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가 4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목표치를 다소 웃도는 500억여원의 수요가 확인됐다. 다만 회사채 발행 금리가 이를 통해 차환하려는 대출 이자율을 웃돈 만큼, 에코프로로서는 금융비용 완화를 위해서라도 실적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이번 달 총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만기 구조는 1.5년물과 2년물로 나눠 진행됐다. 1.5년물은 250억원으로, 2년물은 150억원으로 최종 확정 발행됐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수요예측에서 57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최초 희망 모집액만큼만 발행됐다. 트랜치별로 보면 1.5년물에는 420억원의 주문이 나오면서 1.6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2년물은 당초 목표액과 같은 150억원의 수요만 확인되면서 경쟁률이 1대 1에 그쳤다.
에코프로의 회사채 발행을 둘러싼 관측은 애초부터 좋지 않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2차전지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용 핵심 소재인 양극활물질과 전구체 등의 개발과 생산이 주력 사업이다.
기관별 신용등급이 엇갈린 점도 회사채를 발행에는 큰 변수였다. 이 같은 스플릿 상황은 투자 수익률이 불명확해진다는 점에서 악재로 여겨진다. 기대 수익률과 조달 금리를 매기기 어려워지고, 회사채 공모 시 낮은 등급의 민평금리를 기준으로 채권 가격이 책정돼서다. 에코프로에 대해 한국기업평가는 A-를, 나이스신용평가는 A를 신용등급으로 매긴 상태였다.
이처럼 부정적인 주변 환경들이 맞물려 수요예측 성적이 부진했던 탓에 발행 금리는 희망 범위 상단에서 정해졌다. 희망 밴드를 4.40~5.00%로 제시했던 1.5년물의 발행 금리는 4.90%로 정해졌다. 2년물의 희망 금리 범위는 4.50~5.20%였는데, 수요를 겨우 채운 탓에 최상단인 5.20%로 발행됐다.
문제는 이 같은 회사채 발행 금리가 이를 통해 갚으려는 은행 대출 이자율을 웃도는 수준이란 점이다. 해당 차환만 놓고 보면 역마진이 발생한 셈이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4월 1년 만기로 신한은행에서 빌렸던 460억원의 상환을 위해 이번 회사채 모집 자금을 쓸 계획인데, 해당 대출의 이자율은 3.41%였다.
에코프로로서는 향후 금융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라도 실적 반등 신호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402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으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41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조7668억원으로 59.9% 줄었다.
에코프로는 올해 상반기에는 전방산업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수익성 개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대표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의 재고 소진에 따른 기저 효과와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40% 전후의 연간 판매물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고정비 감소와 원가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