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민심] "김여사가 문제" "경상도 부모님도 돌아서"
[박수림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14일 오전 서울역 풍경. |
ⓒ 박수림 |
"부모님께서 '대통령이 미쳤다'고 하시더라. 김건희 여사는 본인이 대통령인 줄 아는 것 같다." - 경북 영주 거주 권아무개(47)씨
추석 연휴 첫날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을 향해 '추석 밥상 민심'을 묻자 하나같이 "대통령 부부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뿐 아니라 정부·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 출신들도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응급의료 사태 등을 언급하며 입을 모아 대통령 부부를 비판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14일 오전 서울역. 로비에는 고향에 가기 위해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많은 이들이 보자기로 싼 명절 선물과 짐 가방을 들고 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대화를 나눈 10여 명의 시민들은 세대와 출신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 부부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특히 상대적으로 정부·여당의 지지세가 강했던 영남 지역 시민들도 "대통령 부부에 대한 평가가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뀌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김 여사를 두고는 "선출된 권력도 아니"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는 영남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 추석 연휴 첫날인 14일 오전 서울역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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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로 내려가던 김아무개(28, 여성)씨는 "부모님께서 이전에는 대통령 부부에 대해 그렇게까지 부정적이지 않으셨는데 최근엔 김 여사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아 피로감을 느끼신다. 또 윤 정부 의료 개혁에서 비롯된 응급실 대란으로 '지금 아프면 안 된다'고 걱정하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석 민심은 지금 (어느 지역이든) 다 부정적이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경북 영주에 살면서 잠시 서울에 들른 권아무개(47, 남성)씨는 "2주 전쯤 고향에서 부모님을 뵀는데 부모님께서 '대통령이 미쳤다', (외교 문제와 관련해) '나라 팔아먹으려고 그러는 건가 싶다'고 하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저는 공직에 있는데,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내린 결론이 김 여사에게 너무 관대해 보인다"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도 바닥"이라고 비판했다.
▲ 추석 연휴 첫날인 14일 오전 서울역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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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타는 곳 앞에서 만난 정아무개(40대 후반, 여성)씨는 "가족들을 만나러 고향인 전북 전주에 가고 있다"고 했다. 정씨 역시 "부모님께서 특히 김건희 여사를 안 좋아하는데, 김 여사가 무속에 기대 윤 대통령을 좌지우지한다고 보시는 것 같다"고 했다.
전북 군산 출신 이아무개(28, 여성)씨도 "고향 집에 가면 가족끼리 종종 TV로 뉴스를 보는데, 부모님은 '김 여사가 실세 느낌이라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20대 남성 황아무개씨는 "부모님께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말도 안 한다. 애초에 말할 필요가 없다라면서"라고 전했다. 그는 "고향 친구들 중에서는 윤석열 지지하다가 돌아선 경우가 있다. 의대 다닌 친구들이 뽑아놨더니 쓸데없는 짓하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실제 지난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례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지난주 조사보다 3%p 하락한 20%에 그쳤다. 이는 한국갤럽 기준으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지난주 대비 3%p 상승한 70%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18%), 경제 민생 물가(12%), 소통 미흡(10%), 독단적 일방적(8%) 등을 들었다.
▲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생명의 전화'를 살펴보며 대화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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