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모가지를 잡고 뽑든지 해야지"
[오마이뉴스 김지은·이종호 기자]
|
▲ 23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농성중이던 박근혜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해산하기에 앞서 사학법 무효와 김원기 의장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의장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의장실에 있어봐야 시체실에 있는 기분.""의장의 모가지를 잡고 뽑아놓던지 해야지."
한나라당 의원들이 23일 공개석상에서 김원기 국회의장을 향해 폭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의장을 '죽은 의장'에, 의장실을 '시체실'에 빗댄 이규택 최고위원은 잇따른 색깔론 제기와 의장실 점거농성 중 생선회와 주류 반입 등으로 입길에 오른 데 이어 이날 또다시 국회의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12일간의 국회의장실 무단 점거를 풀었다. 그러나 본회의를 비롯해 김원기 국회의장이 사회를 보는 의사일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
▲ 인천집회를 앞두고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이규택 투쟁본부장은 "국회의장은 죽은 것과 다름 없어서 의장실에 가서 있어봐야 시체실에 있는 기분"이라며 의장실 농성 해산을 제안했다. |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이규택 "의장실, 시체실에 있는 기분", 송영선 "의장 모가지를 뽑든지 해야지"
한나라당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 본부장인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23일) 오후 열리는 인천 집회와 27일 대구 집회 등 장외투쟁을 위한 '선택과 집중'의 차원에서 의장실 점거를 해제하기로 투쟁본부 차원에서 결정을 했다"며 의원들의 추인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이미 국회의장은 죽은 의장,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래서 죽은 의장실에 가 있어봐야 시체실에 있는 기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이 김원기 국회의장을 '죽은 의장', 의장실을 '시체실'에 비유하는 등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자, 일부 의원은 "거 참, 말을 좀 가려서… (하지)"라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의총을 끝내면서는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한번 김 의장을 향해 막말을 쏟았다.
이날 강재섭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치면서 "의장실 점거 농성은 끝내지만 김 의장이 사회보는 것은 용납을 못한다, 의장이 사회를 볼 기미가 보이면 언제든 본회의장을 점거하겠다"며 재차 의장실 점거농성 해제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송 의원은 강력히 반발했다. 강 원내대표의 발언을 끝으로 대부분의 의원들이 의총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지만, 송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풀 거면 왜 몇날 며칠 밤새면서 농성을 한 것이냐"며 "이 문제를 우리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한번 시작했으면 국회의장의 모가지를 잡고 뽑든지 해야지 왜 푸느냐"며 "그간 농성을 뭐하러 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송 의원이 흥분하자 김무성 의원이 다가가 다독이며 말렸지만 송 의원은 그치지 않았다.
송 의원은 장외집회에 의원 참석률이 저조한 데 대해서도 "맨날 가는 사람만 가고 안가는 사람은 안 간다"며 "(지도부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가야 한다'고 해야지 '가급적 많은 사람이 와달라'고 해선 안된다, 노력 없이 말로만 '대권을 찾아온다'고 하느냐"고 소리치며 의총장을 빠져나갔다.
|
▲ 인천집회를 앞두고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송영선 의원이 발언을 하려하고 있다. |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한나라당 의원들, 의장실 몰려가 구호 외친 뒤 농성 풀어
한편, 의총 직후 박근혜 대표, 강재섭 원내대표, 이규택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의원 40여명은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사학법 날치기 한 김원기 의장 사퇴하라'라고 적힌 현수막과 '사학법 날치기 원천무효'라고 적힌 팻말 등을 든 채 "날치기 의장 김원기의 사회를 거부한다""날치기 주범 김원기 의장 사퇴하라""날치기 악법 사학법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의장실 점거 농성 중단을 선언했다.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김 의장은 한나라당의 농성 첫날 의장실을 나간 뒤로 단 한번도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은 채 철저히 한나라당을 무시했다"며 "사학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한 데 대해서도 변화나 반성의 기미가 없이 오히려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야당을 압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부대표는 "이에 한나라당은 더 이상 김 의장의 무시행태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농성을 계속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의장이 사회를 보는 각종 본회의 등의 의사일정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 인천집회를 앞두고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김지은·이종호 기자
- ⓒ 2005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란세력이 광주에? 급히 '투쟁버스' 빌린 청년들
- "전광훈이 내게 스카웃 제의했다, 원하는 대로 돈 준다며"
- 성균관대 인근 월세 33% 인상? "뻥이야, 뻥"
- 사병이 자살했다고 군악대가 연주하고 조총까지?
- 운동장이 과자 투성이 됐다... 일왕 조롱한 고등학생들
- 가족 죽어 슬퍼하는 모습... 고대에도 똑같았구나
- 대치동 엄마들이 긁혔다?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만...
- 필리핀서 납치된 교민, 엿새 만에 구출... "건강 상태 양호"
- 성동구 무학여고 별관 화재로 심한 연기... 인명피해 없이 진화
- 이재명 "북미대화 지지, 트럼프 노벨평화상 추천 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