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금리인하 임박…"50bp 내려야 후회 덜 해"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2024. 9. 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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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례 통화정책 회의를 하루 앞두고 시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시간 1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요 지수들은 오전 상승분을 반납한 채 보합권에서 연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S&P500 지수는 오전 장중 거래에서 5,670선까지 뛰어 사상 최고가를 썼지만, 오후들어 미끄러지면서 전날보다 1.49포인트, 0.03% 오른 5,634.58에 그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엔비디아의 하락에도 나머지 기술주가 반등하며 전날 대비 35.93포인트, 0.2% 상승한 1만 7,628.06을 기록했다. 다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5.9포인트, 0.04% 내린 4만 1,606.18로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가였던 월마트가 반락하고, 버라이즌, P&G 등에서 매도세가 이어졌다.

연준의 금리인하 폭을 두고 시장의 오전과 오후 흐름이 뒤바뀌면서 변동성 지수는 2.74% 오른 17.61까지 뛰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2.6bp 되돌림이 나타나면서 3.647%를 기록 중이다.

● 여전히 강한 미국 소비..전 연준 위원들, 잇딴 50bp 주장

이날 나온 미국의 경제 지표는 시장의 기대 수준에 부합했다. 미국의 경제 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8월 소매판매는 유가 하락을 감안할 때 크게 강하거나 약하지 않은 숫자를 보여줬다. 미 상무부가 공개한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1%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0.2%를 웃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판매는 0.1%로 예상보다 0.1%포인트 낮았지만 GDP성장률에 반영하는 통제그룹 물가는 0.3%로 예상과 같았다. 미 소매판매의 통제그룹은 자동차와 주유소, 음식서비스, 건축자재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소비 추이를 반영한다. 특히 전자상거래를 통해 소비가 한 달 만에 1.4% 늘어 자동차, 식료품 등 나머지 비중이 큰 항목들의 부진을 상쇄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올리비아 크로스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이 약화하고 있으나 그간 늘어난 자산과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이를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연준에서 공개한 미국의 산업생산은 예상을 깨고 강한 반등을 보였다. 8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8% 올라 7월은 -0.9%의 추이를 뒤집었다. 제조업만 따지면 한 달간 0.9% 생산이 늘었다. 허리케인 베릴이 지난 여름 미 텍사스 등 남부를 강타해 일부 시설이 가동을 멈췄음에도 제조업의 빠른 회복이 나타났다. 이날 예상 이상의 견조한 경제 지표들이 이어지면서 애틀랜타 연은이 실시간으로 집계한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도 대폭 올랐다. 애틀랜타 연은은 3분기 성장률 전망을 지난주 2.5%에서 3.0%로 예상했고, 골드만삭스도 이날 지표를 종합해 2.8%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지표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채권 금리는 상승으로 돌아섰고, 시장의 불확실성은 보다 짙어졌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 금리전략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유례 없는 수준의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50bp 인하를 기대하지만 이번 회의는 25bp를 내릴 것으로 본다"며 "점도표에서 올해 75bp 인하 전망에 그칠 수 있다"며 현재 110bp 이상 연말까지 금리 인하 낙관론을 반영한 시장에 회의적 진단을 내렸다.

카바나 전략가는 "연준 위원들은 발언 제한 시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지표가 견조하다고 언급했고, 인하 규모를 더 확대하겠다는 시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등도 25bp씩 3번의 인하를 유력하게 반영하고 있지만 시장은 보다 비둘기파적인 결정에 베팅하고 있다.

이에 대해 50bp(0.5%p) 인하론을 띄운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기자는 또 한 번 50bp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첫 인하폭은 불확실하다"는 제목의 기고에서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은 총재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카플란 전 총재는 해당 인터뷰에서 "경제가 안정되면 현명한 결정이 되고,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선제 대응을 한다는 이점이 있다"며 "지금 50bp를 내리면 후회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해당 기고에서 통상적으로 연준이 25bp씩 금리 변화를 시도한 점, 다가오는 대선, 견고한 경제 성장으로 인하 폭이 예상보다 적을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주 싱가포르 현지 인터뷰와 전날 블룸버그 기고를 통해 50bp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은 총재의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월가 투자은행과 연준 과거 인사들의 엇갈린 전망 속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에서 선물시장을 바탕으로 집계한 연준 금리 예측치는 50bp 확률 65%, 25bp확률을 35%로 반영하고 있다. 연준이 이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리면 2020년 이후 처음이자 20년 만의 최고금리 전환을 시작하게 된다. 연준은 현지시간 18일 오후 2시(한국 19일 새벽3시) 성명서와 경제전망요약(SEP), 30분 뒤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전환 배경과 연내 금리인하 방향을 공개할 전망이다.

● 주가 방어나선 마이크로소프트…인텔은 월가 회의적 평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도 0.88% 상승을 이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주주 배당금을 10% 인상하는 한편 600억 달러, 우리 돈 79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공개해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이끌어냈다. 인텔은 어제에 이어 2.68% 올라 이틀째 상승을 이어갔다. 파운드리 부문을 떼어 자회사로 세우고, 아마존과의 AI 맞춤형 반도체 협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그러나 월가 보고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벗지 못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텔에 대해 비중 축소와 목표가 21달러를 제시한 보고서에서 "AWS와 이미 CPU 공급 협력 관계이고, 파운드리 독립 자회사의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운드리 핵심인 18A의 진전 여부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JP모건도 인텔에 대해 비중 축소를, 웰스파고도 중립 의견을 냈다.

마이크론은 전날 월가 모건스탠리의 부정적 보고서 여파를 일부 만회하며 1.78% 상승했다. 모건스탠리는 마이크론의 "NAND와 D램 모두 힘을 잃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아 정점이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목표가는 기존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28% 하향 조정했다. 씨티그룹 역시 "4분기 실적을 앞두고 D램 가격 약세가 우려된다"며 목표가를 175달러에서 150달러로 낮췄다.

신제품인 아이폰 16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애플은 중국에서 이미 할인된 가격에 물량 공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핀둬둬에서 512기가 기준 아이폰16 플러스를 정가보다 10% 내린 8,999위안(약 168만 원), 128기가바이트 모델은 11%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기존 골드만삭스와 협업했던 애플의 카드사업 파트너로 참여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세부 조건에 수 개월 소요가 예상되지만 약 1,200만 명의 애플 카드 사업 확장 기대가 일부 반영됐다. 애플 주가는 이날 0.22%, JP모건체이스는 0.67% 상승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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