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존경하는 최고령 감독 롭슨

배문수 2003. 2. 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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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감독, 감독의 교과서 등 보비 롭슨을 나타내는 수식어는 나이만큼이나 다양하고, 화려하다. 지난 2002년 11월22일 보비롭슨이 영국왕실의 찰스 왕세자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아 알렉스 퍼거슨, 보비 찰튼, 지오프 허스트 등에 이어 축구인으로는 4번째 영광을 안았다.보비 롭슨의 35년간의 감독생활을 되짚어보고, 어떻게 경(卿)이란 칭호를 얻게 되었는지 알아본다.

명가는 명장을 알아본다시작은 미약했다. 롭슨이 처음으로 지도자 길을 걸은 계기는 67년 캐내다 벤쿠버 로얄스에서 플레잉코치를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1년이 채 안됐을 때 선수생활을 했던 풀햄에서 본격적인 감독생활을 시작했지만 초년병 시절 누구나 그런 것처럼 그 역시도 서툴렀다.

그러나 `초보딱지`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롭슨은 69년 입스위치타운의 감독이 되면서 화려한 나래를 펼친다. 61/62시즌에 단 한차례 우승한 바 있는 무명클럽 입스위치타운을 80/81, 81/82시즌 준우승에 올려놨고, 80/81 UEFA컵 트로피를 차지.80년대 초 전성기를 열었다. 이 공을 높게 인정받아 82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롭슨이 1990이탈리아월드컵 이후 8년간의 기나긴 잉글랜드 대표팀 자리에서 물러나자 유럽의 명문클럽들은 하나같이 기다렸다는 듯이 앞다퉈 그를 영입하려 했다.

롭슨은 PSV아인트호벤에서 91년, 92년 리그 우승, 94년 FC포르투에서 포르투갈 컵 우승, 94/95, 95/96 시즌 리그 우승 등 한 수 아래 리그라 할 수 있는 네덜란드, 포르투갈에서 소속팀에 우승컵을 선사했다.

96년에는 유럽 정상급 클럽 바르셀로나에 입성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최고 업적을 꼽으라면 역시 `축구 황제` 호나우두의 이적을 성사시킨 점이다. 비록 바르셀로나는 리그에서 레알마드리드에 밀려 2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호나우두가 득점왕에 등극, 롭슨의 노고가 헛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또 유러피언 컵 위너스 컵에서 우승을 달성하며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이후 바르셀로나 기술 고문과 PSV아인트호벤 감독을 거치는 등 화려한 해외 생활을 마치고 자국으로 돌아오게 되는데.노장은 살아있다보비 롭슨은 9년간의 타지 생활을 마치고 99년 잉글랜드로 돌아와 전통의 명문클럽 뉴캐슬Utd의 사령탑에 오른다. 6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겪고 있던 뉴캐슬의 선장으로 선임되지만 잉글랜드 축구계의 시각은 걱정으로 가득 찼다. 당시 뉴캐슬은 선수들간의 부조화가 심했고, 19경기 연속 무승에 팀 순위는 19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불허전이라고 했던가. 롭슨이 지휘하는 뉴캐슬Utd 선수들은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기 시작했다. 롭슨이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첫 경기인 첼시전에서 비록 0-1로 패했으나 각종 매체와 평론가들은 `뉴캐슬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결국, 롭슨은 2번째 경기인 UEFA컵 불가리아 클럽 CSKA 소피아전에서 2-0 승리, 19경기 연속 무승 기록에 마침표를 찍으며 쾌승을 거둔다. 특히 뉴캐슬UTD의 승리에 대해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하루전 챔피언스리그에서 잉글랜드 클럽 맨체스터UTD, 아스날, 첼시가 0-0 무승부를 거둔 것과와 비교 보도해 상대적인 우월감으로 기쁨은 더했다.

이러한 결과는 롭슨의 탁월한 지도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롭슨이 감독으로 부임되자 가장 먼저 한 일은 팀 분위기 개선이였다. 롭슨은 영국과 타국 선수들간의 불화가 조직력약화의 주원인으로 판단, 팀원 모두가 항상 식사를 같이 했고, 알런 시어러와 같은 팀의 핵심멤버들을 개인적으로 불러 격려했다.

또한 던컨 퍼거슨, 실비오 마리치,. 캣츠바이아 등 명성에 비해 팀에 도움이 적은 선수는 과감히 방출했고, 벨라미, 로베르 등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영입, 젊고 공격적인 팀컬러를 구축했다.

롭슨이 감독을 맡은 이후 뉴캐슬은 99/00, 00/01시즌 11위, 01/02시즌에서는 아스날, 리버풀, 맨체스터Utd `3강`에 이어 4위를 마크, 명가의 이름을 드높인 것. 롭슨이 실력 발휘를 하는 모습에서 잉글랜드 현지에서는 `노장은 아름답다`라는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키워드는 `정열`롭슨은 정열, 열정으로 대변되는 감독이다. 칠순을 코앞에 둔 감독이 손자뻘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롭슨이 99년 잉글랜드로 돌아왔을 때 기자들은 그의 나이를 염려해 혹시라도 성적이 부진하지 않을까에 대한 질문공세를 펼쳤다. 롭슨은 당당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경기 내용이 아니겠는가?"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호나우두, 루드 반 니스텔루이 등 이미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한 이들도 어린 시절 롭슨의 눈에 들어왔던 선수들. 현재 뉴캐슬에서 활약중인 웨일즈의 벨라미 역시 처음 영입할 당시 주위에선 의구심 섞인 말들이 많이 나왔다. 롭슨은 감독 본연의 자세를 잊지 않고, 자신의 안목을 믿으며 선수들이 재능을 최대치로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최선을 다한다.

백발과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한 모습에서 세월의 희노애락, 감독으로서 내 뿜을 수 있는 카리스마, 당당함 등이 엿 보인다. 팀 장악력, 전술과 전략, 유망주 발굴 능력 등 감독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의 교과서` 보비 롭슨은 죽는 날까지 일선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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