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10대 소녀 실종 100일..미궁에 빠진 수사

2006. 8. 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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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경남 양산에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10대 소녀 2명이 실종된 지 100일이 지났다. 지금까지 전화 연락이나 믿을 만한 제보가 전혀 없었고 생사 여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단순 가출로 여겼던 경찰은 실종 사건으로 전환해 공개 수사에 나섰지만 베일에 가려진 이들의 행방을 가늠할 단서조차 없는 상황이다.

◇실종 미스터리= 양산시 웅상읍 소주리 D아파트 이은영(13·웅상여중 2년)양과 박동은(11·백동초교 5년)양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5월 13일. "놀러나간다"며 집을 나선 뒤 100일째 행방이 묘연하다. 실종 당일 오후 1시30분쯤 아파트 상가에서 목격된 뒤로 이들을 봤다는 사람이 전혀 없다.

휴대전화, 용돈, 가방, 옷가지 등을 모두 집에 놔두고 나간 상태다. 두 여학생이 즐겨찾는 인터넷 홈페이지, 대화방, 메일 등의 접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ID까지 추적했지만 한 번도 접속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학생들의 학교 친구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도움이 될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실종 이후 연인원 3500여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인 데 이어 전국적으로 경찰서,지구대 등지에서 만화방,PC방,찜질방 등을 뒤졌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여학생들이 휴대전화 및 통장을 개설하거나 병원에 갈 경우에 대비해 각 기관에 수사 협조도 부탁했으나 소용없었다. 수사전담본부 관계자는 "실종 뒤 들어온 제보 90여건 중 인천과 경북 왜관에서 봤다는 제보를 토대로 현장 탐문조사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애끓는 가족들= 실종 사건 수사가 길어지면서 부모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마당에 아이들 목소리 대신 장난 협박전화에 시달리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전단지를 본 뒤 아이들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400만원을 입금시키면 풀어주겠다"며 협박한 남모(40)씨를 구속했다. 앞서 5월에는 '엄마,아빠 보고 싶어요"라는 문자를 보낸 3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찰은 구비서류 부족 등을 이유로 실종신고를 받은 지 하루가 지나서야 수사에 착수했다. 5월14일 새벽 2시 은영양 아버지 이태형(45)씨가 관할 파출소에 1차 신고를 한 데 이어 다음날 오전 11시쯤 실종 신고를 했지만,파출소측은 30시간이 지난 15일 8시30분이 돼서야 양산경찰서에 사건을 보고 했다.

당시 파출소측은 "실종 학생 사진과 주민등록등본 등 구비서류가 준비되지 않은 데다 휴일이어서 사건 보고가 늦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때 줄을 이었던 제보전화가 요즘은 1주일에 한 통도 없기 일쑤다. 이씨는 딸을 찾기 위해 장어구이 가게를 내놨다. 딱히 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이달 초부터 은영이가 다니던 울산교회에 나가고 있다.

이씨는 "경찰 수사도 답보상태고 제보전화도 아예 없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본 적이 있는 분들은 곧바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동은양 아버지 박민식(45)씨도 "혹시 아이들을 데리고 있거나 주위에서 전단지와 비슷한 인상착의의 여학생들을 봤다면 하루 빨리 부모품으로 되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산=윤희각 기자 hg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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