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당원 반응…김 지지 “정 되면 당 쪼개질라” 정 지지 “과반으로 끝낼 것” [김성탁의 민심풍향계]

김성탁 2026. 8. 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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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권리당원 만나 보니


더불어민주당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정청래·김민석 후보의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금까지 권리당원 투표 합산 결과 정 후보가 5만5518표(45.51%), 김 후보가 5만4307표(44.52%), 송영길 후보가 1만2156표(9.97%)를 얻었다. 다른 지역이 남아있지만,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로는 전체 당원의 약 3분의 1이 몰려있는 호남이 꼽힌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지지세가 가장 강한 호남에서 후보들의 선전 여부가 승부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호남의 판세는 당원 규모가 큰 수도권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속열차가 서는 광주 송정역의 모습. 김성탁 기자
호남 지역 당원들의 전당대회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2일 광주특별시를 찾았다. 고속열차가 서는 광산구 송정역에 내리자 현수막이 보였다. 지역구 의원이 ‘이재명 정부 성공! 호남 반도체 산업의 성공! 굳건한 당정 일치!’ 문구를 담았다. 건너편 송정시장 골목에도 상인회가 ‘800조 투자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 대통령이 주도한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유치에 대한 기대였다.

호남의 우열은 투표권이 있는 권리당원 표심이 가른다. 현 판세처럼 광주에서 만난 당원들의 의견도 갈려 있었다. 민주당 권리당원 100여 명과 오래 모임을 하고 있다는 김모(57·서구)씨는 "광주에서 정 후보를 미는 당원들이 많아 김 후보가 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라며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힌 당원들을 만나 지지 이유를 물었다. 맥락을 전하기 위해 문답을 소개한다.


"이재명과 같이 갈 사람 필요"


송정역 건너편에서 곰탕집을 하는 여사장 남모(60)씨는 수십 년째 민주당 당원이다. “옛날에는 고속열차가 2시간에 한 번 오니 기다리다 손님들이 식사하곤 했는데, 지금은 KTX와 SRT가 워낙 자주 서니 가버립니다.” 반도체 단지 부지인 광주 군 공항에서 차로 10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미래에 손님이 대폭 늘지 않겠냐는 질문에 남씨는 이렇게 답했다. 익명을 요청한 그는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 당 대표 후보들 인기가 어떤가요.
“반반인 것 같아요, 김민석하고 정청래하고. 정청래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법사위원장 할 때보다 당 대표하면서는 포용할 줄 모르더라고 얘기하더라고. 제 생각은 그래요.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잖아요. 그믄 당 대표도 따라가 줘야제.”

- 유시민씨가 지지층의 뜻과 달리 이 대통령이 ‘재건축’을 시도한다고 했는데.

“사람들이 유시민씨를 엄청 욕하더라고. 김대중 정부 거시기 할 때도 그랬다고 나오더만.”

- 정 후보가 식사하는 사진이 식당 벽에 붙어 있네요.
“여기서 식사하고 가셨어요. 대표 한번 했으니 물려줄 줄도 알고 그러면 좋지 않냐고들 합니다. 사우나 같이 다니는 언니들도 과거 정청래씨를 엄청 지지했어요. 근데 일이라는 게 혼자는 못하잖아요. 한 가지만 맘에 들어도 부부로 살잖아요. 나는 정치도 그런다고 생각해요. 누가 당 대표가 되든 한 몸으로 이재명 정권하고 같이 갈 사람이 돼야 해요. 이 대통령 뒷받침하면 다음 대권 주자로도 성장할 수 있잖아요. 좀 굽히고 협조를 해야지, 말은 협조한다면서 행동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고. 대통령이 이만하면 잘 하지 뭘 얼마나 더 바라요.”

- 정 후보 쪽에선 김 후보가 과거 '정몽준 신당'에 참여한 것을 비판하는데요.
“속된 말로 책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다른 맥락에서 지지했던 사람들도 있고, 안 그래요? 일단 갔다 와서 지금 잘하면 되잖아요.”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로 나선 김민석(왼쪽부터), 정청래, 송영길 후보가 1일 충북 청주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지지인데 송영길 찍어"


김 후보를 선호하는 김성철(65)씨는 민주당 당비를 일부러 두배 내는 당원이다. 남구 봉선동에서 만난 그는 “광주는 지지세가 갈리는 것 같은데, 김민석과 송영길”이라고 했다.

- 정 후보는 지지 대상에 없나 보죠.
“정청래는 아니고. 1차 경선 투표에서 김민석을 찍었는데, 민주당 당원인 친구들 중에 송영길 찍었다는 이들이 꽤 있어요. 2차 때 누구 뽑을 건지도 김민석과 송영길이 갈려요. 송영길이 전남 고흥 출신이고 학교를 광주에서 나와 여기가 고향이다 이 말이지.”

- 왜 정 후보는 싫어하나요.
“정청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죠. 지방선거에서 진 책임을. 근데 이재명 정권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헛소리나 하는 건 아니죠. 우리 친구들은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들 합니다.”

-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뭔가요.
“이재명 정권을 잘 되게 하고 싶은 마음이죠. 문재인 정권처럼 해 가지고 이상하게 또 엉망인 세력에게 정권을 줘버리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정청래가 대표 되면 민주당이 좀 찢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요즘 주변에서 욕하는 사람이 유시민입니다. 지적이고 그랬는데, 별 거나 된 것처럼 말하고 말이야. 정청래와 유시민이 한 팀 같이 보이는 게 더 싫어.”

- 결선 투표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봅니까.
“호남에서 김민석과 송영길이 나눠 먹기를 해버리면 정청래가 과반을 넘어버릴 수도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합니다. 송영길이 지역구를 이 대통령에게 주고 희생을 해서 생각보다 많이 찍어주다 보니. 정청래가 50%를 못 넘으면 김민석이 될 가능성이 높겠죠.”

「 두 후보 초접전 양상, 호남 결과가 승부의 분수령
"대통령이 실용주의 한다면 당 대표도 따라 줘야"
"송영길 꽤 찍었는데, 이러다 정청래 과반 넘기나"
"듣도 보도 못하던 세력의 '반명 몰이' 기분 나빠"


"정청래가 더 잘 받쳐줄 것"


이 대통령과 관계가 좋은 사람에게 표를 주겠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정 후보에 대한 지지 목소리도 강했다. 자신을 ‘진성 당원’이라고 밝힌 택시기사 양모(58)씨는 익명을 전제로 속내를 털어놨다. 답변하는 목소리의 톤은 높았고, 강조할 때는 울분을 토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 누가 될 것 같습니까.

“당연히 정청래죠. 말이 김민석이지, 제 주변은 다 정청래에요. 인기가 얼마나 좋은데요. 김민석? 아이고 그쪽 프레임이지. 정청래가 언제 ‘반명’을 했다고….”

-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출 거라는 이들이 많던데요.
“호남이라든지 진성 당원들은 당을 먼저 보지 대통령을 보는 게 아니에요. 대통령은 5년 갈 사람이지만, 당은 '백년 정당'이 돼야죠.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정통성은 뭘 말하나요.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시작되는 겁니다. 민주당에서 이 대통령을 배출했지, 당이 이재명 당인 건 아닙니다. 대통령으로서는 지지하고 당연히 잘하고 있죠. 하지만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당은 당이라고요. 근데 왜 대통령이 당에 관여하려 하느냐는 게 엄청 커요. 차라리 대통령이 당에 간섭한다는 뉘앙스를 안 풍겼으면 김민석이 됐어요. 지금 광주에서도 역풍이 엄청 불잖아요. 나도 김민석 찍으려 했는데, 하는 것 보세요. 윤석열 하듯 당을 뽀개불고 있잖아요.”

- 친명 측이 당을 분열시킨다는 건가요?

“정청래가 무슨 분열주의야. 오히려 정청래가 이 대통령을 더 잘 받쳐줄 것이라고 진성 당원들은 판단하는 거예요. 김민석은 이 대통령이 무너지면 배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최근 최고위원 선거에서 정청래 팀이 다 올라갔잖아요. 그것만 봐도 느껴지지 않습니까? 중앙위원들은 정청래 팀을 거의 안 찍었을 겁니다. 과거 전당대회에서 박찬대 후보의 경우 안 보셨나요. 그때도 정청래가 당원들의 힘 만으로 61% 정도로 됐잖아요. 정청래가 무조건 돼요.”

- 이 대통령과의 협조를 우려하던데요.
“민주당의 코어층은 노무현부터 이재명까지 줄기차게 그분들을 지지한 층이고, 전체 당원의 60%가 그런 당원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친노에 친문에 친명이죠.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쪽 사람들이 와서 진성 당원들을 향해 ‘반명 몰이’를 해버리잖아요. 기분이 얼마나 나쁜지 알아요?”

- 유시민씨 발언에 동의할 것 같네요.
“코어층은 완전 동의하죠. 발언 취지도 조언이고요. 유시민이 이재명 정부 망하라고 말하겠습니까? 재건축을 하려면 코어 기둥을 바탕으로 한층씩 올라가는 게 바람직한데, 이 대통령 하는 것은 기둥을 무너뜨린다는 거죠. 이재명이 생각하는 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유시민이 말해주니 코어층이 반응하는 거죠.”

- 이 대통령으로부터 마음이 떠난 건 아니지 않나요.

“민주당 코어층은 완전히 '노사모'에요.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을 때만 민주당의 정통에 해당합니다. 이 대통령 하고 싶은 것 다 하되, 단 하나 검찰 개혁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필수 사항이에요. 이걸 건드리면 안 됩니다. 보완수사권 폐지만이라도 완벽히 하길 바랐는데, 계속 안 하려 하다 핵심 지지층이 밀어붙이니 못 이긴 거죠. 김민석이 대표 되면 다시 무너질 수 있다며 안 믿는 겁니다.”

- ‘뉴 이재명’은 외연 확장이라 반길 수도 있지 않습니까.

“뉴 이재명 세력은 이 대통령을 좋아할 뿐 민주당에는 투표를 안 해요. 이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로 올라갔을 때 민주당 지지율은 40%대에 그쳤는데, 뉴이재명 사람들이 당은 지지하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 선호투표제에서 송영길 후보 지지층이 2순위로 김민석 후보를 고르면 불리한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이번에 더 뭉치는 거죠. 한 번에 끝낸다, 1차에 끝내자는 겁니다.”

김영옥 기자
김성탁 논설위원

김성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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