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만화] 아라비안 나이트에 동성애 코드가?

2007. 3. 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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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장상용] 주최:일간스포츠·한국만화가협회

후원:문화관광부

(전문)

'2006년 하반기 오늘의 우리 만화'는 한국 만화의 다양성과 저력을 보여 주었다. 일간스포츠와 한국만화가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2006년 하반기 오늘의 우리 만화에 장편 서사의 탄탄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천일야화'(글 전진석·그림 한승희). 개그 감각이 돋보이는 '애욕전선 이상 없다'(고필헌). 소시민의 삶을 풋풋하게 그려낸 '꽃분엄마 파이팅 '(글 이은하·그림 이화성) 등 세 편이 선정됐다.

1999년부터 시작한 오늘의 우리 만화는 작품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최고의 작품을 반기별로 세 종씩 선정해 왔다. 시상식은 오는 7일 오후 5시 30분 문화관광부에서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21세기판 아라비안 나이트 흥미진진

전진석·한승희 '천일야화'

"상을 받아 보는 게 처음이다. 박소희나 최규석 등 친구나 동료 만화가들이 이 상을 받는 것을 보고 부럽다고 생각했다. 영광이다."

만화가 한승희(35)씨와 함께 만화지 '윙크'에 '천일야화'를 연재하고 있는 만화 스토리 작가 전진석(30)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천일야화'를 통해 21세기판 아라비안 나이트를 다시 쓰고 있다. 힘 있는 장편 만화를 기다리는 한국 만화계에서 이들이 그리는 '천일야화'(현재 8권까지 출간)는 높은 완성도로 만화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원전에 대한 철저한 재해석과 상상이 '천일야화'의 매력이다. 샤리야르왕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남성 세하라이다. 처녀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원전과는 다르다. 애초부터 동성애적 코드가 녹아 있었다.

샤리야르왕의 동생 샤 자만과 왕의 부인이 애인 사이로 왕에게 복수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는 해석도 파격적이다. 세하라의 이야기는 투란도트·처용·클레오파트라·나무꾼과 선녀·스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 등의 사랑을 액자식으로 다루며 시공을 넘나든다. 여성지에 실렸지만 남성들도 충분히 재미를 공감할 만하다.

2004년 아라비안 나이트 만화 기획이 붐을 이루었을 때 출발한 작품. 신일숙씨의 '아라비안 나이트'. 양영순씨의 '1001'과 경쟁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몽유' 'Welcome to Rio' 등에서 짙은 감수성을 보여준 한씨와 남성 만화만 써 온 전씨의 이질적 만남은 성공작이 됐다.

전씨는 "아라비안 나이트는 원전 그대로 쓰기 어려운 작품이다. 교훈적이지도 않고. 그 안에 인종 차별·남녀 차별도 가득했다. 신일숙·양영순씨가 하는데 나까지 끼어들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으로 망설였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두 콤비는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아라비안 나이트를 재해석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이때까지 로마와 남성주의 시각에서 팜므 파탈로 비추어졌다. 우리는 이집트와 여성주의 시각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조명했다. 1권에서 돼지고기·동성애·근친혼이 중국과 이슬람에서 정반대로 받아들여진 것을 표현했다"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연내 단행본 11권으로 만 3년의 연재를 마칠 예정이다.

장상용 기자 [enisei@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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