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DC∙IRP)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이렇게나 많다고?


네. 맞습니다.

퇴직연금 가입자(DC∙IRP)가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그 종류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퇴직연금은 노후 생활비의 중요한 재원이니, 투자로 인해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걱정도 크실 겁니다.

그렇다고, 바쁜 직장인이
많은 시간을 내어 상품 전체를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아무리 좋은 금융상품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안성맞춤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투자하실 때는 사전에 금융상품 공부와 함께 그 선택 과정에서 목표 수익률, 자신의 투자 성향 및 투자관리를 할 시간과 역량 등에 대해 스스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 없이 시작하신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유지하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또한, 투자 손익에 대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제부터 저와 함께 차근차근 단계별로 이 과정들을 밟아나가시면, 투자에 대한 막연함도 해결하고, 퇴직연금 투자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도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오늘은 먼저 첫 단계인 퇴직연금으로 어떤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퇴직연금 가입자(DC∙IRP)는 자신의 계좌에서 정기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부터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상품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금융상품 중 하나를 골라 투자할 수도 있고, 여러 금융상품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금융업권과 금융회사마다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금융상품이 조금씩 다릅니다.

따라서, 금융회사별로 제공하는 상품의 종류와 특징을 잘 살펴보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주는 퇴직연금사업자를 골라서 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정기예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정기예금 외에도 증권사ELB(Equity Linked Bond,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와 RP(Repurchase Agreements, 환매조건부채권), 보험사GIC(Guaranteed interest contract, 이율보증상품) 등이 있는데요.

원금이자가 보장되는 원리금보장상품투자한도 제한 없이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기예금하면 보통 은행을 떠올리지만, 저축은행우체국에서 제공하는 정기예금도 퇴직연금에서 가입할 수 있습니다.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만기가 도래했을 때 원금과 함께 확정된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데, 이자는 가입 당시 제시한 금리를 적용해 계산합니다. 정기예금 만기는 3개월부터 5년까지 다양합니다.

ELB는 증권사 자신의 신용으로 발행하는 파생결합사채로,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 등 기초자산의 수익률에 따라 사전에 약정된 수익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고, RP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일정한 가격으로 동일 채권을 다시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매하는 금융상품입니다.

보험사GIC납입 당시의 확정 이율로 보증기간 동안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GIC 외에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상품으로 금리연동보험상품이 있습니다. 금리연동형보험은 월 단위로 변동금리를 적용하는데, 적용 이율은 매달 보험사에서 공시합니다.

원리금보장상품에 가입할 때는 2가지를 주의해서 살펴보셔야 합니다.

첫 번째로는 만기와 금리를 살펴야 하는데요. 원리금보장상품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해지하면 처음 계약할 때 약속한 금리를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만기가 도래한 다음에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만기수령금액이 대기성자금으로
남아서 낮은 금리로 운용됩니다.

다만, 사전에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지정했을 경우에는 가입자가 사전에 선택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됩니다.

디폴트 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사전에 사업자가 제시한 운용 방법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한 후, 만기가 도래한 시점에서 일정 기간 동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택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대상이며, 가입자의 운용 지시 없이 4주가 지나면 가입자는 사전에 지정된 운용 방법이 적용된다는 것을 통지받게 되고, 이후에도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으면 2주 후에 디폴트 옵션이 적용됩니다.

국내에서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수익률을 높이고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 7월 도입됐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 7월 12일부터 시행됐습니다. 2023년 7월부터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디폴트 옵션을 지정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예금자보호 여부입니다. 정기예금, 이율보증보험, 금리연동보험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ELB와 RP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예금자보호 한도는 금융회사 한 곳당 5,000만 원까지입니다. 예금자보호 한도 적용은 퇴직연금사업자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제공한 금융회사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네. 원리금보장상품이 안전하기는 하지만, 물가 상승률 또는 임금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퇴직연금(DC∙IRP) 가입자는 원리금보장상품과 함께 다양한 실적배당상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럼, 실적배당상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펀드주식 편입 비중에 따라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으로 분류하는데요.

주식형 펀드는 투자자산의 60% 이상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하며, 주식 비중60%가 안 되는 펀드를 혼합형 펀드라고 합니다. 그리고 혼합형 펀드는 다시 주식 비중이 40%초과하는 주식혼합형40% 이하채권혼합형으로 분류합니다.

채권형 펀드주식이 전혀 편입되지 않은 펀드를 말하며, 투자적격인 BBB 등급 이상인 채권에 투자합니다.

IRP 가입자보험회사에서 실적배당보험에 투자할 수 있는데, 실적배당보험은 펀드와 거의 유사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정 주가지수를 추적하는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둔 것입니다. 일반 펀드는 약관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펀드매니저가 어느 정도 재량을 발휘할 수 있지만, ETF는 정해진 지수를 추종해야 하므로 그럴 여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일반 펀드에 투자할 때
펀드매니저의 경력과 역량을 살펴야
하듯이, ETF에 투자할 때는
해당 ETF가 추종하는 지수가
무엇인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ETF와 유사한 금융상품으로 ETN이 있습니다. ETN은 원자재, 환율,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한 채권 형태의 파생결합증권인데, ETF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ETF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데 반해 ETN증권사가 발행합니다. 그리고, ETF는 만기가 없는 데 반해, ETN은 만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 외에 또 다른 실적배당상품으로는 리츠(REITs)와 인프라 펀드가 있는데요.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에 투자하고, 거기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합니다. 배당성향이 강하여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나눠주므로  주식과 채권 외의 분산투자로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입니다.

인프라 펀드국내외의 인프라 시설, 즉 도로, 공항, 터널, 항만, 통신망 등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리츠처럼 배당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배당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은 이 상품을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네, 있습니다.

퇴직연금(DC∙IRP) 가입자는 공모 펀드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ETF, ETN, 리츠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고 해서 모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파생상품 위험평가액이 일정 기준을 넘는 상품에는 투자할 수 없는데, 원자재 선물 ETF와 달러 선물 ETF가 여기 해당합니다. 그리고 지수 움직임의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레버리지 ETF주가 하락을 추종하는 인버스 ETF에도 투자할 수 없습니다.

네. 금융업권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실적배당형상품에 있어서는 금융업권과 금융회사 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일반 펀드은행, 증권, 보험사에서 모두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ETF와 리츠처럼 거래소에서 상장된 금융상품은 증권사를 통해서만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일부 은행에서도 ETF를 거래할 수 있지만 실시간 매매는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은행권은 신탁 방식으로 ETF 거래를 해서 신탁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실적배당상품,
특히 ETF와 리츠에 투자하고
싶다면 퇴직연금사업자로
증권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적배당상품은 종류도 많고 각각의 특징들이 있어서 혼동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상품들의 종류와 특징을 아래에 있는 표로 정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시간에는 첫 단계로, 퇴직연금(DC∙IRP) 가입자가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두 번째 단계인 내게 맞는 투자 상품을 고를 때 점검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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