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환 KTF 부사장 "2등이라면 싸움을 즐겨라"

채명석 2008. 1. 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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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환 KTF 부사장

"당신이 2등이라면 싸움을 즐겨라."2008년을 맞아 조서환 KTF 부사장이 마케팅 종사자와 직장인들에게 던지는 화두다.애경에서 미국 다이알사 마케팅 이사,스위스 로슈사 마케팅 이사,애경산업 마케팅 상무를 거쳐 KTF로 옮기는 동안 조 부사장은 '하나로샴푸', KTF의 이동통신 브랜드 '나(Na)','드라마(Drama)', '쇼(SHOW)' 등 일련의 히트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특히 이동통신업계 2위인 KTF를 WCDMA분야에서만은 1위 자리로 올려놓은 마케팅 전문가다.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마케팅 전문서 겸 자기계발서 '모티베이터'(책든사자)를 출간했다.조 부사장은 이 책에서 KTF가 WCDMA분야에서 어떻게 1위사업자인 SK텔레콤을 따돌렸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2등은 경쟁사와 비교해서 자기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등은 1등이 아니기 때문에 1등과 비슷하게 가는 점만 있어도 자신감 있게 싸워야 한다. 하지만 2등이 1등과 싸우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감 부족이다. 그동안 2등이었기 때문에, 2등에 익숙해져 차마 싸울 용기가 없었고, 또 1등을 해도 1등 했다고 할 용기조차 없다. 그것이 2등이 항상 2등일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그는 소개했다.조 부사장은 KTF 마케팅 수장을 맡으며 음성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을 결코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통감했다고 말한다. 고민 끝에 그는 1등과 대등하거나 1등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점이 있으면 '나도 있소'라는 이른바 '미투(Me Too)' 전략 대신, '내가 얘보다 잘 하오'라는 1등 전략 나아가 1등을 뛰어넘는 전략을 세웠다. 다시말해 1등을 오히려 더 이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그래서 조 부사장은 당시 정보통신부에서 측정한 통화품질 결과를 토대로 '통화품질 1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통화품질 KTF'라는 광고를 대규모 집행했다. 유력 경제지 '비지니스 위크(Business Week)'가 소위 성장률과 수익률 면에서 최단기에 가장 크게 성장한 회사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KTF라고 보도한 것을 크게 인용해 국내에 알렸다.당시 SK텔레콤도 KTF의 이같은 공세에 적극 대응, 소비자들은 SKT와 KTF가 서로 1등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1등은 SK텔레콤, 2등은 KTF'라는 소비자들의 종전 인식이 크게 흔들리면서 최소한 누가 1등인지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졌다.조 부사장은 이와 함께 '2등은 놔두고 1등하는 부분만 더 하이라이트 시켜라. 그러면 진짜 1등 한다'는 생각을 실천해 나갔다. 각 부문별로 1등 브랜드 전략을 펼치는 것이었다.KTF는 틴에이지에서는 '비기(Bigi)', 20대 대학생층은 '나(Na)', 30대 여성한테는 '드라마(Drama)'라는 브랜드가 있었다. 당시 10대에서는 '비기'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괴, '나'는 20대가 아닌 대학생 브랜드로 포지셔닝해서 1등을 차지했다. '드라마' 역시 여성 브랜드로서 1등을 기록하고 있었다.SK텔레콤에서 여성 브랜드로 '카라(CARA)'가 나왔지만 KTF의 '드라마'를 뛰어넘을 수 없었고, 틴에이지용 다른 브랜드들도 나왔지만 '비기'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 '나'의 경우 20대 브랜드로 하면 SK텔레콤의 'TTL'과 싸우니까 2등일 수 밖에 없지만, 대학생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면 대학생 브랜드는 없기 때문에 '나'는 1등 브랜드일 수밖에 없었다.조 부사장은 "만년 2등 KTF를 WCDMA 분야에서 1등 브랜드로 만든 쇼(Show)가 성공한 이유도 마케팅에서 두 개의 핵심을 제대로 잡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즉 소비자의 인식(Consumer perception)을 선점하고, 이어 경쟁사의 큰 약점을 찾아냈다는 것이다.조 부사장은 여기에 조영주 KTF 사장의 추진력이 쇼의 성공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히고 있다.그는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전장을 옮겨야 한다"면서 "2등을 유지하던 기존시장을 과감히 버리고 비동기식 방식이라는 신시장으로 방향을 정한 조영주 사장의 선견지명과 혜안이 없었다면 KTF가 3.5G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채명석 기자 oricms@newsva.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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