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있는’과 ‘있은’…‘있다’의 활용
‘가다’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다. ‘가는’(관형), ‘가는가’(의문), ‘가라’(명령), ‘가자’(청유)처럼 쓰인다. 동사엔 이렇게 ‘-는’ ‘-는가’ ‘-어라’ ‘-자’ 같은 어미가 붙지만,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엔 이런 어미들이 붙지 않는다. ‘-는’ 대신 ‘-은’, ‘-는가’ 대신 ‘-은가’가 온다. ‘-어라’나 ‘-자’는 올 수가 없다. ‘작다’는 ‘작은’ ‘작은가’는 되지만, 명령의 뜻으로 ‘작아라’는 쓸 수 없고, ‘작자’라고 할 수도 없다.
‘없다’도 형용사다. 하지만 다른 형용사들처럼 활용되지 않는다. ‘작다’처럼 ‘작은’ ‘작은가’가 아니라 ‘가다’처럼 ‘없는’ ‘없는가’가 된다. 특이하게 ‘-은’ 대신 ‘-는’이 붙는다.
‘없다’의 반대말 ‘있다’도 ‘없다’와 똑같다. ‘있는’ ‘있는가’로 쓰인다. ‘기회가 있는 이유’라고 하지 ‘기회가 있은 이유’라고 하지 않는다. ‘기회가 있는가’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형용사들이지만 ‘-는’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있다’는 동사로 쓰이기도 한다. ‘머무르다’ ‘지내다’ ‘지속하다’ 등의 의미로 쓰일 때다. 이때는 당연히 다른 동사들처럼 활용된다. “옆에 앉아 있는다”에선 ‘먹는다’같이 ‘-는다’가 붙었다. ‘있어라’ ‘있자’도 된다.
‘먹다’의 과거형은 ‘먹은’, ‘잡다’의 과거형은 ‘잡은’이다. 동사를 과거형으로 바꿀 때는 ‘은’이 온다. 동사 ‘있다’도 과거형으로 쓰일 때는 ‘있은’이 된다. “그 일이 있은 뒤 모두 엄숙해졌다.” 이 문장에서 ‘있다’는 ‘(어떤 사건이) 벌어지다’는 뜻으로 쓰였다.
이경우 기자 islbap@hanmail.net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독주에 이 한방울 톡 넣어봐”…매일 와인 1병 먹는 90세 비밀 | 중앙일보
- "이봉원 이혼 안당한 이유"…항암 박미선 얼굴의 비밀 | 중앙일보
- "아내가 우래옥 고기도 사왔는데!"…한동훈 노려본 윤의 그날 | 중앙일보
- 여중생 모텔 사망 비극 불렀다…성착취 범죄 소굴된 이곳 | 중앙일보
- 의사단체 "박나래 '주사 이모' 포강의대? 존재 않는 유령 의대" | 중앙일보
- 조진웅 은퇴 선언에 불 붙었다…'소년범 전력' 소멸시효 논란 | 중앙일보
- [단독] 김만배 화천대유 통장에만 3000억…성남시, 가압류 신청 | 중앙일보
- "천박한 김건희" 대놓고 독설…한때 친윤 배현진의 변화, 왜 [who&why] | 중앙일보
- 비트코인 잭팟, 이젠 꿈? “이 가격 오면 사라” | 중앙일보
- 그 장갑차 탄 30여명 줄줄이 구토…최악 악재 터진 영국군 [밀리터리 브리핑]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