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월드카니발 행사장 참사] 놀이기구 추락 일가족 5명 사망
부산에서 영업 중인 영국계 이동식 테마파크 회전식 놀이기구에서 탑승객이 추락, 할머니와 며느리 손자 손녀 등 일가족 5명이 숨졌다.
13일 오후 5시25분쯤 부산 동삼동 동삼혁신지구 이동식 테마파크인 월드카니발에 설치된 회전식 놀이기구 '자이언트 휠'에서 곤돌라 1개의 문이 열리면서 탑승객 7명 중 5명이 20여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김시영(68·여)씨와 며느리 변영순(46)씨 등 가족 5명이 숨졌다. 그러나 같은 곤돌라에 타고 있던 할아버지 전모(70)씨와 손녀(8)는 떨어지지 않아 화를 면했다. 전 할아버지는 손녀를 왼쪽 품에 안은 채 한손으로는 거꾸로 뒤집힌 곤돌라 철제난간을 잡고 양 다리로 곤돌라 벽을 지탱하며 40여분간 버티다 119 구조대에 구조됐다.
전 할아버지는 "바닥에 떨어져 숨진 가족들을 보며 열두번도 더 손을 놓고 함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왼쪽 품에 안겨 울부짖는 어린 손녀를 보고는 차마 함께 죽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이 사고로 다른 곤돌라 탑승객 13명은 타박상과 탈진증세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김씨는 큰며느리 변씨 등과 함께 서울에서 부산 영도에 있는 둘째 아들 집에 휴가차 내려와 놀이시설을 타다 변을 당했다.
사고가 난 자이언트 휠은 최고 높이 66m로, 정원 8인승 곤돌라 42개를 매달고 회전하는 놀이기구다. 이 곤돌라는 안전벨트 대신 출입문을 잠그는 방식으로 관람객들의 안전을 보호해왔으나, 이날 사고는 위의 곤돌라가 아래 곤돌라에 부딪히는 바람에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를 목격한 김모(48)씨는 "평일이어서 상당수 곤돌라가 관람객 없이 회전하고 있었다"며 "갑자기 '쾅'하는 굉음과 함께 곤돌라 2개가 서로 뒤엉키고 탑승객들이 튕겨나와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월드카니발은 자이언트 휠을 비롯해 27종의 조립식 놀이기구와 게임시설을 갖춘 영국계 이동식 테마파크로, 최근 홍콩에서 행사를 마치고 지난달 23일부터 부산에서 개장했다. 월드카니발은 전세계를 순회하는 이동식 테마파크 중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인천 송도에서 문을 연 후 두번째다.
지난달 개장 당시 월드카니발 관계자는 "모든 놀이기구들은 세계 테마파크협회의 인증을 받았으며 200여명의 전문가가 탑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드카니발은 개장 당시 부지확보와 놀이시설 설치의 안전성 등을 문제삼은 영도구가 인·허가를 늦추면서 5일간 개장이 연기되는 등 준비 과정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경찰은 월드카니발 관계자와 놀이시설 안전점검업체인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유원시설협회, 관람객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사망자=김시영(68·여·서울 용두동) 변영순(46·여·〃) 전윤경(26·여·〃) 전지은(23·여·〃) 전민수(7·부산 청학동)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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