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한남동 라인' vs. '도곡동 7인회'
[손병관 기자]
▲ 10월 15일자 한겨레 3면. |
ⓒ 한겨레 PDF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주 초에 단독회동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동훈이 제기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문제로 인해 크게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한동훈은 14일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김건희 주변 인사의 정리를 요구했다. 한동훈의 '주포'는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다. 그는 MBC 라디오에 나와 "김건희 여사 라인을 여의도에서 '한남동 라인'이라고 표현한다"며 "직책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저희들이 (인적쇄신의 대상으로 ) 지목했다"고 말했다. 김건희 거취 문제가 대통령 인사권 문제로 커진 셈이다.
이른바 '한남동 라인'을 놓고 실명이 거론되는 사람도, 사설정보지 등에 익명으로 거론되는 사람도 있다. 전 청와대 행정관 김대남이 뉴스버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십상시'라고 거론한 일부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원모 비서관과 황아무개 행정관을 통해 김건희에게 인사청탁이 들어가 김대남이 서울보증 감사에 내정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실명이 나왔지만, 아직까지는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이니 익명으로 남겨두겠다.
황씨는 윤 대통령과 40년 지기인 사업가의 아들인데,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그의 차를 운전했다고 한다. 역시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명태균도 대통령과 함께 있을 때 그의 차를 탔다고 증언했다.
전직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었던 강아무개씨도 주목을 끄는 인물이다. 그는 대선 당시 '여성가족부 해체' 단문 메시지 아이디어를 내서 윤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다. 그는 넉달 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는 바람에 직무에서 배제됐는데, 이 사건이 약식기소로 일단락된 뒤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윤석열이 중용하는 대통령실의 소장그룹이 김건희 여사 파동에 엮여 정치적 공격을 받고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친윤 성향의 권성동 의원은 거꾸로 한동훈의 측근 그룹을 '도곡동 7인회'로 일컬으며 "대표실부터 쇄신하라"고 하는 등 인적쇄신 문제가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조짐도 있다. 국민의힘 대표실은 "(권 의원이 말한) 7인회는 없다"고 진화했다.
2) '한강 신드롬'과 '텍스트 힙'이 만나면...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소설가 한강이 수상 발표 5일이 지났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다.
10일 저녁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가 나올 때만 해도 많은 언론들이 다음날 공식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소설가 한승원)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 등에서) 전쟁이 치열해져 날마다 죽음으로(사람들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냐"며 기자회견을 고사했다. 한강이 운영하던 종로구의 독립서점 '책방 오늘'도 12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16일이 지나서야 수락 의사를 밝히고, 시상식에는 불참한 미국 포크가수 밥 딜런처럼 자축보다는 침묵으로 오히려 존재감을 드러낸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강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19일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강은 14일 오전 한 출판사 관계자에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은 이미 이야기가 돼 있던 일정이라서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그의 책을 찾는 온라인 주문량이 누적 100만 부가 넘는다고 한다. '한강 신드롬'이 '텍스트 힙'(독서하는 사람이나 행위를 멋있다고 평가하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을 만났다는 풀이도 있다.
모처럼 불어닥친 독서 붐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작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3) '이스타항공 특혜' 수사, 통일부장관-국토부로 확대
검찰이 이달 초 문재인정부 첫 통일부장관이었던 조명균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스타젯 소유주였던 이상직 전 의원은 2018년 3월 5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달 29일과 31일 평양으로 가는 '남측 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 봄이 온다'에 참여하는 남측예술단이 타는 특별전세기에 이스타항공이 선정됐다.
이스타항공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아무개가 취업한 타이이스타젯의 모회사다.
검찰은 문재인 딸 부부의 태국 이주와 취업을 도와준 이스타항공에 대해 통일부의 방북전세기 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5년 '남북 노동자 통일 축구대회' 때 방북 전세기를 띄운 경험이 있고, 통일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이스타항공의 평양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이 대형 항공사(FSC)들을 제치고 방북 전세기로 선정된 배경에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스타항공이 관광 수요가 많은 중국, 싱가포르 등 여러 알짜배기 노선 운항권을 국토교통부로부터 배분받은 과정, 이스타항공의 제주항공 매각 추진 과정도 검찰이 확인 중"이라고 썼다.
4) "돈 벌고 의식주 해결하려고" 대리입영한 20대 적발
병사 월급을 반씩 나누는 조건으로 다른 사람 대신 군에 간 20대 남성이 적발됐다. 1970년 8월 병역비리 근절 목적으로 병무청이 국방부 외청으로 독립한 뒤 처음 나온 사례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검찰에 구속기소된 조아무개씨는 지난 7월 최아무개를 대신해서 강원도 홍천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 그는 최씨의 신분증을 소지했지만, 신원확인 절차를 무사히 통과해 입대에 성공했다.
조씨는 과거 입대했다가 정신 건강 등의 문제로 중도 전역했다고 한다. 그 뒤 별다른 직업이 없던 조씨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최씨의 월급을 반씩 나누는 조건으로 그를 대신해 입대했다. 조씨는 "병사 월급이 적지 않은 데다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입영했다"고 한다. 병사 월급이 꾸준히 올라 전역 무렵에는 125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은 조씨를 군대에 보낸 최씨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두 달만에 병무청에 자수하면서 드러났다. 그러나 최씨도 공범이라 기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비군 훈련 대리참석이 적발된 사례는 있어도 현역병의 대리입영이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대리입영을 걸러내지 못한 병무관리의 허술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한다"는 조씨의 말이 예비역들의 만감을 교차하게 한다.
5) 관심 못 끄는 서울교육감 선거, 막판 네거티브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지난 주말 진행된 사전투표율(8.28%)은 2014년 사전투표제도 도입 이래 최저치다. 16일 본투표도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투표율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와 진보 맞대결 양상의 교육감 선거는 막판에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흐르고 있다.
보수 진영 단일후보 조전혁 후보는 1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진보 단일후보 정근식 후보의 농지법 위반의혹 등을 거론했다.
정근식이 2012년 1월 용인시 처인구 496㎡ 땅 매입 당시 이미 전북 익산에 2646㎡의 논을 소유하고 있어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정근식은 "용인 땅은 주말농장으로 사용하고 직접 농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해당 농지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반면, 정근식 캠프는 "(고3 시절의 조전혁이) 친구의 턱을 때려 조각내는 극한적 폭력을 행사해 놓고서 '가짜뉴스'라고 회피하고 있다. 뉴라이트 전력 문제도 해명하라"고 학폭 의혹을 제기했다.
조전혁은 "청소에 참여하지 않는 친구에 화가 나 한 번 주먹을 날렸을 뿐, 지속적인 괴롭힘이 아니기 때문에 학폭이 아니다"고 반박했지만, 정근식 측은 "한 차례 폭행한 것은 학폭이 아니라는 궤변을 펼친다"고 공방을 이어갔다.
6) '젓가락 팔'로 우주항공 신기원 연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업체 스페이스X가 우주선 시험발사 5회 만에 발사체 재회수에 성공했다. 발사체 회수가 가능하면 우주선 발사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은 13일 오전(현지 시각) 발사됐는데, 스타십의 1단 로켓 '수퍼헤비'는 발사 7분만에 발사탑 인근으로 접근해, 발사탑의 거대한 '젓가락 팔' 메카질라에 안착했다.
높이 71m, 직경 9m 에, 연료를 뺀 무게만도 200t에 달하는 수퍼헤비의 비행 자세를 제어하는 데는 수평 유지 장치 '짐벌' 등이 달린 첨단장비가 필요하다.
1단 로켓이 착륙한 뒤 2단 로켓 '스타십'은 60여 분간의 비행을 마친 뒤 인도양의 목표해역에 입수했다.
스페이스X의 '젓가락 팔' 개발 목적은 항공기처럼 '신속한 재발사'와 '발사 비용 줄이기'다. 발사대에서 로켓을 바로 회수하면 재발사 준비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들고, 1회 발사 비용도 1억 달러 수준에서 5000만 달러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한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무인기 사태' 정치 악용, 긴장 키우는 남북
▲ 국민일보 = 韓 "김여사 라인 존재 안돼" 용산 "오직 대통령 라인뿐"
▲ 서울신문 = 北 경의·동해선 폭파 임박 軍 화력태세 강화 '강대강'
▲ 세계일보 = 北 경의·동해선 폭파 준비… 軍 "도발땐 응징"
▲ 조선일보 = 北, 경의선·동해선 폭파 나섰다
▲ 중앙일보 = 북, 경의선 폭파쇼 준비 남, 선조치 후보고 지시
▲ 한겨레 = 한동훈 "김건희 라인 존재안돼" 용산 "비선 없다"
▲ 한국일보 = 尹·韓 독대 확정에도 '金여사 비선' 충돌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