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음주운전이 연예인의 특권인가요?"
[[오마이뉴스 홍성식 기자]
|
드라마 '마이걸'과 '레인보우 로망스', 영화 '좋지 아니한가' 등에 출연하며 다소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를 시청자와 팬들에게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던 탤런트 황보라(24)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그녀는 화제를 모은 라면 CF에 출연하며 '뚜껑 걸'로도 불렸다.
20일 새벽 황씨가 서울 강남구청 사거리 인근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35%의 만취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돼 면허가 취소됐다는 소식이 언론사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음주운전은 남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행위 아닌가요? 한두 명도 아니고 연예인들,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음주운전이 연예인의 특권인가요?"
"이런 일이 생겨도 잠시 쉬쉬하고 반성하는 척 하다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만 하면 또 스리슬쩍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컴백하겠죠. 이젠 지겹군요."
이러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한번 실수'에 가해지는 지나친 질책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엔 '조심스럽지 않은 연예인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지금 당장 기억나는 것만 떠올려도 '연예인의 음주운전'은 그 사례가 적지 않다.
개그맨 김태균 음주운전에 뺑소니, 가수 강타 음주운전에 뺑소니, 영화배우 유오성 음주운전, 가수 김완선 음주운전, 영화배우 이미연 음주운전, 가수 백지영 무면허 음주운전, 영화배우 이정재 음주운전(2번 연속), 가수 탁재훈 음주운전, 탤런트 심혜진 음주운전, 아나운서 노현정 음주운전, 가수 은지원 음주운전(2번 연속), 영화배우 박중훈 음주운전, 가수 김상혁 음주운전에 뺑소니, 방송인 주영훈 음주운전, 가수 전진 음주운전, 영화배우 송강호 음주운전, 가수 영웅재중 음주운전, 가수 이현우 무면허 음주운전….
|
연예인이 연관된 유쾌하지 못한 이 음주운전 기록은 모두 2000년 이후 발생한 것들이다. 이전의 것들과 위에 언급하지 못하고 빠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과 뺑소니 사건 등도 이 수치보다 적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2년 정도면 모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본업으로 복귀해 가수활동을 하고, TV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이니 "법도 예쁜 여배우와 인기 높은 남자 가수들 앞에선 평등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모양"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곧잘 나온다.
음주운전 후 연예인들이 내놓은 궁색한 변명도 듣기가 민망한 경우가 많았다.
가수 김상혁의 경우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의하하게 했고, 이번에 적발된 황보라 역시 경찰서에서 "친척 오빠와 함께 와인 1잔을 마셨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황보라는 음주운전 적발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35%의 만취상태였다.
한술 더 떠 이른바 '아이돌 남성스타'가 음주운전을 하다 물의를 일으켰을 때는 소녀 팬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그랬겠어요. 우리 오빠를 비난하지 마세요"라는 철없는 변명을 대신해 줘 사람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삶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가 그네들의 '오빠'만이 아님을 여기서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쨌건 명백한 불법을 저지르고도 제대로 된 사과나 자숙의 시간 없이 냉큼 돌아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무대에서 춤추고, 드라마·영화촬영장에 나타나며, 상업광고를 찍어온 '음주운전 유명연예인'들.
"음주운전이 연예인의 특권이냐"고 묻는 네티즌들의 지탄과 비판의 목소리가 그들에게도 분명 들릴진대 왜 그들의 '위험한 불법'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까?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