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빠 사랑해" 미술작품 낙서테러범 잡혔다…20∙30대 남녀

이수민 2024. 9. 23. 11: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트 반 그늑튼(31)씨가 공개한 전시 중인 지도 위에 낙서가 돼 있는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네덜란드 출신 한국여행 유튜버의 미술 작품을 훼손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9일 재물손괴 혐의로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을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5일 “성동구 한 전시회장에서 누군가 예술 작품에 낙서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사건 당일부터 전시회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살피는 등 범인을 쫓아 나흘 만에 피의자 한 명의 주거지를 특정했다. 이후 또 다른 피의자는 직접 자수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였다. 이들은 경찰에 “예술작품인지 몰랐다”고 진술하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

앞서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iGoBart) 운영자 바트 반 그늑튼(31)씨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 중 훼손됐다고 썼다. 그는 “이 지도에 피땀과 눈물을 흘리고 돈을 투자했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충격”이라며 “이 메시지를 읽으셨다면 자수하시라. 당신은 팬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늑튼씨가 서울 467개 법정동 중 50개 이상을 탐험 후 지도에 색칠하는 모습. 사진 유튜브 캡처


그늑튼씨는 성수동에서 이달 9일~23일 자신이 방문한 서울의 동(洞)을 여러가지 색으로 칠한 지도를 전시할 계획이었다. 그는 전시 기획 의도를 “서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동네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한다”며 “방문자들이 이런 숨겨진 공간들을 탐험하고, 곧 사라질지도 모를 이곳들을 함께 기록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시를 시작한 지 엿새 만에 일부 관람객들이 낙서를 하면서 전시는 예정보다 빨리 막을 내렸다. 그늑튼씨가 인스타그램에서 공개한 사진 속 지도에는 “오빠 사랑해♡”, “오XX 앨범 파이팅!”, “한XX 고생 끝 행복 시작 응원한다” 등 글씨가 빨간·초록색 펜으로 적혀 있었다. 그늑튼씨는 게시물에서 “저는 오늘(15일)을 이 전시회의 마지막 날로 결정했다”며 “더 이상 지도가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독자 22만여명을 보유한 ‘아이고바트’는 네덜란드인인 그늑튼씨의 한국 여행기를 담은 유튜브 채널이다. 그늑튼씨는 이 채널에 서울 467개 동네 탐험 영상을 올리는 한편 ‘네덜란드인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서울 방문’, ‘한국 시골의 진짜 모습’, ‘평양 여행기’ 등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트를 연재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