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강국 위해 뛰는 두산에너빌리티…풍력·터빈까지 '친환경'으로 중무장

"다시 대한민국, 원전강국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15일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에서 열린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  한 눈에 보이는 현수막 문구에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두산에너빌리티 임직원들의 열망이 한마음 한뜻으로 뿜어져나왔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환영사에서 "어렵게 다시 시작된 원전산업의 지속을 위해 해외 수출 및 후속기 사업도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 모이신 모든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며 "두산에너빌리티와 협력사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현장을 찾아 "지난 1년이 침체된 원전산업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회복의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기술 고도화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할 때"라면서 "정부와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산업 전문인력까지 아우르는 인력 양성방안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에서 원전 주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업체다. 전세계에서 원전 주기기 제작 가능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날 창원 공장에도 러시아와 중국에 뺏긴 원전 리더십을 복구하겠다는 의지가 빼곡히 서려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은 1976년 착공해 1982년 준공한 국내 '에너지 설비 산업의 메카'다. 대중에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국가 기간 산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초대형 플랜트 설비를 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전체 면적은 430만㎡(130만 평)으로 소재 제작부터 완제품까지 일괄생산이 가능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축구장으로 치면 660개 수준이며 여의도와 비교해도 1.5배에 달하는 크기다.

주요 시설로는 원자력공장, 주조·단조공장, 터빈·발전기공장, 풍력공장 등 대단위 생산공장과 제품수출을 위한 자체 부두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창원공장에서는 협력사 직원 포함 약 5000여명의 숙련된 기술자들이 근무중이다.

15일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 단조공장에서 진행된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 참석한 정부와 지자체, 발주처,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원전을 바탕으로 풍력발전·수소터빈까지…'친환경 발전' 중심에 선 두산에너빌리티

이날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마친 뒤 원자력공장, 터빈공장, 풍력공장 등을 차례로 돌아봤다.

먼저 원자력공장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핵심 주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제펌프 등을 제작하는 곳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부상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글로벌 파운드리(Foundry) 전략 핵심 공장이기도 하다. 대표 제품인 한국 표준형 APR1400 원자로는 높이 14.8m, 직경 5.5m, 무게 533톤으로 단순히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머리카락 만한 흠결도 용납하지 않는 정교한 기술력으로 제작되고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까지 원자로 34기, 증기발생기 124기를 국내외 대형 원전에 공급했다. 최근 준공된 UAE 바라카 원전에도 주기기를 공급했으며 이번에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도 진행되면서 멈추다시피했던 공장이 다시금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소형모듈원전(SMR) 수주 물량까지 더해 원전 공장이 '풀가동'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현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원자력공장장은 "2015년과 2016년에는 가동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정말 바빴다"며 "미국 AP1000 교체용 증기발생기도 있었고 공장 내부에 20대정도 깔려있었던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1대에 불과하지만 SMR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100%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실제로 지난달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 한국수출입은행과 글로벌 시장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확대를 목표로 기술, 금융 및 제작 공급망 지원에 관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도 150명이었다가 350명까지 늘어났고 50여명정도는 공장으로 전출받아 훈련중에 있다"며 "앞으로 하반기 대비해서 신입사원 충원 예정이며 창원 공장 내 신축공장도 물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발전소의 심장 '터빈'을 생산하는 터빈공장도 둘러봤다. 주요 생산제품은 원자력 발전소용 1400MW 급 초대형 증기터빈, LNG 발전소용 대형 가스터빈과 증기터빈, 원전과 LNG 발전의 대형 발전기 등이었다. 대표 제품인 발전용 가스터빈은 15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마하 1 이상의 속도로 회전하는 기기로 '기계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270MW급)을 개발하고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해 가동중이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최신 사양을 반영한 업그레이드 가스터빈(380MW급)도 개발중이다.

특히 눈길이 가는 대목은 가스터빈 개발에 이어 수소터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LNG를 연소하는 가스터빈에 수소 연소가 가능한 연소기를 부착하면 수소터빈으로 전환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수소터빈 연소기의 30% 혼소 시험에 성공했다. 현재 국책과제로 50% 수소 혼소 및 수소 전소 연소기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2027년 380MW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핵심 기기인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터빈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언 상무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가스터빈으로 부품 수만 4만개에 달한다"며 "또 가스터빈 내부에는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는데 이 블레이드 1개 가격만 해도 중형차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블레이드는 5년 안팎의 기간에 교체해야하는데 이 또한 지속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에 공급 예정인 5.5MW 풍력발전기 나셀이 제작되고 있는 풍력 공장 내부.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대한민국 국토의 모든 해상 풍력발전을 책임지는 두산에너빌리티의 풍력공장도 찾았다. 이곳에서는 핵심 기자재인 나셀과 허브를 조립하고, 제품의 성능 점검까지 '원포인트'에 이뤄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부터 풍력발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주요 제품은 3MW, 3.3MW, 5.5MW, 8MW 해상풍력발전기로 현재 제작 중인 한림해상풍력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98기, 347.5MW의풍력발전기를 제작 공급했다.

신동규 풍력 서비스설계담당 상무는 "국내에 모든 해상풍력발전은 두산이 공급해왔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최초 해상풍력 단지인 탐라해상풍력(30MW), 서남해해상풍력 1단계(60MW) 등 국내 해상풍력 최다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기저부하(고정적인 전력수요) 전원를 담당하는 원자력이 어느정도 커버해주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준비하고 있는 수소터빈과 암모니아를 섞어서 가는 방안 이후 친환경 최종 마지막이 풍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