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그리기 바람..초등생, 창의력+표현력 쑥쑥

2006. 8. 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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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만화 열풍이 거세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서점에서 학습만화 책을 고르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공공 및 학교도서관에서도 이제는 만화책을 별도로 비치하고, 대출 순위에서도 만화책이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만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개선되면서, 만화를 독서나 학습의 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부모도 적지 않다. 실제로 만화는 아이들이 즐기면서 창의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흔치 않은 장르 가운데 하나다. 만화를 그리면서 그림 솜씨와 글쓰기 능력을 한꺼번에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 방학특강 만화·캐릭터 그리기 강좌 가장 인기

대구 서부도서관에 개설된 초등학생 대상의 방학특강 '만화·캐릭터 그리기 교실'은 도서관이 마련한 강좌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다.

서부도서관 만화교실의 경우 모집 정원이 40명에 이르지만 접수 반나절 만에 마감될 정도다. 서부도서관측은 "그림 그리기에 소질 있거나 만화·캐릭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주로 수강한다"면서 "학생이 스스로 원해서 수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부모의 권유로 강좌를 듣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부도서관의 '만화·캐릭터교실'에선 40명의 초등학생들이 박상원 만화가협회 대구지부장의 지도 아래 캐릭터 습작에 열중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이 강좌에선 만화제작 및 캐릭터 그리기의 기초 과정을 가르치는데, 초등학생들의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하다"고 밝혔다.

류혜민양(대구 평리초등 5년)은 "그림을 좋아하고 엄마 권유도 있어서 수강하게 됐다"며 "만화는 내 생각대로 자유롭게 그릴 수 있어 무척 좋다"고 즐거워했다. 임지연양(팔달초등 4년)도 "좋아하는 둘리 등의 캐릭터를 맘껏 그릴 수 있어 기분 만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초등학생들이 만화 그리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이를 배울 수 있는 강좌는 많지 않다. 대구에선 동부·서부도서관이 방학때 특강 형식으로 만화 관련 강좌를 무료로 개설한다.

# 이야기에 그림…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기능

만화는 이야기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누구나 쉽게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만화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만화 그리기다.

예를 들어 짧은 글쓰기를 만화로 꾸며 보게 하자. '친구들과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았다'는 내용의 짧은 글을 만화로 그려 보게 한다면,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친구들의 신나는 표정이라든지 냇가 주변의 풍경 등을 아이 스스로가 머릿속에 떠올린 뒤 이를 자신의 생각에 따라 표현하게 된다.

또 봉사활동을 소재로 4컷 만화를 그리도록 해 보자. 아이들은 먼저 소재와 주제를 잡고 줄거리를 꾸민 뒤, 이를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지 고민한다. 여기에 말 주머니를 넣고 마무리하면 4컷 만화가 만들어진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그림 그리기 능력뿐 아니라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체계적인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원 지부장은 "도서관 강좌에서 자원봉사를 소재로 4컷 만화를 그리도록 했더니 한 학생이 '놀이터에서 동생을 돌본다'는 식으로 만화를 그렸다. 동생들과 놀면서 봉사도 한다는 초등학생다운 참신한 발상이었다"며 "이처럼 만화는 창의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 교과공부에도 만화 활용…깊이 있는 이해에 큰 도움

초등 교과서에는 만화와 연관해 가르칠 만한 내용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짧은 이야기를 대화 글로 각색한 뒤 이를 만화로 그리거나, 교과서의 내용에 맞도록 삽화에 말 주머니를 붙일 수 있다. 이런 활동은 공부에 대한 재미를 붙이게 하고, 교과 내용을 깊이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이들이 삽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세히 모르는 상태에서, 말 주머니의 내용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일이다. 아이들은 자기 나름대로 이야기를 꾸미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되고, 자연스럽게 학습활동에 몰입하게 된다.

권계순 서부도서관 관장은 "만화는 독서나 지식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학습은 교과서나 독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만화로 얻은 지식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독서나 학과 공부로 이어지도록 가정에서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만화에 관심 있는 아이 무조건 막으면 도리어 부작용

아이가 만화 그리기에 관심을 보였을 땐 이를 강제로 막을 필요는 없다.

자칫 잘못하면 그림 그리기는 물론, 상상력이나 표현력에 대한 흥미까지 잃게 하는 우려를 범할 수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만화적 소재와 표현은 사물의 관심거리일 뿐 아니라 흥미를 유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관심있어 하는 사물이나 인물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재료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면 아이의 그림그리기 동기유발은 물론, 교육적 효과도 높아진다.

만화가가 되려면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우선 그림에 대한 소질은 물론, 상상력이 풍부해야 한다. 여기에다 동화나 소설책을 많이 읽어 배경지식을 늘려야 하고, 글쓰기 능력도 필요하다. 박 지부장은 "만화가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소질이 있어야 한다"며 "대체로 초등학교 고학년때 만화에 소질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관심이 남다른 아이라면 한국만화박물관 가볼만하다

아이가 만화 그리기를 좋아한다면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만화의 역사 자료는 물론 4천200여점의 만화 작품이 소장돼 있다. 또 인물을 과장해서 표현하는 캐리커처, 한 두 컷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이는 카툰, 애니메이션, 시사만화 등 다양한 만화를 만난다.

만화 제작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펜·잉크·지우개·자·컴퓨터·연필 등 도구를 활용해 만화를 어떻게 그리는지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윤철희기자 fehy@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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