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해외 입양아 일일봉사 '서툰 사랑베풀기'

2007. 12. 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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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김성의.이영목]

소녀시대가 '엄마시대'가 됐다.

19일 오후 3시 서울 합정동 홀트 아동복지회 일시 보호소에 9명의 '새내기 엄마'들이 나타났다. 9인조 여성그룹 소녀시대가 그 주인공. 평균 나이 만 18세의 초보 엄마들은 해외 입양을 앞두고 복지회 시설에서 일시 보육 중인 생후 3~11개월의 갓난 아기들을 만났다.

갓난 아이를 돌본 경험은 리더 태연과 효연수영이 유일했다. 태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9살 어린 늦둥이 여동생이 태어나 엄마처럼 동생을 돌본 경험이 있고, 효연은 몇해 전 태어난 사촌 동생을 너무 귀여워해 지난 해까지 마흔을 앞둔 어머니에게 "동생을 하나 더 낳아달라"고 철없이 졸랐다고.

수영은 중학교 시절 봉사 단체 꽃동네에서 장애 영아를 돌보는 봉사 활동을 해 처음부터 가장 안정된 포즈로 아기를 안았다.

이들은 일을 분담했다. 유리와 서현은 아기 씻기고 옷 입히는 과정을 자원했고, 윤아와 써니·태연은 돌아가며 방 청소를 했다. 자신이 맡은 아이를 울리지 않고 잘 놀아주는 것이 오늘의 숙제였다.

아기를 안았지만 자세가 불안정해 아이들이 금새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찡그렸다. "목과 머리를 잘 받쳐줘야 해요. 엄마 자세가 불편하면 아기도 금방 불편을 느끼기 마련이거든요. 아, 지금 이 표정은 우유가 먹고 싶다는 뜻이예요."(수영)

이날 멤버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안면장애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생후 3개월의 영아 정수. 공교롭게도 소녀시대가 데뷔한 올 8월에 태어났다. 이 곳의 아이들은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 입양이 이미 결정된 아이들이다. 양부모와 입양 계약이 있고 보내질 가정이 이미 정해져 있어, 보육사들은 이 아이들을 일시 보호하는데 부모의 마음으로 더 신경을 써야 한다.

10여 명의 아이들 중 국내 입양이 한 건도 없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는 부모들의 입양 아동에 대한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데 비해 해외 입양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입양 아동에 대해 너그럽다.

"이렇게 만난 것도 정말 대단한 인연인데, 몇 개월 후면 이 아이들을 다른 나라로 보내야 한다니 마음이 아파요. 저도 부모님의 이민 때문에 미국에서 태어났어요. 이방인으로 살아갈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아, 훌륭한 사람으로 크거라."(제시카)

두 다리가 뻣뻣하게 굳어 초보 엄마들 사이에서 낯가림을 했던 아기들은 소녀시대의 '재롱'에 조금씩 얼굴이 풀어졌다. 티파니는 타이틀곡 '소녀시대'와 캐롤 멜로디를 아기들에게 들려주었고, 효연이는 데리고 있던 아이를 품 안에서 새록새록 잠들게 했다.

유리와 서현은 아기 옷을 입힌 뒤 얼굴과 몸에 로션도 발랐다. 유리는 우유 한통을 다 먹이고 트림을 시켰다. "이 발 좀 보세요. 정말 천사 같아요. 우리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낳았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부모가 키우지 못하고 새 부모를 찾기위해 이 곳에 있다는 현실이 더 가슴 아파요. 조만간 꼭 친구들과 와서 봉사하고 싶어요."(윤아)

"사람의 손길과 사랑이 부족해 사람을 보면 이렇게 좋아하고 잘 따른다"는 보육사 선생님의 설명에 멤버들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기 전 아이들에게 멤버들이 각각 적은 사랑의 편지를 남겼다.

'꼭 다시 보자, 좋은 사람으로 씩씩하게 커야 해. 언니들이, 누나들이 꼭 너희를 만나러 다시 올게.'

김성의 기자 [zzam@jesnews.co.kr]

사진=이영목 기자 [ymlee@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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