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과 나날>이 일본 영화계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인 이 작품은 제99회 키네마 준보 일본영화 베스트10에서 1위에 오르며 작품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고, 동시에 주연 배우 심은경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 작품에서 ‘베스트 영화 1위’와 ‘배우상’을 동시에 석권한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지난해 12월 10일 개봉한 <여행과 나날>은 개봉 두 달이 가까워진 현재까지도 관객들의 입소문과 자발적인 추천을 기반으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누적 관객 6만 명을 돌파하며 이례적인 성과를 거둔 가운데, 일본 영화계 최고 권위 중 하나로 꼽히는 키네마 준보에서 일본영화 베스트10 1위에 선정되며 작품의 저력을 증명했다.

이번 수상은 연출을 맡은 미야케 쇼 감독에게도 의미가 크다. 그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 <새벽의 모든>(2024)에 이어 <여행과 나날>까지 세 작품 연속 키네마 준보 일본영화 베스트10 1위를 기록하며 전례 없는 성과를 달성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주요 국제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돼 온 그는, 이번 기록으로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동시대 감독 중 한 명임을 또렷이 각인시켰다.

무엇보다 주목받는 지점은 심은경의 여우주연상 수상이다. 극 중 각본가 ‘이’ 역을 맡은 그는 제99회 키네마 준보 베스트10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해당 시상식 역사상 첫 한국 배우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국적을 넘어 연기력 자체로 평가받는 배우로서 심은경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심은경은 앞서 영화 <신문기자>(2019)를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일본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후에도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닛칸스포츠영화대상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연이어 노미네이트되며 존재감을 확장해왔고, 이번 키네마 준보 수상으로 그 흐름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작품과 기적처럼 만난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이렇게 훌륭한 상까지 받아 정말 기쁘다”며 “<여행과 나날>에서 볼 수 있는 미야케 쇼 감독의 세계관에 전 세계 관객들도 분명 매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과 나날>은 일본 만화가 츠게 요시하루의 작품 ‘해변의 서경’, ‘혼야라동의 벤상’을 원작으로, 삶의 끝자락에 서 있다고 느끼던 각본가 ‘이’가 설국의 여관에서 뜻밖의 시간을 보내며 다시 삶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름과 겨울, 현실과 각본 속 세계를 교차시키는 서정적인 구성 속에서 심은경의 절제된 감정 연기는 작품의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이 영화는 앞서 제7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 초청돼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산세바스티안, 레이캬비크, 함부르크, 부산국제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되며 국제적인 평가를 이어왔다.

일본영화 베스트10 1위와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석권한 <여행과 나날>은 현재도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한일 양국을 넘어 세계 영화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이 작품과 심은경의 행보가 앞으로 어떤 확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 감독
- 출연
- 마츠라 시니치로,아다치 토모미츠,우메후네 아리에이,사노 시로,츠게 요시하루,미야케 쇼,Hi'Spec
- 평점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