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강 ‘작별…’ 속 유적지 투어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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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제주4·3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제주4·3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제주4·3기록물의 세계유산등재 추진도 탄력을 받게 됐다"며 "4·3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작가와 접촉해보려 하고 있지만 한강이 밝힌 소신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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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4·3알리기 본격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제주4·3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작품과 연계해 4·3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1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14~22일 유럽에서 처음 진행한 ‘제주4·3 국제특별전 및 심포지엄’이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이번 행사는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유럽에 4·3기록물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기획했다. 14~20일까지 베를린, 16~22일까지 런던에서 개최됐다.
특별전은 유럽인들이 제주4·3의 발생 배경을 동서 냉전구조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화해와 상생을 위해 달려 온 지난 80년의 노력도 소개했다.
4·3을 다룬 문학으로 현기영의 ‘순이삼촌’,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전시하고, 한강의 소설 내용과 유사한 아픔을 겪은 문혜형 할머니를 동행해 그의 증언을 직접 들려주었다. 문 할머니의 부친은 75년 전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다가 한국 전쟁중 행방불명됐다. 그의 부친이 딸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는 4·3기록물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신청 목록에 포함됐다.
현장에선 제주4·3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주제의 세미나가 진행됐다. 양국 참가자들은 제주4·3의 갈등 해결 과정이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만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고 제주도는 전했다.
특히 행사에 며칠 앞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현지에서 4·3 행사를 더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도 했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4·3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후속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4·3과 한강 소설을 연계한 국제 문학 세미나를 마련하고, 소설 속 유적지 연계 투어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는 4·3 당시 해안에서 5㎞ 이상 들어간 중산간지대를 통행하는 자는 폭도로 간주해 총살한다는 조치와 계엄령 선포에 따른 중산간 마을 초토화 작전 등으로 인해 희생된 주민의 이야기가 나온다.
제주에는 4·3당시 초토화작전으로 완전히 사라진 마을들이 있고, 학살터와 수용시설, 주민들이 숨어 살다 발각돼 희생된 굴 등이 역사탐방 유적지로 활용되고 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제주4·3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제주4·3기록물의 세계유산등재 추진도 탄력을 받게 됐다”며 “4·3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작가와 접촉해보려 하고 있지만 한강이 밝힌 소신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유럽 특별전을 계기로 제주4·3의 갈등 해결 과정을 세계적 기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제적 공감대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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