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 사기 극성 "조심하세요!"

[쿠키 사회] 내년 5월 수목장의 본격 도입을 앞두고 수목장 분양과 관련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금 분양되는 수목장은 대부분 불법 수목장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수목장를 제도화하기 위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개정안이 지난 4월 말 국회를 통과, 5월 공포됨에 따라 시행령이 만들어지는 2008년 5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수목장 운영의 세부 사항을 규정하는 시행령을 마련 중이다. 따라서 수목장 시행 이전의 분양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달 말 수목장 추모목을 분양한다고 속여 무려 6800여명으로부터 회비 명목으로 32억여원을 가로챈 사기범 2명을 검거, 구속하고 공범 15명을 무더기로 불구속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서울 청량리동에 H상조란 회사를 설립한 뒤 중앙 일간지 등에 '납골당 수목장 무료, 장례비 부담은 NO'라는 광고를 냈다. 이후 전국 13개 지사와 대리점을 개설한 뒤 텔레마케터 10여명을 고용, 노인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장례 서비스 등급에 따라 45만∼55만원을 내면 수목장 회원증서를 교부하고 이후 국가로부터 기증받은 토지에 납골당 혹은 수목장을 마련해 무료로 안치해 준다고 속였다.
그러나 이들은 설립 당시부터 구속될 때까지 수목장림 부지는 물론 납골당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납골당 안치를 기다린 애꿎은 유골 20여기가 벽제 인근 납골당에 가안치되는 피해를 당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피해자들 대부분이 장례 비용조차 자식에게 부담지우기 싫어하는 저소득층 노인들이라는 것이다.
산림청은 현재 전국적으로 40∼50여 곳의 사설 불법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음성적이며 개별적으로 수목장을 분양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무단 벌채와 시설 설치 등으로 불법 운영하는 사설 수목장림 9곳을 적발, 검찰에 산림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내년 5월 전 수목장 분양은 모두 불법이다"며 "수목장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사설 수목장을 분양받아 이용하는 경우 시설물을 철거해야 하는 등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청는 불법 사설 수목장 분양에 따른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공조, 불법 사설 수목장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현재 조성·운영되는 사설 수목장 시설에 유골을 안치할 경우 해당 시설이 적법한 장사시설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유족들이 일체의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수목장 최초 도입자 고려대 변우혁(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 상임운영위원장) 교수는 "개정 장사법에 따라 개인들도 수목장림을 허가받을 수 있게 돼 이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수목장을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수목장 제도 시행 초기에 최소한 2∼3년 동안은 개인에게는 허가를 제한해야 하며, 공공기관이나 종교기관 등 믿을만한 기관에게만 수목장림을 허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산림청 구길본 산림이용본부장은 "혁신적 장묘문화를 이끌고자 도입한 수목장이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일부 사기사건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수목장이 시행되는 내년 5월 이전에 수목장을 분양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피해자가 없도록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죽음은 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절대 안되며 사리사욕때문에 죽음을 경외시 하는 우리 국민의 정서를 악용해서도 안된다"며 "수목장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 지속가능한 장사방법으로서 정착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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