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리딩방 들어갔더니 스팸폭탄"…텔레그램 떠도는 개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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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주식 권유 전화는 5번 이상, 스팸 문자는 20개 이상 와요. 번호를 바꾸고 싶어도 오래 쓴 번호라서 힘들어요. 리딩방 들어갔던 게 너무 후회돼요" 최모(31)씨는 지난해 9월 165만원을 내고 한 주식투자 리딩방에 가입했다.
지난해 A업체 리딩방에 가입했다가 탈퇴했다는 30대 남성은 "지난해부터 투자 관련 전화·문자가 엄청 오기 시작했다"며 "'업체를 통해 개인정보가 빠져나간 게 아닐까'라는 의심은 있었는데 실제로 텔레그램에 제 정보가 돌고 있다니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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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주식 권유 전화는 5번 이상, 스팸 문자는 20개 이상 와요. 번호를 바꾸고 싶어도 오래 쓴 번호라서 힘들어요. 리딩방 들어갔던 게 너무 후회돼요” 최모(31)씨는 지난해 9월 165만원을 내고 한 주식투자 리딩방에 가입했다. 리딩방에서 주는 정보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투자금만 잃었다. 잃은 건 더 있다. 최씨의 이름, 전화번호, 생년월일, 주소, 카드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주식과 부동산 등의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는 이른바 ‘리딩방’에 가입했다가 개인정보를 털린 피해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기준, 텔레그램에서는 개인정보 등 해킹 데이터베이스(DB)를 판매한다는 채널이 운영되고 있다. 해당 채널은 지난해 12월 개설됐다. 온라인에서 ‘실시간 추출 인증제공’, ‘재구매율 91% 인증업체’라며 홍보 중이다. 주식·증권·해외선물 리딩방, 로또 예상 번호를 알려준다는 사이트, 부동산 청약 및 계약, 코인, 대출 등 관련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유 중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채널에서는 ‘샘플’이라며 지난달 6개 이미지 파일을 게재했다. 각 파일마다 적게는 1명, 많게는 34명의 이름, 전화번호 등이 담겨있었다. 총 131명이다. 이 중 일부는 주소와 생년월일, 카드번호, 카드 유효기간 등도 노출됐다.
대다수 피해자는 리딩방에 가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식, 부동산, 코인 등이다. 일부 파일에는 OO경제tv코인, △△경제, ◇◇투자VIP 등의 제목이 붙어있었다. 제목이 없는 파일도 있었다. 취재 결과, 해당 파일에 기재된 피해자들은 가상화폐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는 A 업체에 가입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해당 파일은 내부작성 문서로 보였다. 피해자들을 관리해온 담당자의 이름과 ‘30대 남성, 업비트이용’, ‘주식하다 옴. 걱정이 많음’ 등의 특이사항도 담겨 있었다. 또 다른 리딩방인 B 업체 문건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카드번호, 유효기간, 투자금액 등이 상세히 적혀있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텔레그램에 게재,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지난해 A업체 리딩방에 가입했다가 탈퇴했다는 30대 남성은 “지난해부터 투자 관련 전화·문자가 엄청 오기 시작했다”며 “‘업체를 통해 개인정보가 빠져나간 게 아닐까’라는 의심은 있었는데 실제로 텔레그램에 제 정보가 돌고 있다니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동산 투자 오픈채팅방에 잠시 머물렀을 뿐이라는 정모(30대·여)씨도 “이후 스팸이 급격히 늘었다”며 “채팅방에서는 따로 제 전화번호 등을 기입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려져 유통되고 있는 건지 불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개인정보처리자인 리딩방 운영 업체는 유출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 업체 관계자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은 처음 들어본다”며 “최근 고객에게 저희 업체를 사칭해 사기를 치는 경우가 있어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B 업체 관계자도 “처음 듣는 이야기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한다”고 말했다. 담당자 연결을 요청하자 “개인정보이기에 함부로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됨을 알게 됐을 경우, 정보주체인 유출 피해자에게 즉각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 또는 전문기관 등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A, B 업체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개인이 개인정보침해센터를 통해 신고, 구제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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