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인사이드] 1초에 수천 개의 표적을 찾아내는 AI 전쟁, 우리의 갈 길은?

이철재 2026. 5. 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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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으로 시작한 이란 전쟁은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투도 치열하다. 이와 같은 전쟁의 양상은 국방 개혁을 추진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려는 한국에 어떤 과제를 던질까.

미국 인공지능 기업인 앤트로픽(Anthropic)의 로고 앞에 놓인 피규어. 지난 2월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정부에 앤트로픽의 기술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앤트로픽이 자사 AI인 클로드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미 국방부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AFP=연합


18일 국회에서 열린 ‘이란 전쟁의 사이버·AI戰 양상과 한국’ 세미나가 그 과제를 추려냈다. 세미나는 한국사이버안보학회와 김건 국민의힘 의원,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열고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주관했다. 국방·안보·외교 분야의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해답을 모색했다.

▶설인효 국방대학교 교수=이란 전쟁은 AI 기반의 최초의 대규모 전쟁으로 규정할 수 있다. AI가 지휘 체계의 속도와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전쟁이다. 미국은 첫 38일 동안 1만 3000천 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 이 표적은 모두 AI가 생성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2000명의 분석관이 한 관련 업무를 이제는 20명이 한다. 정보의 소스가 위성·드론·전자정보(시긴트) 등 160개 이상인데 AI가 이른 시각적으로 정리한다. 전투피해평가(BDA)도 AI가 한다. 그것도 길게는 수 시간, 짧게는 수 분 안에 마친다. AI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효율성을 가져왔지만, 우리는 이제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난제를 맞이하고 있다. 인간이 여전히 판단 결정의 루프(loop) 안에 있지만, 구조 자체가 기계의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인간이 시간당 수천 개 검토하기는 불가능하다. 관련 논의는 많이 부족하다. 초등학교 공습 오폭 사례는 데이터 거버넌스의 실패다. 전쟁법에 존재했던 규범은 근본적 도전을 받고 있다. 또 AI 덕분에 작전 템포는 질적 변화를 보이며 전쟁 패러다임 자제도 변하고 있는데, 기존 시스템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게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미국이 AI의 전쟁 활용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이 연합작전 체계를 유지하고, 동맹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확대려면 데이터의 주권적 관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윤정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란 전쟁에서의 사이버전은 물리전, 정보전 등 정교한 복합전 수행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파급력이 특정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이란 테헤란의 교통 CCTV를 해킹해 60초 만에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이니에 대한 참수작전 표적 정보를 생성했다. 국가의 기반시설, 민간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중요 인프라의 마비보다 지속적 교란으로 심리적 압박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사회 인지교란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특히 AI로 만든 허위 콘텐트가 왓츠앱이나 틱톡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사회에 균열을 내고 있다. 국가 중심의 사이버전에서 핵티비스트 또는 플랫폼 결합형 생태계로 변화도 보인다. 개전 초기 이란의 인터넷 접속률은 4% 이하였지만, 사이버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엔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한, 또는 친이란 해커 집단이 있었다. 사이버전에서도 저비용 고효율 방식의 지속적 사이버 교란과 정보전 양상이 나타났다. 핵심 기반시설이 디지털 네트워크와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저강도·지속형 사이버 공격의 파급효과는 커진다. 사이버안보 전략의 초점을 ‘침해 차단’에서 ‘회복력 확보’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모든 공격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방어를 넘어 국가 운영 체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윤대엽 대전대학교 교수=이란의 복합 공중 공격은 4000여개에 달하며, 하루 700~800개 수준이다. 이 중 76%가 드론이었다. 미국과 중동 연합국은 90% 이상을 요격했다.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이 주도하고, 중동 연합국이 협력해서 구축한 통합 공중·미사일 방어(IAMD) 체계 덕분이었다. 이스라엘과의 적대적 관계, 정치·종교 갈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를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으로 지정한 뒤 전략적 파트너십, 아브라함 협정 등 다양한 수준의 안보 연합을 만들었다. 1991년 걸프 전쟁,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을 거쳐 이 안보 연합은 더 공고해졌다. 미국과 중동 연합국의 IAMD 작전은 AI 기반 킬 웹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주·지상·해상 기반의 센서가 표적을 탐지하고, 이를 AI가 분석한 뒤 가장 효과적 육·해·공군의 타격 체계에 할당하고, 요격에 성공하는 체계다. 적당히 스마트하고, 싸고 많은 AI 기반 무기 체계에 사이버·전자기 수단이 결합하면서 AI 전쟁은 강대국의 일방적 우위가 아니라 비대칭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약소국과 강대국간 비대칭 경합이 이뤄지는 전장이다. 아울러 저가의 위협을 고가의 수단으로 막아야 는 비용의 비대칭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북·중·러의 A2/AD(반접근·지역거부) 영역 안의 인도·태평양 주둔 미군기지의 생존 가능성은 완전히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략적 유연성과 전혀 다르다. 분산과 통합을 원칙으로 하는 동맹으로 전환이다. 전장의 동시성, 공간의 동시성, 동맹의 동시성, 데이터의 동시성이 필요하다. 한국은 전략적 자율성을 우선하는 국방 AX를 설계하고 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은 북한의 위협을 공유하지만, 관련 기술·방산 협력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주국방이라는 화두는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졌다. 과연 국방 AX 시대에도 유효한가 문제를 좀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란 전쟁의 사이버·AI戰 양상과 한국' 세미나. 김상배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한국사이버안보학회


토론에서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이란 전쟁은 연합·합동·전(全)영역 작전을 실제로 구현한, 최초의 전쟁”으로 평가한 뒤 “한국은 독자적 C2(지휘통제) 구조를 발전시켰고, 미국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상호 운용성을 일부 반영했다. 이미 미국은 AI 기반의 C2 시스템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전환 후 그런 미군을 지휘·통제하려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AI 기반의 C2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그러려면 결국 미국의 표준에 종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초의 AI 전쟁이라면 양쪽 모두 AI를 들고 싸워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도 “미국 것은 해·공군 위주의 전통적 작전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AI가 전쟁 수준이냐, 아니면 전술 수준이냐라 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민 고려대 교수는 “미토스와 같은 AI가 찾아내는 보안 취약점을 방어할 시간이 별로 없어졌다. 비대칭성의 심화가 공격의 자동화와 산업화로 이어졌다”며 “이를 통제할 규제를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아니 지금 늦었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배선하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선임기술원은 “이란 전쟁에서 공격적 사이버 작전이 결과적으로 사이버 방어와도 연결됐다. 그래서 한국도 2024년 사이버 안보 전략에서 핵심 키워드로 ‘공세적 사이버 방어’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 구체화 방안은 사실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사이버 작전, 사이버 공간에서 주도권을 갖고, 작전적 우위를 확보하고,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면 사이버 방어 역량을 더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양규 국방대 교수는 “AI는 데이터가 부족했을 때 오류가 자주 생길 수밖에 없다. 블랙박스 문제랑 결합하면 인간이 잡아낼 수가 없다”며 “우리가 약관을 읽지 않고 그냥 승인하는 것처럼 OK를 눌렀을 때 AI는 통제가 안 돼 오류가 나는 ‘속도의 역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종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것보다, 이에 대해 반박하는 비용이 비싸다. 사회적 비용을 늘리는 게 가짜뉴스의 효과”라고 말했다.

김태영 순천향대 교수는 “앞으로 복합 테러나 하이브리드와 같이 위기는 융합 형태로 표출할 것이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대처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행 체계는 위기 유형별로 분절·파편화한 상태”라면서 “일원화한 지휘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정식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한국은 발사체·지상체·위성체를 다 가진,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이를 군사적으로 지키려는 인식이 부족하다. 자립적 우주 능력을 갖춰야만 다른 나라와 협력할 수 있다”면서 “군 당국이 국방 분야에서 민간 우주 기업의 기술·생산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팔란티어가 개발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의 시현 장면. 팔란티어


차정미 국회미래연구원 외교안보팀장은 “중국은 우크라이나나 전쟁은 물론 이란 전쟁을 지켜보면서 많은 교훈을 배우면서 그걸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다음 전쟁을 빠르게 준비하는 중”이라며 “중국은 AI 전쟁을 수행할 행위자로서의 역량과 전략을 보유했기 때문에 다음 전쟁은 양쪽 모두 AI를 활용하는 전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재 국방선임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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