터뷰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누가 떠오르냐'고 하자 "엄마 같았던 고 김동희 코치가 생각납니다"라며 눈물을 살짝 훔쳤다.

윤진희가 대표 선수가 된 이후 체계적인 기술과 훈련을 가르쳤던 김 코치는 지난 4월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테네올림픽에 코치로 참가했던 김 코치는 지난 해 암을 발견,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윤진희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윤진희에게는 잊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고인이 있다. 어려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 고 신동선씨. 신씨는 윤진희가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다. 윤진희는 초등학교 때 부모님과 헤어졌다. 치악중 1학년 때 역도를 가르쳐 준 윤한경 원주중 교사(47)는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재혼한 것으로 안다.

초등학교 때는 큰아버지와 함께 할머니가 윤진희와 오빠 윤진욱(28)을 돌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뒷바라지를 하던 신씨는 윤진희가 고교 때 역도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며 전국 대회를 휩쓸기 시작할 때 돌아가시고 말았다.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윤진희는 다시 눈시울을 붉어졌다.

윤 교사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윤진희가 구김살 없이 지내고 선수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독한 승부근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진희는 왼 무릎이 안 좋아 지난 4월 자신이 세웠던 한국신기록 222㎏(인상 99㎏, 용상 123㎏)에 못미쳤다. 만약 222㎏를 들었다면 금메달을 차지한 태국의 J. 프라파와데(221㎏)를 뛰어넘었다.

부상에도 도핑을 고려해 물리치료로 버텨왔지만 윤진희는 막판 119㎏를 비틀거리면서 성공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윤진희는 "몸이 안 좋아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은메달에 만족한다. 마지막 119㎏을 들 때는 통쾌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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