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에 지친 팬들 '풋풋함'에 열광하다..원더걸스·소녀시대 신드롬
[쿠키 연예] 2007년 하반기 가요계를 살펴보면 '소녀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포털 사이트 국내 가수 검색어 순위 1·2위를 다투는 5인조 여성그룹 '원더걸스'와 9인조 여성그룹 '소녀시대'가 그들이다.
유빈(19)·선예(18)·예은(18)·선미(15)·소희(15)로 구성된 원더걸스는 정규1집 앨범의 타이틀곡 '텔미'로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텔미'는 데뷔곡 '아이러니'와 마찬가지로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특징이다. 여기에 멤버 개개인의 귀여운 표정 연기가 더해진 안무로 남성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80년대 팝댄스를 재현한 텔미는 현재 UCC사이트 등에서 일반인에 의해 재창조되며 뜨거운 인기몰이 중이다. 네티즌 뿐 아니라 프로게이머, 연예인들도 '텔미 춤 따라잡기'에 나섰다. SK텔레콤 T1의 이건준·권오혁 선수와 온게임넷 스파키즈의 전태규·김광섭 선수의 '텔미 세레모니'는 물론 지난 5일 KBS '뮤직뱅크'에서 빅뱅과 원더걸스와 함께 한 '텔미'공연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8월 초 데뷔한 소녀시대는 UCC사이트를 통해 먼저 그 모습을 드러내며 데뷔 전부터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곤 했다. 효연(18)·유리(18)·태연(18)·제시카(18)·티파니(18)·써니(18)·윤아(17)·수영(17)·서현(16) 총 9명의 여고생 모임인 소녀시대는 발랄하고 역동적인 느낌의 '다시 만난 세계'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소녀시대는 팀명에서 보이듯 '소녀'란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남성들의 판타지를 건드린다. 하지만 청순가련형의 소녀가 아닌 건강한 느낌의 소녀들이란 게 또 하나의 차별점이다. 응원단 복장같은 짧은 치마를 입고 거침없이 발차기를 하는 안무는 청순한 소녀의 이미지에 역동성을 한층 더했다.
이 두 그룹의 공통점은 멤버 전원이 10대 소녀란 점,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섹시하고 성숙한 이미지의 여가수들이 지배하던 기존 가요 시장에서 또 하나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팬 층 역시 기존 아이돌 그룹의 범주와는 달리 10대 위주에서 벗어나 20∼30대에 이르기까지 두터운 편이다.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들의 인기요인에 대해 "'소녀'란 키워드는 잘 생긴 남자가 시대와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듯 언제고 통하는 키워드다. 같은 세대인 10대 뿐 아니라 윗세대들에게도 이들은 귀엽고 깜찍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동안 연예계에는 이런 가수들이 없었다. 과거에는 SES나 핑클이 채워준 부분이었는데, 핑클의 이효리가 섹시한 이미지를 내세우며 솔로에 성공한 이후 여가수들의 섹시 열풍은 격심해졌다. 노골적으로 섹시함을 강조하는 여가수들에 지친 대중이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에게서 풋풋함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혜진 기자 kuk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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