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 기부로 이어진 '경도' 놀이... 이영지가 일으킨 기분 좋은 대형 사고(?)

김상화 2026. 2. 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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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튜브 <채널 십오야 : 경도할 사람 -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

[김상화 칼럼니스트]

 채널 십오야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
ⓒ 에그이즈커밍
"그저 '경도'가 하고 싶었을 뿐인데..."

래퍼 겸 예능인 이영지가 기분 좋은 대형 사고(?)를 일으켰다. 지난 6일 오후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통해 '경도할 사람 -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1월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된 술래잡기 놀이 '경찰과 도둑'(경도) 이벤트가 총 50여 분 분량으로 소개된 것이다.

이번에 채널 십오야를 통해 깜짝 공개한 영상은 불과 24시간 만에 120만 조회수를 넘어선 만큼 놀라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웹 예능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를 통해 거침없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이영지가 또 한번 큰 일을 해낸 것이다. (8일 오전 현재 140만 조회수 돌파)

단순히 자신의 SNS를 통해 재밌게 즐기자고 마련했던 기획은 어떻게 유튜브용 대형 콘텐츠로 판이 커지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이영지의 추진력 + 이에 호응한 나영석 PD 및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의 든든한 후원이 존재했다.

대형사고(?) 저지른 이영지
 채널 십오야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
ⓒ 에그이즈커밍
'경도'는 말 그대로 경찰이 도둑을 쫓는 형식의 술래잡기 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고거래 앱 '당근'의 모임 기능을 통해 '경도'는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주최자가 일정을 생성해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면 참가자들이 신청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형식은 지극히 단순하다. 어린 시절 즐기던 '다방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경찰은 제한 시간 내 도둑을 잡으면 승리하고, 도둑은 끝까지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치면 된다. 이를 위해 동네 공터나 공원에 모인 젊은이들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추억과 재미를 동시에 만끽했다.

이러한 유행에 나영석 PD로부터 일명 'MZ 대통령'(?)이란 칭호를 얻었던 이영지도 동참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경도'에 참여할 인원을 모집했는데 순식간에 10만 명이 참가 지원서를 작성했다. 이에 놀란 이영지는 황급히 나PD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이거 집회 신고 해야 하는 거니?"
 채널 십오야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
ⓒ 에그이즈커밍
본격적인 사전 회의 진행에 앞서 나영석 PD는 후배 김예슬 PD를 통해 '경도'에 대한 설명을 접했지만 여전히 요즘 유행을 좀처럼 이해 못하는 반응을 내비쳤다. 뒤이어 이뤄진 이영지와의 전화 통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지 네가 경찰이냐? 도둑이냐?"라고 물은 나PD는 "몇 명이 올지 모르니 집회 신고를 해야 하니?"라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윽고 본격적인 회의가 에그이즈커밍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잠옷 바람으로 황급히 방문한 이영지였지만 일련의 PT 과정에선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결국 에그 측이 장소 섭외와 촬영 인력 등을 지원하면서 이영지의 SNS 번개 모임은 1회분의 유튜브용 콘텐츠 제작으로 판이 커졌다.

그리고 1월 19일 문화비축기지 현장에는 100명의 지원자들이 '경도'를 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황급히 연락을 받고 도착한 <지구오락실> 멤버 미미를 비롯해 경찰로 분장한 나PD, 토룡이, 철용이 등 <지락실> 인기 캐릭터 등 시민들과 쉴새 없이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훈훈한 선행으로 이어진 마무리
 채널 십오야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
ⓒ 에그이즈커밍
가짜 돈까지 제작해서 진행된 '경도' 게임 속 현상금은 현실 속 기부금으로 변신했다. 이날 모인 총 2억 5800만 원뿐만 아니라 이영지가 추가한 금액으로 마련한 총 3억 원은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 명의로 어린이재단 및 병원에 전달되었다. 그저 잠깐의 재미를 위한 모임이 아닌, 훈훈한 선행의 결실이 맺어지는 시간으로 승화된 것이다.

늘 유행에 민감하고 이에 적극 동참해온 이영지의 거침없는 행동이 큰 일로 확대된 셈이었다. 본인 조차 처음엔 이 정도로 판이 커질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고 행사 직전에는 몰려든 참가자들을 지켜보며 "이거 어쩌나?"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내비쳤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단순히 '예능 플레이어'가 아닌, '기획자'의 면모를 보여준 이영지 덕분에 '채널 십오야' 역시 예상치 못했던 양질의 콘텐츠 한 편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영지 딸래미 사고친 거 수습해 주는 (나)영석 아부지"라는 영상 속 댓글처럼 급하게 이뤄진 행사가 잘 마무리된 배경에는 이들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

단순히 개인으로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의 도움을 빌려 '경도' 놀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요즘의 흐름은 이처럼 당사자들 조차 예측하지 못했던 따뜻한 결과물로 탄생되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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