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있는’과 ‘있은’…‘있다’의 활용

2025. 12. 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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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다. ‘가는’(관형), ‘가는가’(의문), ‘가라’(명령), ‘가자’(청유)처럼 쓰인다. 동사엔 이렇게 ‘-는’ ‘-는가’ ‘-어라’ ‘-자’ 같은 어미가 붙지만,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엔 이런 어미들이 붙지 않는다. ‘-는’ 대신 ‘-은’, ‘-는가’ 대신 ‘-은가’가 온다. ‘-어라’나 ‘-자’는 올 수가 없다. ‘작다’는 ‘작은’ ‘작은가’는 되지만, 명령의 뜻으로 ‘작아라’는 쓸 수 없고, ‘작자’라고 할 수도 없다.

‘없다’도 형용사다. 하지만 다른 형용사들처럼 활용되지 않는다. ‘작다’처럼 ‘작은’ ‘작은가’가 아니라 ‘가다’처럼 ‘없는’ ‘없는가’가 된다. 특이하게 ‘-은’ 대신 ‘-는’이 붙는다.

‘없다’의 반대말 ‘있다’도 ‘없다’와 똑같다. ‘있는’ ‘있는가’로 쓰인다. ‘기회가 있는 이유’라고 하지 ‘기회가 있은 이유’라고 하지 않는다. ‘기회가 있는가’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형용사들이지만 ‘-는’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있다’는 동사로 쓰이기도 한다. ‘머무르다’ ‘지내다’ ‘지속하다’ 등의 의미로 쓰일 때다. 이때는 당연히 다른 동사들처럼 활용된다. “옆에 앉아 있는다”에선 ‘먹는다’같이 ‘-는다’가 붙었다. ‘있어라’ ‘있자’도 된다.

‘먹다’의 과거형은 ‘먹은’, ‘잡다’의 과거형은 ‘잡은’이다. 동사를 과거형으로 바꿀 때는 ‘은’이 온다. 동사 ‘있다’도 과거형으로 쓰일 때는 ‘있은’이 된다. “그 일이 있은 뒤 모두 엄숙해졌다.” 이 문장에서 ‘있다’는 ‘(어떤 사건이) 벌어지다’는 뜻으로 쓰였다.

이경우 기자 islba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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