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니 열풍, 왜 우리는 이것에 주목하는가?
"정해진 문학을 기준으로 이 색깔, 저 색깔 구분하기보다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과도기적인 글쓰기 과정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놈은 멋있었다>의 작가인 18세 소녀 "귀여니"의 말이다.
@REL@ 인터넷에 연재된 <그놈은 멋있었다>와 <늑대의 유혹>이 올 3월 단행본으로 출간되며 각각 13만권, 14만권이 팔리면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대중스타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현상을 비판하는 기성세대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귀여니의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영원한 10대의 우상"이 될 꽃미남 반항아와 평범한 소녀의 솔직한 사랑과 친구들과의 우정이나 가족간의 갈등 등 10대들의 고민을 껌 씹듯 가볍게 다룬 것도‘골치 아픈 것은 피해버리자’는 그들의 심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모 여고의 문학교사가 아이들을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귀여니의 소설을 읽고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너희의 수준에 실망했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할 정도로 기성세대들에게 이 소설들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글이다. 그러면, "귀여니"에게 열광하는 수십만 10들은 모두 유치한 사고방식을 가진 것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놈은 멋있었다> 등의 귀여니의 소설은 처음부터 10대의 감성으로 10대 소녀들을 겨냥한 그들의 언어로 쓴 그들만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꽃미남인 남자 주인공과 평범한 여고생의 여러 사건을 거쳐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억압적인 사회와 관습에 얽매여 있는 우리 여고생들의 일탈에의 욕망과 동경을 완벽하게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동경"이 기본이 된 로맨스 소설에 왜 우리는 주목을 해야 하는가?기성세대들이 비판하듯, 반짝 인기 후에 사그러들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 될 지, 이 시대 청소년을 대표하는 의미있는 문학작품이 될 지는 독자 각자의 몫이지만, 이것의 사회적 의미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서의 의미는 아주 크다.
<퇴마록>, <드래곤 라자>, <엽기적인 그녀> 등의 전작들을 통해서 알 수 있듯, 귀여니의 소설도 역시 그 뒤를 잇는 어떤 메세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이 소설들의 인기로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아마추어 작가들의 온라인 등단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출판계의 기본적인 흐름과 문학의 인식, 개념과 작가에 대한 통념까지도 모두 다 바뀔 수 있다는 징후가 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도권 문학의 일각에서 특히 이 현상을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문학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측케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단순히 이 소설을 "유치하다", "신선하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비판할 것이 아니라, 이 현상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각계에서 심사숙고를 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 /배가락 기자 (dargi-que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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