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으로 끝내는 천안 나들이

입력 2007. 6. 11. 13:18 수정 2007. 6. 1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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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준혁 기자]

▲ 서울발 천안행 급행전철. 천안행 급행전철은 하루 편도 4회(일요일에는 없음)의 서울발 전철과 하루 편도 12회(일요일에는 11회)의 용산발 전철이 있다.
ⓒ2007 이준혁

"수원, 수원 가는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전선 뒤로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구로역 3번 플랫폼 혹은 가리봉역 이하 수도권전철의 남쪽 방향 플랫폼에 서 있으면 이러한 전철역 구내방송을 들었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현재는 그 전철역 구내방송에서 '수원'이라는 지명 대신 '병점'과 '천안'이라는 지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동안 '국철'로 불리며 서울과 인천 및 수원을 잇던 수도권전철의 경인선·경부선 구간.

경부선 구간은, 바다로 인해 연장할 곳이 없어(물론 현재는, 바다를 건너 인천국제공항 방향으로의 철도 연결이 논의되고 있는 중이긴 하다) 더 이상 연장 관련 소식이 없는 경인선 구간과 달리, 최근 꾸준히 남쪽 방향으로 연장되고 있다.

지난 2004년 12월에 과거 경부선 구간의 종착역인 수원역에서 두 역의 연장구간인 병점역으로의 연장을 시작으로, 2005년 12월에는 충청남도 행정구역에 해당하는 천안역으로의 연장이 이뤄졌다.

또 현재 온양온천역까지의 연장공사가 2008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시공과정이 진행 중이며, 온양온천보다 서쪽에 있는 신창으로의 연장이 실시 설계를 마치고 곧 시작된다고 한다. 내년이면 '전철 타고 온천 간다'라는 얘기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 천안역
ⓒ2007 이준혁

수도권전철의 천안까지의 연장으로 인해 개인적인 생활에서도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미술전시회 관람을 종종 즐기는 입장에서 국내의 대표 화랑 중 하나이지만 그 동안 어쩌다 한 번 다녔던 '아라리오갤러리'를 간간이 찾게 되었다는 점이 그렇고, 대학교가 많이 소재한 천안 일대에 지인이 많아 종종 찾는 입장으로서 천안에 갈 때면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이용하던 과거와 달리, 구로역에서 급행전철을 이용해 천안역으로 저렴하게 이동하게 됐다는 점이다.

영등포역까지 간 후 무궁화호로의 환승 시각이 있기에, 집(서울 양천구)에서의 출발을 기준으로 무궁화호의 이용과 급행전철의 이용은 약 80분과 95분 정도로 고작 15분쯤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15분 아낄 때 드는 비용은 배 이상이기 때문에 급행전철을 이용하게 된다.

아무쪼록 수도권전철의 천안까지의 연장은 내 '일상적 나들이'를 천안 지역까지 확대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하루 정도 날을 잡아 천안 및 아산 지역에 내려가서 '온양온천에서의 온천욕'과 '아라리오 갤러리에서의 미술 작품 감상', 여기에 과거에는 드물었던 천안지역을 주생활권으로 하는 지인들과의 신부동 번화가에서의 왁자지껄한 즐거운 만남 등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에 비해 2% 업그레이드된 심신은 생활의 작은 활력을 느낀다.

서울-천안 2500원, 구로-천안 2400원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관계와 달리, 급행전철과 일반전철은 이동 시간과 정차역 수는 다를지라도 운임이 같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지난 4월을 기점으로 대중교통운임이 대폭 인상되었음에도, 천안역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노량진역 사이의 역까지의 구간은 2400원, 천안역에서 용산역∼청량리역 사이의 역까지의 구간은 2500원이다.

적어도 서울 어딘가에서 천안역까지 왕복하는 구간에 드는 비용은 5000원 내외로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는 영등포∼천안 구간의 무궁화호 편도 운임인 5400원(새마을호 편도 운임은 7900원)보다도 저렴하다.

천안역에서 내린 당신. 나들이를 목적으로 천안에 온 것이라면 동부광장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도시의 메인 역사 앞치고는 넓지도 않은 광장, 그리고 좀 오래된 건물을 보고 '여기 뭘 볼 게 많아?'라고 생각하며 실망한다면 오산. 타 도시라도 웬만한 볼거리가 역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지는 않다. 천안이라 해서 다르지는 않다.

단, 천안역 앞에는 몇몇 호두과자점이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천안' 특유의 분위기를 살짝이나마 내고 있는 것이다(참고로, 천안 호두과자의 원조인 학화 호두과자는 광장을 나와 오른편 길가에 숨어(?)있다).

푸른조각공원, 아라리오 갤러리, 신부동 번화가

▲ 인파로 가득찬 천안 신부동 번화가.
ⓒ2007 이준혁

천안역 앞도 천안에서 번화가 중 하나.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저녁 시간이 되어야 사람이 있는' 번화가이다. 평일은 물론 주말의 주간에도 천안역을 이용하는 승객들 외에는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와 달리 천안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신부동은 천안역 앞처럼, 대중교통시설인 터미널로 인해 상권이 발달하기 시작한 곳이지만, 대중교통 이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사람들도 항상 많다. 그것도 천안이나 인접지역인 지역적으로 천안 영향권인 아산·평택 등의 지역은 물론, 멀리 서울 또는 대전 등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 천안 최고의 번화가인 신부동의 랜드마크격 건물인 야우리백화점.
ⓒ2007 이준혁

신부동의 랜드마크격인 건물은 '야우리백화점'이다. 야우리백화점 지하에는 천안 시외버스터미널이, 왼쪽에는 천안 고속버스터미널이 있으며, 야우리백화점의 우측 임대 공간에는 갤러리아백화점 천안점이, 그 오른쪽에는 아라리오 갤러리가 있다.

또 야우리백화점 꼭대기층에는 최고급 상영관인 시네마 프리미엄을 포함하여 14개 상영관을 가진 초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야우리시네마가 있으며, 갤러리아백화점 앞에는 '푸른조각공원'이라는 조각 작품들이 무수히 많은 넓은 공원이 존재한다.

이러한 교통, 유통, 예술의 결합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야우리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건물과 공원을 통칭하는 '아라리오 스몰 시티'의 주변을 절로 번화가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주변부의 성장은 다시 아라리오 스몰 시티에 영향을 미치며, 지속적인 상호 간의 영향은 신부동 번화가를 비수도권지역의 대표적 번화가로 살찌운 원동력이 되었다(물론 이의 근간에는, 쇼핑을 하거나 음식을 먹는 도중에도, 심지어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에도 예술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한, 현재 예술가 CiKim으로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라리오 회장 김창일씨의 아라리오 스몰 시티 내 예술품 배치가 뒷받침된다).

신부동에서 가장 가 볼만한 곳이라고 하면, 서울 밖에 있는 갤러리임에도 해외 유명아티스트의 작품을 거침없이 들여오면서 유명해진 미술계의 이슈메이커 '아라리오 갤러리'와 아라리오 스몰 시티의 휴식 공간인 '푸른조각공원'이다.

총 5층의 건물 중 3층부터 5층까지를 사용하는 아라리오갤러리는, 지하층의 일식집, 1층의 레스토랑, 2층의 커피전문점을 제외한 순수 전시 면적만 해도 약 900평 정도로 국내 갤러리로서는 가장 넓은 공간 중 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매 전시회마다 3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받고 있지만, 지방 갤러리라는 '한계(?)'가 무색할 정도로 찾을 때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 야우리백화점 옆 푸른조각공원. 프랑스의 유명 아티스티인 아르망의 '수백만마일'이 눈에 띈다. 제작비용만도 무려 6억원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1989년에 96일간 999개의 폐차 차축으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터미널을 통해 성장한 아라리오가 영속적으로 존재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07 이준혁

'푸른조각공원'은 '이 금싸라기 같은 땅에 개인이 모두에게 오픈된 공원을 만들었다니'라는 찬사와 아쉬움이 함께 나오는 공간이다.

독특한 작품과 재미있는 조형물로 인기가 높은 이곳은 세계 유명작가들의 작품도 접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가 24억원의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 'Charity'와 폐차 차축 998개를 모아 만든 제작비 6억원의 '수백만 마일'. 이국적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다.

우정박물관과 태조산, 그리고 각원사

신부동에는 천안 시가지에서 운행하는 거의 모든 버스가 다 모인다. 만약 우표와 우체통, 그리고 우리나라의 우정(郵政)에 관심이 있다면 '우정박물관'을 들러보자. 신부동에서 113번 시내버스를 타고 약 25분 정도 이동하면 닿을 수 있다. (주 : 113번 버스는 1시간 배차간격의 시내버스로 우정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시간표를 확인하고 갈 것을 권한다.)

350여평 규모의 전시장에 200여 점의 우표(총 27만여 점 보유)를 비롯해 우체통, 그리고 집배원과 우정체계의 사료 등 500여 점의 일반자료(총 2만3천여 점 보유)를 통해 우정 전반의 역사를 재미있게 살필 수 있다. 또 일본 및 호주 등 해외 각국의 우표와 우체통이 전시되어 있어 우표수집이 취미인 사람을 비롯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수원인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 본관에 있으며, 신분증을 제출하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하니 너무 늦지만 않으면 닿을 수 있다.

우정박물관 뒤편에 있는 산은 천안의 진산으로도 불리는 태조산이다. 해발 421m의 높이로 가파르지 않아 시민들의 주말 산책코스로도 애용되고 있는 태조산은 고려 태조가 한 때 이 일대에 주둔했던 적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태조산 입구까지는 102번 시내버스도 운행하며 20∼40분 배차간격에 터미널∼태조산 구간은 20분 정도 소요된다).

태조산은 코스에 따라 다르지만 그다지 가파르거나 구불구불하지 않아 2시간이면 충분히 등반이 가능하다.

▲ 각원사 청동아미타불. 높이 12m, 둘레 30m, 무게 60t으로 그 규모가 워낙 커서 얼핏보면 작다고 생각할 손톱이 30cm, 귀가 1.7m 등으로 모두 거대하다.
ⓒ2007 이준혁

태조산을 기준으로 남측에 있는 우정박물관과 반대인 북쪽에 있는 각원사는 남북통일을 염원하고자 창건된 지난달로 이제 30년이 된 작은 사찰이다. 하지만 이 절에는 높이 12m, 둘레 30m, 무게 60t에 달해 동양 최대로 손꼽히는 청동아미타불상과 높이 4.12m, 길이 2.5m의 범종인 '태양의 성종'으로 유명하다. 절의 분위기가 명상은 물론 데이트에도 좋으니 필요한 분(?)은 적극 애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외에 시간이 되면 가 볼만한 곳

천안역에서 너무 먼 관계로 이번 글에서는 제외했지만, 천안시에서 동쪽에 있는 목천읍에 있는 '독립기념관'과 '이동녕선생 생가', '박문수 묘소'가 있다. 또 목천읍보다 동쪽에 있는 병천면의 '아우내 장터', '유관순 열사 생가', '조병옥 박사 생가', '병천순대 골목' 등은 시간이 여유로운 분들이라면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천안역에서 일반 시내버스(거의 대부분의 400번대 버스 및 350, 352, 380, 381, 390 버스)로는 약 30∼50분 정도 걸리나, 웬만하면 천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천방향 시외버스를 타기를 권한다. 시외버스 차량을 통해 무정차로 20분(독립기념관/1000원)에서 30분(병천/1400원) 만에 도착하니 일반 시내버스보다 훨씬 낫다.

특히 병천면 일대의 네 곳 중 아우내장터와 병천순대 골목은 병천면사무소 근처에 있으며, 병천면사무소와 조금 떨어져 있는 유관순 열사 생가와 조병옥 박사 생가 또한 택시 타면 3분 이내(430번, 431번 일반 시내버스도 다님)로 도착할 가까운 거리에 있다.

더불어 아쿠아피아로 유명한 수신면의 상록리조트 또한 병천면 인근에 있는데, 아쿠아피아를 비롯해 놀이시설 등도 이용할 수 있어, 1박 2일 코스로 길게 있는다면 숙박하며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천안 기준으로, 동쪽의 목천·병천과 반대방향인 서쪽의 온양·염치 방면도 볼거리가 많다. 행정구역상으로 아산시인 이 두 지역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 만한 명소인 온양온천과 현충사가 있다.

▲ 주변의 진달래가 인상깊은 현충사유물전시관.
ⓒ2007 이준혁

온양온천은 물론 현충사도 천안에서 시내버스로 갈 수 있으나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리기에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천안터미널에서 온양터미널까지 5∼15분 간격으로 차량이 있는 시외버스를 추천한다. 구간 운임을 받는 시내버스와 비슷한 운임(1600원)에 무정차로 운행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현충사의 경우 온양터미널 도착 후 한 번 더 시내버스를 타야 한다)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주 : 현충사의 경우, 터미널·천안역에서 구간요금 1500원을 받는 900, 920, 940 일반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한 번에 갈 수도 있다. 단, 세 노선의 통합 배차간격이 30분이며, 총 1시간이 소요되는 노선으로서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또 천안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는 2시간에 한 대 정도씩 있는 무궁화호(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통합 배차시 1시간 정도)를 이용하여 16분 만에 갈 수 있으나, 전국 어떠한 구간에서도 무궁화호는 기본 운임이 3100원이며, 새마을호는 7200원으로 천안역과 온양온천역까지의 구간도 마찬가지이다.)

온양터미널에서는 1회에 약 4000원 정도로 입욕할 수 있는 온양온천은 물론, 은근히 규모가 큰 민속박물관인 '온양민속박물관'이 있어 옛 토속적 생활상을 살펴보기 좋다. 천천히 둘러본다면 족히 2시간도 지낼 수 있을 정도로 볼 것이 많다.

또 현세에는 정치적으로 핍박받기도 했지만, 우리 민족의 성웅으로 기억되는 자랑스런 이순신 장군님을 기리며 천안권으로의 하루 나들이를 마치는 것도 뜻깊은 일이 아닐까 싶다.

/이준혁 기자

덧붙이는 글<철도와 함께 떠나는 여행> 응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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