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변화구와의 전쟁'

[일간스포츠 김식 기자] 요미우리 이승엽(30)이 `변화구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이승엽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센트럴리그 투수들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하고 있다. 삼성과 지바 롯데(퍼시픽리그) 시절에는 직구에 타이밍을 맞췄는데 지금은 변화구 리듬을 타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승엽은 "예전에는 투수가 공을 던지면 곧바로 하나!둘!셋을 세고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지금은 오른발을 들어올린 뒤 공의 움직임을 보고 하나!둘!셋을 세며 스윙한다"고 말했다. 스윙 리듬을 조금 늦추는 것으로, 일단 변화구가 들어온다는 가정 아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다.
우치다 타격코치는 이승엽이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했을 때부터 이런 점을 강조해 왔다. 빠른 구속을 앞세워 정면으로 맞서는 퍼시릭리그 투수와 달리 센트럴리그 투수는 집요하게 변화구 승부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직구를 기다리고 있다가 포크볼 등 변화구가 들어오면 헛스윙하기 십상이다.
이승엽에게는 적지 않은 모험이다. 이와 관련된 일화 하나. 1997년 삼성 이만수(현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는 고졸 2년차 치고는 곧잘 방망이를 돌리는 이승엽에게 비결을 물었다. 이승엽은 "일단 직구를 노린다. 변화구가 들어오면 짧게 받아친다"라고 `영특하게` 대답해 선배를 놀래켰다.
노림수는 타자에 따라 다른 법이다. 직구나 변화구 중 하나의 타이밍을 노리는 타자도 있고, 구종과 상관없이 몸쪽이나 바깥쪽 중 하나의 코스를 기다리는 타자도 있다. 이승엽은 프로 11년 동안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가 주로 나갔다.
변신의 관건은 타이밍을 늦게 잡는 상황에서 가끔 날아드는 직구를 얼만큼 잘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승엽은 "공을 최대한 몸 가까이에서 때리려고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화구 승부에서 역으로 날아드는 직구는 빨라진 배트스피드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센트럴리그 투수와 이승엽이 벌일 변화구 전쟁, 즉 타이밍 싸움에서 누가 승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식 기자 <seek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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