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6.3득점' 2026년 봄 지배한 실바

양형석 2026. 4. 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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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챔프전 3연승으로 GS칼텍스의 4번째우승 이끈 최고의 외국인 선수

[양형석 기자]

GS칼텍스가 도로공사에게 3연승을 거두며 통산 4번째 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다. 이영택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챔피언 결정 3차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5,19-25,25-20,25-20)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위로 봄 배구 티켓을 따낸 GS칼텍스는 이번 봄 배구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도로공사를 차례로 꺾고 2025-2026 시즌 최고의 팀으로 등극했다.

GS칼텍스는 권민지가 54.17%의 공격 성공률로 15득점을 기록했고 미들블로커 오세연이 8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1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안혜진 세터는 챔프전 내내 안정된 토스워크로 GS칼텍스 주전 세터의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GS칼텍스를 챔프전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역시 봄 배구 6경기 218득점을 포함해 이번 시즌 GS칼텍스가 치른 42경기에서 1301득점을 폭발한 챔프전 MVP 지젤 실바였다.
 GS칼텍스는 봄 배구에서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2020-2021 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 GS칼텍스 KIXX
봄 배구 지배했던 외국인 선수들

V리그는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이 심한 리그로 외국인 선수가 언제나 팀에서 가장 높은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의 공격 점유율은 봄 배구에서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역대 19번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외국인 선수가 MVP에 선정된 것은 8회에 불과(?)하지만 실제 팀 내에서 외국인 선수의 활약과 코트 내 영향력은 국내 선수들보다 훨씬 컸던 게 사실이다.

역대 챔프전에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가장 빛났던 시즌은 역시 2011-2012 시즌 KGC 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마델라이네 몬타뇨였다. 당시 몬타뇨는 현대건설과의 챔프전 5경기에서 52.35%의 공격 성공률로 157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당시 인삼공사의 '토종 에이스' 한유미(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코치)의 챔프전 득점이 32점이었으니 몬타뇨가 얼마나 독보적인 활약을 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2016-2017 시즌 IBK기업은행 알토스에는 메디슨 리쉘이라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득점 4위(742점)을 기록했던 메디는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4경기에서 44%의 성공률로 137득점을 올리며 MVP에 선정됐다. 2017-2018 시즌에도 기업은행을 챔프전 준우승으로 이끈 메디는 2018년 중국리그로 떠났고 기업은행은 메디가 떠난 이후 우승은커녕 챔프전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GS칼텍스가 V리그 역대 최초로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던 2020-2021 시즌에는 V리그 역대 최장신(206cm) 선수 메레타 러츠가 있었다. 정규리그 득점 3위(854점)를 기록한 러츠는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3경기에서 46.41%의 성공률로 78득점을 기록하며 이소영과 챔프전 MVP를 공동 수상했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러츠의 공격 점유율은 41.46%로 이소영(21.95%)을 크게 앞섰다.

이번 시즌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는 2023-2024 시즌 현대건설에서 활약하면서 팀을 8년 만에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규리그에서 득점 4위(886점)를 기록한 모마는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3경기에서 47.49%의 성공률로 109득점을 기록하며 챔프전 MVP에 올랐다. GS칼텍스에서 V리그 생활을 시작한 모마는 현대건설과 도로공사까지 5시즌 연속 한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봄 배구 6경기 218득점으로 대폭발한 실바
 봄 배구 6경기에서 평균 36.3득점을 기록한 실바에겐 빡빡한 일정도, 많은 나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에 입성하기 전 튀르키예와 중국,이탈리아,폴란드,그리스 등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한 실바는 2023-2024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을 받았다. 실바는 서른을 훌쩍 넘은 나이와 낮은 순번 때문에 지명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실바는 V리그 입성 첫 시즌부터 여자부 역대 4번째로 1000득점을 돌파하며 득점과 공격성공률(46.80%),서브(세트당 0.36개) 1위에 올랐다.

2024년 5월 GS칼텍스와 재계약한 실바는 강소휘(도로공사)와 한다혜(페퍼저축은행)의 이적, 정대영,한수지의 은퇴로 팀 전력이 약해지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 실바는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4경기에 결장했음에도 득점(1008점)과 서브(세트당 0.48개) 1위, 공격 성공률 3위(45.77%)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위력을 뽐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실바가 활약한 두 시즌 동안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실바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GS칼텍스와 재계약했다. 많은 배구팬들은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공격 루트가 상대에게 파악된 실바가 지난 두 시즌 만큼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긴 어려울 거라 전망했다. 하지만 실바는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1083득점을 기록하며 몬타뇨가 가지고 있던 여자부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하지만 실바의 진짜 진가가 드러난 무대는 봄 배구였다. 실바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챔프전까지 봄 배구 6경기에서 무려 218득점을 퍼붓는 원맨쇼를 펼쳤고 GS칼텍스는 봄 배구에서 파죽의 6연승을 내달리며 통산 4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실바는 우승이 결정된 3차전에서 무려 52.99%의 점유율과 47.89%의 성공률로 36득점을 폭발했다. 챔프전 MVP 역시 그 어떤 이견이 없는 실바의 몫이었다.

반면에 챔프전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고 김종민 감독과의 재계약 포기를 발표했던 도로공사는 김영래 수석코치 체제로 챔프전을 치렀지만 GS칼텍스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이 3위팀에게 스윕을 당하며 준우승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도로공사에게는 여러 의미로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 밖에 없는 챔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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