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리포트] 만화책 '힙합' 우리의 교과서
[일간스포츠 이방현]
■갬블러의 멤버들
●베트남·태국·몽골 등 비보이 한류 전도사
- 얼짱 비보이 박지훈(23) 팀장
갬블러의 색깔은 테크닉에 있어요.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동작을 가미한 파워무브를 선보이죠. 춤의 매력은 이렇게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한 동작을 완성했을 때의 쾌감과 성취감에 있는 것 같아요.
비보이가 일본·프랑스·독일·미국 등 선진국에서만 활발하잖아요. 갬보이가 자랑스러운 것은 베트남·태국·필리핀·대만·홍콩·몽골 등 아시아에서 공연을 한 이후 그 나라에서 비보이가 생겨날 정도로 문화 전도사로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제 꿈은 비보이 시장을 키우고 싶은 거예요. 지금까지 비보이가 이룬 업적에 비해 저평가된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상업적 성공은 필요악이라고 봅니다. 현재 뮤지컬 섭외를 이곳저곳에서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사양하고 있어요. 지금 전력을 다해 저희들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플크루 댄스 비디오 보며 연습
- 막내 임석용(19)
춤이란 사랑과 똑같아요. 아무 이유없이 그냥 좋아요.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몸이 먼저 들썩이죠. 음악을 표현하는데 비보이만한 것은 없어요. 다이나믹한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춤은 천안에서 중학교에 다닐 때 동네 축제에서 처음으로 비보잉을 보면서 시작했죠. '저렇게 해 보고 싶다'라는 마음에 빠져들기 시작한 거죠. 동네 선배들과 함께 피플크루의 댄스 비디오 등을 보면서 공부했어요. 2005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갬블러 오디션에 참가해서 팀에 합류했죠. 그리고 비보잉을 선보여서 대학교 방송연예과에 합격했죠.
●비보이 희귀 음악 모으는 것도 실력
- 음악·패션 담당 이준학(23)
극동정보대학교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주로 여성 옷에 대해 배웠지만 색깔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서 팀의 패션을 책임지고 있죠. 또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요. 인터넷에서 비보이와 힙합 음악 사이트를 이용해 관련 음악을 수집하기 시작했죠. 대만·러시아·프랑스 등 인터넷으로 사귄 외국 친구들과 음악을 공유하고 있죠.
얼마나 많은 희귀 음악을 갖고 있는냐가 중요해요. 언제 어느 대회에서 그 디제이의 음악과 마주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전 비보이들이 춤을 추는 실루엣만으로도 어떤 팀의 누구라는 것이 드러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게 되기를 바랍니다.
●어깨·무릎 다치면서 춤 스타일도 바꿔
- 플렉서블 스타일 정형식(26)
파워무브를 잘했지만 2001년 어깨를 다치면서 플렉서블 무브 쪽으로 춤을 바꿀 준비를 했죠. 2004년 십자인대 수술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스타일을 바꿨어요. 2~3년간 꾸준히 노력한 끝에 플렉서블 스타일에서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됐어요. 남들이 하지 못하는 동작을 이뤄 냈을 때의 쾌감이 춤을 추게 하는 원동력이죠.
비보이가 한때 부풀어진 거품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마음껏 춤출 수 있는 무대를 갖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익스프레션 멤버들
●만화책 '힙합'이 교과서였다
- 새내기 최지민(24)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혼자서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이때 만화책 '힙합'이 큰 도움이 됐죠. 컷에 나온 자세를 보고 그대로 따라했으니까요. 그러다 실력 있는 비보이를 찾아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이른바 '배틀여행'이었죠.
2년간 거제·고성 등을 거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군대에 다녀온 후인 2005년엔 놀이공원 공연단에서 댄서와 연기자로 활동했고, 2006년 11월 오디션을 통해 익스프레션에 들어오게 됐죠. 전 비보이란 춤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실력보다 열정이 우선이죠.
●배틀에서 지기 싫어 끊임없이 노력
- 이호성(27) 팀장
열다섯 살 때부터 무대에서 정식으로 춤을 췄어요. 각종 이벤트에 초청받기 시작한 거죠. 하지만 비보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외국인 친구가 이상한 춤을 추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브레이크댄스더군요. 이때쯤 아버지께서 일본 출장을 가셔서 하라주쿠 길거리에서 비보이들을 찍어 오기도 했죠. 슬슬 관심을 가지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주로 외국에서 들여온 비디오를 보면서 춤을 연습했죠.
지금껏 제가 춤을 출 수 있었던 것은 춤도 좋지만 지기 싫어하는 성격도 한몫한 것 같아요. 배틀에서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죠. 이런 비보이가 그냥 춤으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예술·문화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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