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순의 그림 스승은 '인체해부도'

2005. 9. 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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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장상용 기자] ■양영순표 블랙박스, 인체데생

양영순의 그림에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인체의 교묘한 왜곡, 꿈틀대는 듯한 근육, 필요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마스크 등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그걸 말로 정확히 설명해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양영순은 데뷔 전부터 다른 작가와는 차별화된 스승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사람의 몸이다. 다른 만화가 지망생이 유명 작가의 화실에 들어가 문하생 생활을 하며 스승의 그림을 본뜨고 있을 때 그는 인체해부도를 놓고 사람의 몸을 샅샅이 연구했고 세종대학교에서 잠깐 만화 수업 강의를 할 때도 자신이 성경처럼 모시는 인체 해부도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그는 지금도 작품을 하는 시간을 빼면 나머지는 인체를 비롯한 각종 데생에 바친다.

2000년 11월 말 양영순이 다니던 누드크로키 수업을 따라간 적이 있다. 가벼운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델이 서 있고, 숨죽인 사람들의 눈과 고개가 마치 먹이를 쫓는 맹수처럼 일사분란하게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사각거리는 펜들의 전율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1992년부터 시작했으니 그 시점에서 양영순은 누드크로키를 8년 동안 한 셈이다.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하는 시간은 보통 1분, 빠른 눈썰미와 고도의 스케치 능력을 갖추는 데 특효약이다.

그는 근육과 인체의 형태에서 포착한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화폭에 옮기는 연습에 대단히 숙련된 듯 보였다. 여성의 누드크로키 한 장을 완성하는 데 대략 5번의 터치로 발꿈치부터 머리까지 윤곽을 잡아내는 걸 보고 감탄했던 적이 있다. <누들누드> 팬이라면 이 타이틀에서 얼마나 많은 누드가 등장하는지 알 것이다. 양영순은 당시 "누드크로키에 익숙해지면 그림의 선이 점점 얇아진다. 손에서 힘이 빠져야 복잡한 선도 단순화시켜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누드크로키의 효과를 설명했다. 실제로 <누들누드>와 수년이 흐른 <아색기가>를 비교해 보면 선이 분명 얇아진 걸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성공은 역시 기본기의 승리다.

장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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