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니체 전집' 편집위원장 정동호 충북대 교수

2005. 11. 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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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는 말로 유명한 독일 철학자 니체(1844∼1900)의 전집이 처음으로 완역,출간됐다. 출판사 책세상은 장장 6년 반의 시간을 들여 총 21권의 '책세상 니체 전집'을 내놓았다. 정동호(61·사진) 충북대 철학과 교수는 니체전집편집위원장을 맡아 18명의 젊은 학자들과 함께 이 방대한 작업을 주도했다.

"니체 전집을 완역한 나라가 10개국이나 될까요?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입니다. 지난 1999년 출판사로부터 전집 출간을 제안받았을 때,사실 코웃음을 쳤어요. 워낙 엄청난 일이니까요."

전집은 니체의 저작과 함께 유고집을 포괄하고 있다. 전체 21권 중 절반이 넘는 14권의 유고집들은 이번에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정 교수는 "니체의 저작과 니체의 의도 사이의 중간지대에 유고가 있다"면서 "유고는 니체가 책을 읽으며 메모했던 구절이나 잠언,시,작품 구상 등을 메모한 것으로 니체의 저작과 사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니체 르네상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니체는 독자가 많은 철학자다. 히틀러가 나치즘의 이론적 배경으로 니체의 개념을 이용했다는 오해가 생겨 한때 배척당하기도 했으나,포스트 모더니즘의 등장과 함께 니체는 화려하게 복귀했다. 국내에서도 1980년대 들어 니체 붐이 본격화되기 시작해 관련서적들이 꾸준히 출간됐다. 2000년 정 교수가 번역한 책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경우,1만권 넘게 팔렸다.

정 교수는 "니체는 가치의 상대주의자로서 그가 선언한 '신의 죽음'이란 형이상학적 전통에서 해방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전통에 대한 거부,기성에 대한 해체주의적 경향 등이 니체 철학의 핵심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니체 철학의 핵심적 개념으로 알려진 '초인(超人)'이란 단어가 이번 전집에서 삭제된 것은 주목할만하다.

"'초인'은 오역 중의 오역이다. 니체는 이념이나 종교 등을 '생의 적대적 개념'이라고 봤고,이를 극복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위버멘쉬'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위버멘쉬'는 형이상학을 극복한 사람을 뜻하는데 '초인'이라고 번역해 놓으면 현실을 초월한 사람이 되고 만다.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극복인' 정도가 되겠지만 그대로 '위버멘쉬'로 표기했다."

니체 전집에 접근하기 위해 맨 먼저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물었다. "니체 안내서로는 '도덕의 계보학'이 적당합니다. 글이 명쾌하고 선악이라는 주제가 친숙하기 때문입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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