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여자" 눈물의 퇴장

2004. 3. 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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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범석 기자] SBS TV <왕의 여자>(극본 윤정건, 연출 김재형)가 "시청자의 여자"가 되지 못한 채 2일, 42회를 끝으로 조기 종영됐다.

<왕의 여자>는 풍류를 즐기던 광해군이 반란군을 맞으며, 결국 개똥이와도 이별하는 비극적인 장면으로 막을 내렸다. 공교롭게 극중 비극적인 상황은 실제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게 연출됐다.

보통 뷔페 식당에서 거창하게 종방연을 하는 SBS 타드라마와 달리 <왕의 여자> 팀은 2주일 전 여의도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으로 저녁 식사를 대신했다. 이훈 등 불참한 연기자도 많았고 식사 후에는 2차행 없이 뿔뿔이 흩어졌다.

이 자리에 있던 한 스태프는 <대장금>을 꼬집진 않았으나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지 않느냐. 모두들 열심히 후회없이 찍었다. 고생 많았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왕의 여자>는 박선영 지성 두 주연뿐 아니라 250여 편의 사극을 연출한 김재형 PD의 자존심을 구겼다. 첫 방송 전 <대장금>과의 비교 자체를 불쾌하게 여겼던 그이기에 이번 결과는 더욱 그를 힘빠지게 했다. 그는 "연출 인생 43년 만의 수모다. 광고와 시청률의 중요성을 아는 만큼 조기종영은 내가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왕의 여자>는 드라마의 인기 선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례가 됐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된 후 초반 인기 몰이에 실패한 <왕의 여자>는 시종일관 <대장금>에 끌려다니며, 조기 종영론에 시달렸다.

<왕의 여자>가 한 자릿수 시청률에 주저앉은 반면 <대장금>은 중반부터 보란듯 50%를 넘겼고 최종회는 60%를 넘나보고 있다. SBS의 한 PD는 "배가 아프지만 시청률 60%는 거의 전 국민이 보는 것이라 해도 무방한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광해군으로 나온 지성은 25일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왕인데 글을 늦게 올려 죄송하다. 광해군을 재조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조기 종영이 더욱 안타깝다. 시청률이 높았다면 좋았겠지만 그게 어디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것이냐"며 속내를 밝혔다.

김범석 기자<kbs@ilgan.co.kr>-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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