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전운 감도는 두산중공업

김호경 2002. 9. 4. 01:3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노동계의 메카로 불리우는 두산중공업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국 금속노련 두산중공업 지회가 지난 5월22일부터 7월7일까지 47일간의 파업 끝에 시민중재단의 중재안으로 "파업잠정 중단"을 내린지 한달 25일만인 9월2일 오후동안 일시적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의 파업 재개 결정은 회사측이 8월30일 지난 파업 책임을 물어 김창근 금속 노조 위원장 등 18명의 간부를 해고하는 등 총 89명에 대한 중징계 발표에 응징차원으로 내려진 극약 처방의 일환이다.

두산 노조측은 2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징계조치는 노조에 대한 살인행위로 규정하고 전면전을 선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전금노)은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성명서에서 "회사측의 해고등 중징계는 지난 7월 현장 복귀 당시의 합의 사항을 뒤집은 것으로 두산중공업 지회뿐 아니라 금속노조 자체를 와해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더 이상 두산자본과의 타협은 없다"며 강력한 투쟁 의지를 표출했다.

전금련측은 지난 7월7일 47일간의 파업을 마무리할 당시, 사측은 "징계 최소화"라는 시민중재단의 중재안에 합의를 해놓고도 무려 8차례의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중징계를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징계 발표전에는 대의원들을 출장이나 외근 조치해 현장의 결속력을 차단했는가 하면, 징계 발표후에는 경찰마저 체포영장 발부자를 검거한다는 명목으로 사내에 진입해 현장을 수색하고 잠복하기까지 한다는 것.전금노측은 지난 47일간의 파업동기는 올해 3월과 4월 교섭을 요청했으나, "집단교섭이 성사될 시, 임단협에 응한다"는 문구를 핑계로 불응해온 게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파업 장기화에 대해 두산 노조측은 "5월24일 첫 파업 당시 3일정도 계획했었으나, 불법 운운하며 파업에 참가하는 일반 조합원도 징계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공공연히 협박해 장기화되었으며 특히 6월7일 사측이 용역 깡패를 동원해 물량 반출을 시도해 정문봉쇄를 단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7월4일 시민중재단이 제시한 "징계 최소화"의 의미는 일반 조합원은 물론이고 간부들에 대해서도 해고는 하지 않는 다는 의미였음을 강조했다.

이날 시민중재단의 일원인 허성도 신부가 대의원 60여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밝힌 "징계 최소화"의미는 "조합원은 물론 간부도 징계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노조측은 "사측이 지역 종교계와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약속한 중재안마저 뒤집어 엎었다"며 분노하고 있다.

노조 전면 투쟁 선포전금노 두산중공업 지회는 2일 오후 12시 10분 사내 노동자 광장에서 사측의 중징계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조측은 "두산이 한중을 헐값에 매입한 뒤 한 일이라고는 용역 경비를 동원해 기초질서를 바로잡는 경영 행태를 보인 것뿐이며 경영부재를 노동자 탓으로 돌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며 강력 비난했다.

경영방식은 미국식을 도입하고 노사관계는 일본 잔재를 답습하고 있음도 덧붙였다. 경영부실에 대한 지적도 쏟아져 나왔다. 두산이 추가 투자는 하지 않고 오히려 돈 안드는 노후설비를 인수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회사가 불법파업 운운하며 노동운동을 탄압하듯, 노조도 회사 경영 부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동원 전금노 경남본부장은 규탄사에서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노동자만을 탄압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노동정책을 신랄히 비난했다. 또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인 단체행동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면 노동조합 자체가 무의미한데도 현 정부는 이마저도 업무방해죄로 감옥으로 보내고 있다며 핏대를 세웠다.

신천수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대량 중징계는 두산이 조합원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첫 단계이며 다음에는 여러분의 목에 칼을 들이댈 것"이라며 능동적인 각오로 노동조합을 사수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해고 대상에 포함된 김춘백 지부장의 목소리에는 회한과 통한이 담겨있었다. 그는 "해고를 당했는 데 실감이 나질 않는 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지부장은 "두산이 인수한 뒤 물량 수주 실적이 저조한 원인을 노조탓으로 돌리고 이번 중징계는 올해안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위한 전초단계"라고 주장했다.

강웅표 노조 지회장 직무대행은 "회사는 징계・정직 당했으니 노조사무실만 출입하고 간부로서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으나, 노조 간부 자격 정지는 회사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간부로서 맡은 바 역할에 적극 활동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강 직무대행은 "오늘 오후 일시적 파업 재개를 선언하고, 회사가 해고 징계를 철회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 내일부터의 파업을 재고해보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징계를 시발점으로 다시금 재투쟁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했다.

중징계는 당연한 것, 사측 철회의사 없어노조의 강경 투쟁방침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측은 이번 중징계는 불법행위자에 대한 인사조치의 일환으로 오히려 회사는 최소화에 노력했다고 밝히고, 철회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불법행위자 1500여명 중 16명에 대해서만 해고했으며, 이들 16명은 불법파업을 주도한 조합 간부들로써 대부분이 현행법 위반으로 구속중이거나 영장이 발부되어 있는 사람들로 지난 10여년간 파업을 상습적으로 주도한 적이 있다고 발표했다.

또 징계의 불가피성에 대해 회사는 지난 47일간의 불법파업으로 565억원의 파업손실과 기업신뢰도 추락에 따른 수주 부진등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가 주장하는 시민중재단의 "징계 최소화"는 해고 불가를 의미하는 것아니라 책임을 져야할 최소한의 인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해 허성학 신부등 시민중재단로부터 "해고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의미가 담긴 말을 분명히 전해들었다는 노조측과의 주장과 대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파업 장기화 원인이 노조 지도부 갈등 탓(?)이번 중징계 사태의 원인은 지난 47일간의 파업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성격을 띄고 있다. 따라서 왜 장기파업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 까. 노조측은 2〜3일 안으로 파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사측이 간부는 물론 일반조합원까지도 징계 운운하며 자극을 했으며, 정문봉쇄와 유혈 마찰도 용역깡패를 동원해 물량 반출을 시도함으로써 빚어진 것이라며 회사측의 책임론을 펼쳤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지부장과 김창근 전국금속노조 위원장의 갈등과 반목으로 빚어진 것"으로 몰아 붙였다. 그에 따르면 지난 6월4일 사측과 노조측이 기본협약과 사업장 단위 협약 방식에 대해 전격 합의하고 파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6월6일 손 지부장과 김 위원장이 회사에 들어와 사태를 원점으로 회귀시켰다는 것이다. 손 지부장은 정치적 욕심을 김 위원장은 단병호 위원장의 뒤를 밟기 위한 과열 선명성 경쟁이 노조 내부의 합일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노조측은 "사측이 노동운동을 노동귀족들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것인양 매도해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전략"이라며 일축했다.

노조 세력 약화조짐, 천만의 말씀회사측은 노조의 약화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취재팀에게 슬며시 흘렸다. 신임 지회장 찬반투표에 재적 조합원 3400명중 2100명만이 참여했으며, 단일 후보 출마도 "나설 사람이 없어서"이며 최근 400여명의 조합원이 탈퇴하는 등 노조의 분열과 약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귀듬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이와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단독 후보 출마는 "현장조직 강화", "민주노총 사수", "후보단일화 추진위"등 현민투 치침에 따른 것이며, 탈퇴한 조합원은 대부분 현장직 "갑"사원과 직장과 반장들로써 일부는 사측의 입장에서 노조와해 책동을 벌이다 적발되어 노조가 강제 제명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 중공업 노사 관계 향후 전망이렇듯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노동관계자들의 시각은 단시일내에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그 이유로 한국 노동운동을 이끌고 있는 전국 금속 노동 조합과 민주노총의 파상공세가 뒤따를 것이 자명해지고, 노조가 주장해온 사측의 소사장제 도입등 인위적인 구조조정 조짐이 이번 중징계를 분수령으로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등 일반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여기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단결을 위해 "전면파업"이란 카드를 사용할 공산도 없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