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소각장 건립 놓고 마찰

정거배 2003. 1. 23. 12: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소각장 가동에 따른 기술공법과 사업추진 방식을 둘러싸고 해남군과 군민단체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해남군이 생활쓰레기 소각장 건립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이다. 산업자원부로부터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사업비 일부를 지원 받게 된 것이다. 해남군이 추진 중인 소각장 사업은 지역 에너지 시범사업으로, 수거한 쓰레기를 단순히 태워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소각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냉난방 등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반 소각장과 다르다.

이와 함께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을 같은 장소에 설치하지 않고 해남읍 복평리 매립장에 전처리동을 건설해 포장작업을 하게 된다. 압축 포장된 쓰레기를 다시 해남읍 신안리 실내체육관 인근에 들어설 소각장으로 운반하는 등 소각과정이 다소 번거롭다. 해남군에 따르면 국비 지원 25억원과 군비 25억원 등 총 5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하루 25톤을 처리할 수 있고 유럽의 노르웨이 기술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업비 절반 국비로 추진해남군은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개발한 바이오매스 에너지(열분해 가스화방식) 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서울에서 해당 업체 관계자를 만나 기계설비와 기술도입에 관한 합의각서까지 체결했다. 또 민화식 군수 등 군 관계자가 노르웨이 현지 견학까지 다녀오기도 했었다.

이어 지난 12월 기본 설계와 실시용역을 발주했기 때문에 설계가 완료되는 올 3월부터는 본격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참여자치 해남군민연대(상임대표 김충렬)는 해남군이 주민의견을 청취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특정업체 소각방식을 일방적으로 도입하는 등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한다며 전면 재검토 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군민연대는 소각시설은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와 운영비 지출 등 신중한 검토를 거쳐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소각장 설치 장소를 당초 해남읍 복평리로 했다가 다시 실내체육관 인근으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또 소각장을 가동하게 되면 필요인력과 경비 등 사업 계획서마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군민연대 ‘못 믿겠다’군 계획대로 실내체육관 냉난방으로 사용했을 경우 부대시설 확충 등 사업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해남군은 지난 97년 당시 소각장 건립계획을 수립할 때는 에너지 시범사업이 아닌 단순 소각시설 설치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개인 양식시설보다는 실내체육관 등 공공시설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남 소각장 건립을 둘러싸고 가장 군 당국과 군민연대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소각 기술방식이다.

소각공법 놓고 견해차해남군은 지난해 사업에 착수하면서 이미 노르웨이 시설생산업체의 국내 투자법인 (주)컨택파스사와 기계설비와 기술을 도입하기로 이미 합의서를 교환한 바 있다.

군민연대는 군 당국이 도입하기로 한 소각로는 지난 2001년 6월 인근 보성군에 처음 설치된 것으로 안전문제나 효율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진기술 소각방식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처럼 음식쓰레기가 많이 포함될 경우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유해배기가스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도입하게 되는 노르웨이 업체의 소각방식은 선진국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하지만 최소한 국내에서 3년 정도 가동한 뒤 경제성 등 여러 면에서 검증이 돼야 한다고 군민연대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군민연대는 군 당국이 사업착수할 때부터 동일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공모나 공개경쟁 방식을 취하지 않은 채 특정업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업체선정에서부터 불공정 시비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민연대측 주장에 대해 해남군 당국은 산업자원부 등 전문가 집단을 통해 이미 기술심의를 마쳤고 환경부의 기술검증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군의회에 사업재심의 촉구군 당국은 또 소각기술 공법과 관련 열분해 가스화 방식이 7억원 정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기술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군민연대가 제기한 공법 재검토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소각장 건립을 둘러싸고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군 당국과 군민연대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자 결국 사업승인을 해 준 군의회까지 확대되고 있다. 해남군의회는 지난 2001년 12월 당시 집행부가 제출한 소각시설 사업을 승인 한 바 있다.

군민연대는 최근 관련사업에 대해 군의회가 재심의 할 것을 촉구했다. 군민연대의 주장은 의회 승인당시 사업내용과 현재 군 당국이 추진 중인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행정절차상 재심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재작년 12월 승인 당시 소각시설 건립장소와 사업추진 방식에 대해 군 당국이 일방적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통상 의회 승인을 받는 절차는 사업의 세부사항보다는 개괄적인 내용과 절차 등을 설명하는 수준이었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를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남군은 이처럼 사업착수 초기 노르웨이 업체의 기술을 도입하면서 “친환경적인 설비이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대체에너지 기술로 보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쓰레기 매립장 조성비 100억원의 절감효과 등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었다.

그러나 사업시작부터 순조롭지 못한 양상이다. 해남군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 공청회 등을 열어 주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오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군민연대가 문제를 제기한 이후에야 지난 12월 설명회를 여는 등 뒷북행정이 주민 불신을 가져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따라서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는 군민연대와 당초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해남군과의 대치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해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