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미동맹과 동북아균형자는 모순"

2005. 4. 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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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최은석/송수연 기자]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도마 위에 오르며 국회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특히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줄곧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던 한나라당은 이날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현실성과 실익도 없이 한미동맹만 약화시킨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또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균형자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공격에 가세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동북아 균형자론’을 추진하는 데 기본축은 ‘한미동맹’이라고 했지만 이런 주장은 ‘동맹’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며 “균형자론을 주장할 경우 한미동맹은 와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 의원은 “중국 일본과 대등한 관계에 서지도 못하면서 어설픈 ‘동북아 균형자론’을 주장하는 것은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할 뿐”이라며 “현재의 국가안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섣부른 주장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면 우리에게 엄청난 ‘외교・안보의 쓰나미’를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평화와 안정을 구현하기 위해 정부가 평화와 번영의 균형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답변에 대해 “혹세무민”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같은 당 고진화 의원은 “우리가 과연 (동북아 균형자가 될) 힘이 있겠느냐”며 “실질적으로 균형자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정 장관을 추궁했다.

고 의원은 “동북아 균형자론은 국제관계에서 균형감각과 외교적인 기교・능력, 균형자의 역할, 한미동맹, 주변국의 인정문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완성 교향곡’이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도 “균형자는 상대적인 것으로 한국이 과거보다 성장했다는 절대적 측면이면 가능하겠지만 주변국들과 비교해 보면 (균형자가 될) 능력이 되느냐”며 “국가 전략이라는 것은 엄밀한 힘의 능력을 파악한 상태에서 나와야 한다”고 공격에 가세했다.

이 의원은 “현재로서는 미일동맹이 더 강한데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해서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을 때 한일간 충돌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동북아 균형자론은 이상으로서는 공감할 만하지만 과연 실현가능한 개념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새천년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균형자 구상은 그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내용설명이 없는 짧고 돌연한 선언은 오해와 논란을 부른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균형자 구상은 국내외에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만 불러일으킨 셈"이라고 거듭 주장한 뒤 "대통령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동북아 세력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정도라면 외교기조의 중대한 변화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보아야 한다"며 "외교기조의 중대한 변화라면 국민적 토론과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균형자"란 용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제정치학에서 균형자는 국가간 군사적 힘의 균형이 깨질 때 전쟁이 발생한다고 보고 힘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이 국가 저 국가를 옮겨 다니며 군사연합을 바꾸어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패권국가를 의미하며 18세기 영국이 전형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동북아 균형자의 경우 상황에 따라 군사동맹을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안정을 해칠 요인을 중국・일본의 패권경쟁으로 보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의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지만 여러 가지 오해를 유발할 소지가 많은 용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김명자 의원도 "19세기 유럽에서 영국이 "빛나는 고립"으로 표현되는 균형외교를 펼 수 있었던 것은 프랑스와 독일을 능가하는 국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하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그만한 힘을 갖추고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해찬 국무총리는 “동북아 균형자가 되겠다는 것은 우리의 힘을 과도하게 설정해서 의사결정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향만큼 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우리의 영향력이 신장돼 가고 있는 만큼 동북아에서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균형자론은 독도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닌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평화체제를 위한 정부의 포괄적 정책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크게 전향된 것이 아닌 한미동맹 토대 위해 다자틀을 유지하는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송수연 기자- ⓒ 2004 데일리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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