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의 싸움.. 서두르면 역효과

2006. 4. 11. 17: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이해준] `라이언킹` 이동국이 모험을 선택했다.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부분파열이라는 만만치않은 부상을 당했지만 `죽어도 독일에서 죽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재활 치료 의사를 밝혔다. 윤영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 위원장은 "운동선수는 수술이 가장 좋다"라는 의학적 소견에도 불구하고 "높지 않은 가능성이라도 재활을 통해 월드컵게 나가겠다가고 한다"라며 "재활을 한 뒤 월드컵 이후 수술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월드컵을 겨냥해 재활치료를 받기로 한 이동국의 선택은 올바른 것인가.

재활 일정이 짧다.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재활은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끈기와 인내가 필요한 재활은 서두를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재활이 된다고 해도 더 큰 문제가 남는다. 보통 파열이 50% 미만이고 취미로도 운동을 즐기지 않는 사무직 종사자는 재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무릎을 격렬하게 사용하는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또 나이가 어릴수록 수술을 받는 게 효과적이다. 그만큼 재부상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재활을 했다고 해도 이동국의 신체에서 오른쪽 무릎은 가장 약한 고리이기 때문에 또 다시 삐끗하면 십중 팔구 같은 자리를 다치게 된다. 같은 자리를 또 다시 다친다면 부상은 현재보다 훨씬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재활을 마친 후에도 이동국이 현재와 같은 기량을 월드컵 기간까지 회복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재활도 어렵고, 재부상의 우려가 있으며, 재부상을 당하지 않아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도 힘들다. 이중 삼중으로 가로놓인 장애물을 넘어야 이동국이 꿈을 이룰 수 있다.

▲ 27살 이동국… 아직은 젊다

이동국은 지난해 6월 쿠웨이트를 4-0으로 꺾고 월드컵 본선을 결정지은 후 "한국이 월드컵에 진출한 것이다. 내가 월드컵에 나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독일행 티켓을 따낸 날마저도 마음놓고 기뻐하기 보다는 반드시 월드컵에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결연한 표정이었다. 2002년 월드컵 엔트리 탈락이라는 한은 그렇게 컸다.

이번에는 부상이라는 악령이 덮친 그에게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선수생명의 담보로 한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월드컵 출전을 바라는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2006 월드컵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옳지 않다. 자칫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가정하기 싫지만 더 큰 비극이 생길 수도 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일단 재활치료를 선택했지만 절대 무리해서는 안된다. 포기할 때는 포기하는게 더 큰 용기일 수도 있다. 주변에서도 이동국의 회복을 보채서는 안된다.

이동국은 이제 겨우 27살이다. 2006 월드컵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옥체를 보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

▲ 재활치료기관 윤곽 잡혀

이동국의 부활 프로젝트를 담당할 해외 재활 기관의 선정이 빠르게 가닥잡혀 가고 있다.

윤영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장은 11일 오전 일간스포츠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동국의 재활 기관을 찾는 일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윤곽이 잡힌 상황이다. 소속팀인 포항과 협의가 끝나는대로 발표하겠다"고 전해왔다.

의무분과위원회는 10일 이동국의 부상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후 모든 인맥과 정보를 동원해 재활 기관을 찾는 데 주력했었다. 이동국도 모든 신경을 재활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만큼 의무분과위원회는 유럽과 미국의 유명 스포츠재활 기관을 상대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부인 이수진씨와 머물고 있는 이동국은 붓기를 빼기 위해 한의원을 오가며 침을 맞는 등 재활 치료 시작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7년 똑같은 처지 황선홍 당장은 뛰고 싶겠지만 멀리봐야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22살이었던 "황새" 황선홍은 차세대 킬러의 출현을 알렸다. 98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멋진 중거리슛을 보여준 19살의 이동국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에게 다음 월드컵은 시련이었다. 황선홍은 94미국월드컵 볼리비아전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똥볼의 귀재"라는 오명과 함께 비난에 시달렸고 이동국은 2002한일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의 시련을 겪었다.

절치부심하며 98프랑스월드컵을 준비했던 황선홍은 97년 오른무릎 십자인대가 다시 끊어져 1년 4개월간 재활해야 했다.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프랑스로 떠나기 직전인 98년 6월 중국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다시 무릎을 다쳤다. 당시 그는 "죽고 싶었다. 한 경기만 뛸 수 있다면 이대로 선수 생활을 마감해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황선홍처럼 오른무릎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된 이동국의 현재 심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황선홍은 이동국에게 좀더 멀리 내다보고 수술할 것을 바라고 있다. 황선홍이 34살에 뛴 2002월드컵 폴란드전에서 결승골로 한국의 첫 승을 일궜듯이 이동국도 31살이 되는 2010남아공월드컵 때 투혼을 불살라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 이동국, 재활이냐 수술이냐... 인터넷도 시끌

"장래를 위해 아쉽지만 수술의견이 주류"

"하지만 8년을 기다린 이동국의 결정 지지도 많아"

"8년을 기다린 선수의 심정을 아느냐?"vs"먼 미래를 내다보라"

월드컵을 2개월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쓰러진 이동국이 수술이 아닌 재활을 선택했다는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팽팽한 논쟁이 오가고 있다.

일단 대다수의 의견은 아쉽더라도 당장의 월드컵은 포기하더라도 먼 미래를 보자는 현실론으로 흐르고 있다. ID threey라는 네티즌은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해 월드컵에서 골을 넣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만화가 아니다"고 냉정한 지적을 남겼다. "이동국의 부상이 재발해 선수 생명이 끊어지는 치명적인 상황을 맞이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는 추궁성 의견을 펼치는 네티즌(ID 서우르)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8년 간 월드컵을 기다려 온 이동국의 결단을 지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선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본인의 심정은 오죽하겠냐? 머리로는 말리고 싶지만 가슴은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ID nuno), "결심이 선만큼 빠른 쾌유와 회복을 기원하자"(ID 노장축구팬)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만우절 농담처럼 이동국의 부상자체가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ID 원터치슈팅)는 글은 읽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

최원창 기자 <gerrardjesnews.co.kr>

서호정 기자 <volantejesnews.co.kr>

-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