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피해 일본이 잘못했습니다''
[일간스포츠 정병철] 2차 세계대전이 종전한지 61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원폭 피해자와 그 2세들이다.
1945년 일본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한국인은 약 7만여명으로 추정된다.
현재 원폭 피해자로 등록된 사람은 2206명. 이 중 경남 합천 사람이 55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합천이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이유다.
경남 합천군 합천읍 영창리 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는 만 65세 이상 원폭 피해자 75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61년 전의 아물지 않는 상처를 추스르며 얼마남지 않은 삶을 정리하고 있다.
원폭이 떨어진 매년 8월 6일이면 이 복지회관에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찾는 일본인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피폭자 돕기에 앞장서 온 '태양회'이사장 다카하시 고쥰(64·高橋公純)씨와 회원들이다. 이들은 매년 8월 6일 이곳을 방문 일제 치하 식민 종주국에 끌려가 희생된 수 많은 한국인들의 희생과 원폭의 실상 및 피폭자의 고통을 해결하는데 안감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선 8월만 다가오면 '전시성 위문단'을 보내 일부에선 피폭자들을 괴롭히는 쇼(?)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일본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이들 단체 회원들은 헌신적 봉사를 통해 원폭 피해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었다.
다카하시 이사장은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지 않았다면 여러분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일본인 피폭자와 같은 보상을 해주지 않는 일본 정부는 이중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더 이상 핵무기 위험이 없는. 평화가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합천을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회 소속 합창단은 6일 이곳을 방문 영령들을 위로하는 노래도 부른다. 또 가수 신대철씨는 <당신. 안녕>이란 노래를 피폭자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이 노래는 신씨가 8년전 이곳에 '한국 피해자 위령각'을 건립했을 때 부터 불렀던 노래다.
이들은 지난해 이곳에 문주란 세 포기도 심었다. 문주란은 지난 1945년 8월 6일과 9일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7000도의 고열에도 살아남은 식물이다.
다카하시 이사장은 "원자폭탄은 한국에서 태어난 피폭 2·3세의 가슴 위로 지금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면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일생을 바치겠다"라고 말했다.
정병철 기자 [jbc@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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