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과 닮은꼴 오클랜드…‘집값 25%’ 뚝 떨어뜨린 묘수

한지혜 2026. 8. 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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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과 차고가 딸린 단독주택 한 채가 있던 자리에 좁고 높은 타운하우스 여러 채가 들어섰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가 주택난을 풀기 위해 택한 방법이다. 기존 주택가에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자 10년간 주택이 10만채 넘게 늘었고 집값은 약 25% 떨어졌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도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클랜드가 지난 10년간 주거지역의 75%를 재지정해 단층 단독주택 대신 좁고 높은 테라스형 타운하우스를 허용한 정책을 조명했다. 경제 호황과 이민 증가로 2010년 130만명이던 인구가 2025년 180만명으로 불어나자 내놓은 대책이다.

외곽 농촌 지역과 섬을 포함한 오클랜드의 전체 면적은 약 5000㎢에 달하지만 도심 면적은 약 606㎢로 서울(605㎢)과 비슷하다. 북쪽 와이테마타항과 남쪽 마누카우항 사이에 자리 잡은 오클랜드는 도심을 옆으로 넓히는 대신 위로 올리기를 택했다. 2016년 본격 시행된 ‘오클랜드 통합계획(Auckland Unitary Plan)’을 통해 오클랜드 중심업무지구(CBD)를 중심점으로 삼아 반경 약 14㎞ 이내에 있는 지역에선 주택을 더 촘촘하게 지을 수 있게 했다. 라이언 그리너웨이-맥그리비 오클랜드대 경제학 부교수는 FT에 “더 압축적으로 성장하려면 위로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오클랜드 주택은 61만8849채로 10년 전보다 10만1000채(19.5%) 늘었다. 집값은 같은 기간 약 25% 하락했다. 켈빈 데이비슨 부동산 분석업체 코탈리티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주택 부족이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고 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AFP=연합뉴스

오클랜드 사례는 이웃 국가 호주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호주 역시 이민 증가와 주택 공급 부족으로 집값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호주 유력 경제지 오스트레일리안파이낸셜리뷰(AFR)는 오클랜드의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호주가 참고할 만한 주택난 해법으로 집중 조명했다.

다만 집이 늘었다고 내 집 마련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오클랜드의 집값이 하락했음에도 뉴질랜드에선 여전히 첫 주택 구매자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유일한 지역으로 꼽힌다. 저가 주택 가격은 지난 4월 80만뉴질랜드달러(약 6억5415만원)에서 7월 75만5000뉴질랜드달러(약 6억1735만원)로 5.6%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집값과 대출 금리가 부담이라고 뉴질랜드 경제·부동산 전문매체 인터레스트가 짚었다.

고밀도 개발에 따른 교통혼잡과 공사 소음, 기존 단독주택 옆에 11m 높이 건물이 들어서는 데 대한 주민 반발도 있다. 규제 완화로 주택 부족 문제를 풀었다는 평가를 받는 오클랜드가 내 집 마련 부담과 고밀도 개발의 부작용까지 해결할 수 있을 지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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