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식 범은장학재단 이사장..기도의 힘으로 '압력' 이겨냈어요

"기도는 기적의 문을 여는 첫번째 관문입니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선 단국대 장충식(범은장학재단·소망교회) 이사장의 첫 고백이다. 장 이사장은 지난 15일 이른 아침에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목사의 기도를 받고 '진실이 가져다준 승리의 눈물'을 흘렸다.

검찰이 최근 지난 10여년 동안 중단됐던 단국대 이전사업(일명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사업')과 관련,'희대의 사업 시행 브로커' 김선용(51) 전 세경진흥 대표를 구속함에 따라 그동안 세간에 난무했던 학교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의 진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장 이사장의 고난은 1993년 김영삼 정권 시절로 거슬러올라 간다.

"93년 당시 정부는 현 한남동 학교부지를 모두 천안으로 옮기라는 최후 통첩을 했습니다."

당시 서울 한남동과 천안 캠퍼스에는 각각 학생 1만명밖에 수용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한남동을 천안으로 이전하라는 정부의 지시는 학교를 포기하라는 의미나 다름없었다는 것이 장 이사장의 회고다. 88서울올림픽 스포츠과학학술대회 조직위원장과 남북체육회담 한국 수석대표,그리고 제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단 단장 등을 맡아 체육계와 남북관계의 거물로 인식됐던 주변의 관심이 그를 더욱 번민케 했다. 이런 최후 통첩에 앞서 한 대권 라인에서 선거자금과 협조 등을 요구해왔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단호했다.

"대학이 정치에 줄을 대면 그 대학은 어떤 어떤 형태로든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나의 교육철학이니까요" 대권 라인에 서 있던 일부 교수들까지 "만약 그분이 당선되면 어떻게 하시려고…"라며 압력을 가했다. 그러던 와중에 그를 아끼던 한 지인이 해준 말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기만 하다.

"그 어떤 힘으로도 국가 권력의 부당한 압력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것을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영적 힘밖에는 없습니다. 서둘러 조용기 목사를 찾아가 기도를 부탁하세요."

조 목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다급한 심정에 그것을 따질 여유조차 없었다. 급히 찾아가 조 목사에게 사정을 대략 털어놓은 후 기도를 요청했다. 두손을 꼭 잡고 기도는 30여분 동안 이어졌다.

"큰 강둑이 무너진 것처럼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기도가 끝난 후 집무실로 돌아올 때까지 눈물이 계속 쏟아졌으니까요."

눈물을 수반한 기도는 기적을 잉태했다. 4만평의 한남동 학교 부지를 팔아 용인시 수지지구 부지 34만평을 매입하는 계약이 기도를 받은 후 불과 며칠만에 체결됐기 때문이다. 작은 땅을 비싸게 팔아 넓은 땅을 헐값에 매입한 것이다. 수지의 학교 부지는 기도로 이뤄진 것이었기 때문에 단국대 개교 50년 사상 처음으로 부지에 깃발을 꽂고 감사한 이른바 '깃발예배'가 드려졌다. 그 전에는 다른 대학에서 흔히 지내던 '돼지머리 고사'를 지냈었다.

"깃발예배를 드린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오늘 조 목사님께서 기도해주셨으니 분명 학교에 좋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남병곤 편집위원 nambg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