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미려 "때론 효리처럼, 때론 신이처럼"

2007. 12. 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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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손연지 기자]케이블 채널 M.net의 <미려는 괴로워>를 통해 미녀로 다시 태어난 김미려.

이제 그녀는 '팔방미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와 힘겨운 도전을 시작했다. 개그계 '사모님'으로 통하던 그녀는 지난 달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함과 동시에 연기자들도 어렵다는 사극 연기(왕과나)에 도전하며 배우로도 첫 걸음마를 뗐다.

이제 막 만능엔터테이너로서의 야심찬 도전을 시작한 그녀의 첫 걸음이 사실 '와~'할 정도의 뜨거운 반응은 아니다. 이제 막 시작된 그녀의 변신에 벌써 점수를 매기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사모님 김미려' 때보다 '가수 김미려'에게 보이는 사람들의 관심은 꽤 줄어든 듯 보이는 것이 사실. '살 빼서 오히려 인기가 추락한 스타'란 제목의 한 기사에 그녀의 이름이 오를 정도다.

김미려는 고된 운동과 지방흡입술까지 시행해 늘씬한 미녀로의 변신에 성공했고, 혹독한 보컬 트레이닝을 거쳐 멋진 목소리를 자랑하는 가수가 됐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먼저 그녀의 외적 변화에만 너무 집중돼 이후 선 보인 앨범에 대한 관심은 어쩔 수 없이 뒤로 쳐진 듯도 하다.

게다가 사극 <왕과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김미려에 대한 지적의 글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면, 진지한 사극에 개그우먼 김미려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에 반감을 표시한 시청자들의 글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그래도 김미려는 요즘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다. 방송가 내에서의 평가는 썩 괜찮은 수준이기 때문. 그녀와 함께 뭔가 일을 벌여보고 싶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한 둘이 아니고, 일 경험이 아직 다양하지 않은데도 새로운 제의들을 심심치 않게 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김미려가 '팔방미인'의 길을 걷게 된 이유다.

Q. 가수 겸 연기자로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주위 격려나 지지도 많았겠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쓴 소리도 적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대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원래 인터넷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내 관련 기사들에 달리는 리플들도 거의 보지 못했다. 일부러 안 본 것은 아니고 굳이 찾아보지 않을 뿐이다. 지금껏 변화해 온 부분들이 나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주위 반응도 자연스레 신경 쓰지 않게 된 것 같다.

성과가 크건 작건 다른 분야의 길에 뛰어든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언젠가는 내 노력을 모두 알아줄 날이 오겠지'란 생각으로 오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 욕심이다.

Q, 김미려 정도면 개그우먼 중 꽤 '얼짱'에 속하는 편 아닌가(?). 그럼에도 가수가 되기 위해 노래 뿐 아닌 '외모 발전'에 너무 애쓰는 모습이 의외기도,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A. <미려는 괴로워>에 출연하면서 내가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무척 애쓰는 것처럼 비춰졌을 것이다. 하지만 난 결코 가수가 되기 위해 예뻐지려는 결심을 한 것이 아니다. '사모님'이 끝난 후 모처럼 시간이 한가해져 사람들 만나고 술도 즐기고 하다 보니 살이 무지막지하게 쪘다.

결국 위기감을 느껴 다이어트에 돌입했을 때 쯤 <미려는 괴로워> 프로그램 제의를 받았고,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서 흔쾌히 하기로 한 것이다. 순전히 여자로서 예뻐지고 나아지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살을 뺀 것이지 그것이 가수가 되기 위한 노력은 아니었다.

Q. <미려는 괴로워> 때 시끌벅적했던 분위기에 비하면 앨범에 대한 반응이 꽤 조용한 것 아닌가 싶다.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겠다.

A. 그런가…. 글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애초부터 결과를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번이 첫 시도라 노력도 아낌없이 했다. 인생이 곧 끝인 게 아니지 않는가. 아직 수많은 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차차 발전하면서 언젠가 가수 김미려가 탄생하기까지 도와주신 분들께 충분한 보답을 할 수 있는 만큼 해내면 되는 것이다.

Q. 개그맨 김미려의 가수 변신을 위해 많은 뮤지션들이 발 벗고 나선 상황은 꽤 놀라웠다.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일까.

A. 나 역시 그 점이 신기해서 가수 박선주(언니)에게 '잘하지도 못하는데 왜 이렇게 나를 신경 써 도와 주냐?'고 물었더니 '아니다. 너라면 충분히 (대중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시더라.

길거리에서 만나 무작정 '개그맨 시켜 달라'고 조르던 나를 단번에 받아준 태균 오빠와 같은 마음으로 모두가 날 도와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태균)오빠 말에 의하면, '별다르게 할 줄 아는 건 없어 보이는데 이상하게 놓치기 싫었다'고 하더라.

인간관계를 나쁘지 않게 쌓아온 덕인지 개그맨 동료들도 '가수 한다'니까 한결같이 응원해줬다. 사실 내가 잘되고 싶은 이유는 날 위해서라기보다 그런 지인들에게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Q. 경제적으로 전보다 꽤 수입이 짭짤할 듯하다. 단, 새로운 도전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분명 있을 텐데.

A. '사모님' 이후 내가 잃은 게 있다면 살 뿐이다. <미려는 괴로워>를 하면서 오해와 악플 등으로 꽤 힘들 것 같다는 걱정을 하신 분들도 있지만 그 정도쯤이야 다른 분들이 가수 데뷔를 위해 노력한 과정과 비교해 보면 발톱의 때도 안 될 것이다.

돈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을 안 쓰는 편이라 지금 내 수입이 딱히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도 모르겠다. 좋은 공연이라면 돈이 안 되도 난 얼마든지 달려간다. 돈 한 푼 없던 시절에도 몸이 힘들어서 그렇지 마음고생은 해본 적이 없다. 원래 베푸는 걸 너무나 즐기는 타입이라 벌면 쓰기 바쁘다. 나를 꾸미는 일에 도통 관심이 없으니 지출은 대부분 사람들 만나는데 쓰이는 것 같다.

Q. 노래도 좋지만, 개그 무대에서 관객들의 배꼽을 쥐게 하던 '사모님' 김미려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상당히 많다.

A. 가수가 된 후 '개그우먼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럴 때마다 무척 당황스럽다. 난 여전히 개그우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단, 꼭 개그무대에 서서 사람들을 웃겨야만 개그맨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어느 분야에서든 사람들을 유쾌하게 행복하게 만들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난 '멀티'를 꿈꾸는 것이 아니다. 연예계에 한발을 들여놓은 이상 뮤지컬이든 연기든 할 수 있는 건 전부 열심히 해서 가족에게 잘하고 내 삶도 잘 꾸리 싶은 것뿐이다.

그리고 사실, 아직 데뷔 2년도 채 되지 않은 내가 '하네, 못 하네' 해가며 일을 가린다면 그야말로 웃기지 않겠나. 기회를 주시는 분들께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취해야 할 당연한 자세라고 본다.

Q. 인터뷰 할 때마다, 개그맨이 꿈이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다는 말을 자주 하더라. 꿈이 많아 갈 길도 먼 김미려의 롤모델 선배 연예인이 있다면 누구일지 궁금하다.

A. 어릴 때는 물론 지금도 무슨 일을 할 때 미리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나도 누구처럼 되어보자'고 동경의 대상을 만들어 놓은 적은 전혀 없다.

단, 이효리(언니)를 볼 때마다 너무 예뻐서 부러워진다. 나도 모르게 '정말 닮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생긴다. 배우로서는 신이 씨를 닮고 싶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작품 속 감초 몫을 톡톡히 해내 못지않은 빛을 낸다. 나도 그런 멋진 감초 배우가 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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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안 손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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