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지 않고 주차부터 결제까지 ‘아이파킹’ [천억클럽]

이런 주차 시장에서 최근 몇 년간 두각을 보이는 회사가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주차 관제 설비, 주차 관제 시스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나의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파킹클라우드’다. 2009년 설립된 파킹클라우드는 무인 주차 관제 시스템 ‘아이파킹’을 운영하는 회사다.
파킹클라우드는 설립 후 처음 몇 년간은 비어 있는 주차장을 단순 중개하는 사업을 하다 무인 주차 솔루션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차단기와 정산기, 차량 인식기 등을 하나하나 개발·생산한 뒤 인공지능(AI) 인식 기술을 적용하는 주차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
그렇게 2015년 1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AI 머신러닝 기반 LPR(자동차번호인식)을 도입한 무인 주차장 ‘아이파킹’을 부산에 처음 선보였다. 비대면 결제 시스템 ‘파킹패스’도 선보였다. 고속도로에서 하이패스를 이용하듯 아이파킹 주차장에서는 무정차로 통과해도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또 아이파킹을 이용하는 주차장 사업자는 따로 직원을 두지 않아도 모바일과 웹을 통해 입·출차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콜센터 통합 관리 솔루션을 통해 무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영비를 절감해 매출이 오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노후 주차장 환경을 개선하는 서비스도 제공해 수익을 공유하는 체제도 구축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일부 직영 주차장을 제외한 아이파킹 주차장 대다수는 건물주 또는 주차장 사업자와 장기 관리 계약을 맺고 출점을 진행한 제휴 주차장이다. 이용자가 파킹클라우드에 렌털료(월 기본 36만5000원)를 내고 주차 관제 장비, 정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아예 파킹클라우드에 운영을 위탁하는 식이다.
이런 사업 방식은 파킹클라우드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주차장 부지나 건물을 직접 임대해 직영으로 운영할 경우 임대료 인상 등 사업장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 반면 장비와 솔루션,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파킹클라우드는 주차장 임대 등에 드는 제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매월 꼬박꼬박 렌털료가 들어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아이파킹 사업소를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늘려온 비결이 됐다. 파킹클라우드는 그동안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IFC몰과 한국공항공사(전국 13개 공항), 스타벅스DT 191개점, 홈플러스 68개점 등에 아이파킹 주차장을 차곡차곡 출점해왔다.
그 결과 처음 아이파킹을 선보인 2015년 23개소에 불과했던 아이파킹 주차장은 이듬해 200개소를 넘기더니 2017년 700개소, 2018년 1300개소, 2019년 2200개소, 2020년에는 3000개소를 돌파했다. 올 11월 20일 기준으로는 전국 8485개소에서 파킹클라우드 주차 관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현재도 매월 평균 160개소 이상의 주차장을 새로 출점하고 있다.
아이파킹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 수는 169만9801대(11월 20일 기준)다. 2019년 592억190만원이었던 매출액은 ▲2020년 622억4315만원 ▲2021년 749억5410만원 ▲2022년 748억9550만원 ▲지난해 839억7585만원 규모로 꾸준히 늘었다.

여전히 적자…수익성 개선은 언제?
그간 파킹클라우드가 유치한 투자금은 누적 2136억원이다. 2021년 11월 SK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 E&S(현 SK이노베이션 E&S)는 파킹클라우드 지분을 인수하며 기존 주주인 IT 기업 NHN과 지분 42.64%씩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공동 경영을 할 방침을 밝혔다. 이후 2022년 파킹클라우드는 창업자 신상용 대표가 물러나고 NHN 출신 하태년 대표가 취임했다. 하 대표는 NHN IoT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인물이다.
승승장구해온 듯하지만 여느 스타트업이 그랬듯 우여곡절도 있었다. 사실 파킹클라우드는 수차례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 투자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시장에 곧 모습을 나타낼 잠재 매물로 여겨졌다. 2018년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테슬라 요건 상장(이익이 실현되지 않은 회사의 기업공개)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상장을 추진할 당시 이미 파킹클라우드 최대주주였던 이준호 NHN 회장은 상장 무산 이후 보유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적자를 내고 있던 파킹클라우드의 새 주인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회장이 고심 끝에 결국 경영권 매각 대신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때마침 SK E&S가 신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전기차 충전 등 모빌리티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위한 인프라 확보 차원에서 파킹클라우드 투자를 결정했다. 그룹 내 수소 사업 영역을 전기차 관련 사업까지 확장하겠단 그림이었다.
NHN은 NHN대로 핵심 사업인 간편결제 페이코 서비스와 파킹클라우드를 연동하고, 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주차장 사업에 적용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었다.
그 결과 파킹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주차 관리 시스템 ‘365 클라우드’를 올해 선보였다. PC를 기반으로 한 기존 주차 시스템은 날씨나 외부 환경에 따라 오류가 발생하거나 데이터 손실 위험이 있었다. 365 클라우드는 관리 PC와 서버 없이도 모든 입·출차와 정산·결제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저장된다. PC가 없더라도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모든 기기를 통해 원격으로 조회·관리·통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NHN IoT사업본부와 파킹클라우드가 1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약 3년간 협업해 완성했다.
다만 외형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해도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큰 숙제다. 영업이익이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232억3580만원까지 늘어났던 영업손실 규모를 ▲2021년 44억1186만원 ▲2022년 36억41만원 ▲지난해 31억9855만원 등으로 빠르게 줄이고 있지만 ‘이익’은 아직 못 내고 있는 셈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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