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출동] 나이트 작업남에겐 여자들이 골뱅이와 낙지?
[일간스포츠] 골뱅이와 낙지는 다른 동물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둘 모두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술안주다. 술과 관련된 공통점이 또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일컫는 속어다. 골뱅이는 취했지만 이성이 조금 남아 있는. 낙지는 '필름이 끊긴' 만취한 여자를 말한다. 둘 모두 자기 방어 능력을 잃은. 그야말로 '무장'이 해제된 상태다.
여성 음주가 늘고 있다. 그에 비례해 술 때문에 빚어지는 고통과 피해도 늘고 있다. 사람이 술을 먹지 않고 술이 사람을 먹음으로써 생각하기조차 싫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성폭력을 당하고 원치 않는 임신은 그 대표적 사례다. 여성 음주의 덫은 과연 무엇인지 현실과 대안을 알아본다.

■나이트클럽은 부킹 천국
요즘 술 마시고 춤추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나이트클럽에 가는 사람은 적다. 대부분 부킹을 위해서다. 부킹은 원나이트다. 남자나 여자나 은근히 기대한다. 술을 먹으면 부킹 기대 지수가 쑥쑥 올라간다.
웨이트로 뼈가 굵은 5년차 웨이트 김상사(가명)씨는 "여성이 훨씬 많이 온다. 남자들은 다른 곳에서도 성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면 여자들은 나이트클럽을 그런 일탈의 장소로 생각한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술을 안 먹고 온 여성에게 처음 부킹을 제의하면 거절하지만 술을 좀 먹으면 그런 거부 반응이 없어진다. 한두 시간 지나면 너도 나도 '캔들'을 든다. "오빠. 부킹해 달라"는 사인이다. 이때는 손만 잡으면 여자들이 따라온다. 따라올 때는 낯선 남자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젯밤에 한 일을 몰라
술 기운이 올라와서 기분이 업돼 있고 이성이 남아 있는 상태를 골뱅이라고 한다. 남자들의 성 표적이 된다. 작업하기 쉽고. 원나이트하기 쉽기 때문이다. 약간의 분위기만 맞춰 주면 터치가 가능하고 자연스럽게 데리고 나갈 수 있다.
만취 상태를 낙지라 한다. 누가 만져도 모를 뿐더러 전날 무엇을 했는지조차 기억도 없다. 몸에 일어난 변화를 보며 후회하지만 그때는 늦었다. 임신한 여자도 생긴다. 누구와 관계를 가졌는지도 모른다.
노련한 웨이터들은 많이 취한 여자가 오면 부킹을 자제한다. 여성을 배려하는 차원도 있지만 부킹해줬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씨는 "같이 온 친구들이 챙겨 그런 일을 방지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준강간으로 처벌 가능
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이미경)은 한 해에 2500건 정도의 성폭력 상담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간 피해가 800~1000건. 준강간 피해가 100여 건이다. 준강간은 술이 많이 취했거나 다른 이유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력 피해를 본 것을 말한다.
이미경 소장은 "처음 상담을 하면 '내가 왜 이런 피해를 입었을까'. '가해를 한 사람이 너무 밉다'. '정말 원치 않은 부분이었다' 등 한탄과 분노를 털어놓는다. 남성들이 '상대방이 아무리 술이 취했어도 그 사람의 의사에 반하는 어떤 성적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의식과 이를 실천하려는 마음가짐을 지닐 때 이런 사례들이 줄어든다.
여성들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셨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성폭력의 범죄 피해자'라는 인식에서 성폭력 상담소와 공동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전국 150여 군데에 성폭력 상담소가 있다.
김천구 기자 [dazurie@ilgan.co.kr]
●제작 후기
술안주 메뉴에나 등장할 법한 골뱅이가 요즘 유흥가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싱싱한 골뱅이 있어요". "골뱅이 해 드릴게" 등 골뱅이 관련 멘트로 호객 행위를 하는 삐끼들을 보면서 골뱅이란 단어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취재욕이 일었다.
인터넷 사이트 및 카페에서는 '골뱅이 사냥'을 내건 모임이 잇달아 만들어지고. 이들 모임의 목적이 여성을 만취하게 만든 다음 모텔로 데려가 원나이트를 즐기는 데 있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그랬다.
지난달 28일 이들의 작업(?)을 보기 위해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강남의 한 나이트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나 카페를 통해 인원을 맞추고(소위 조각 모음이라 불림) 룸을 잡아서 골뱅이를 사냥하는 형식을 취하는 듯했다. 이들은 또한 '도시락'(웨이터 모르게 들여온 양주)을 충분히 준비하여 멀쩡한 여성도 계속 술을 먹여 골뱅이로 만드는 대단한(?) 기술의 소유자들이었다.
밤 11시가 되자 슬슬 술에 취한 여성들이 룸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려한 언변과 가벼운 스킨십으로 작업에 들어간 그들은 순식간에 연락처를 확보하고 그 가운데서 오늘의 먹잇감을 골랐다. 이윽고 하나 둘씩 짝이 되어 룸을 나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원나이트를 위해 모텔로 가는 듯보였다.
이 시간 룸 바깥은 온통 웨이터 손에 끌려다니는 여성들로 북적거렸다. 요새 나이트의 풍속도를 보여 주는 현장이었다. 술 취한 여성과의 원나이트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남성들. 여성 음주 문화 속에 골뱅이란 이름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 현 사회의 문란해진 성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가 아닐까?
엄기훈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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