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 “인사 안받은 높은분, 인간적 예의없어”…결국 눈물

권남영 2024. 10. 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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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방시혁 의장 겨냥 작심발언
어도어 새 대표 향해서도 “최선 다하지 않았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정감사에 출석한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본명 하니 팜·20)가 하이브 사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증언하면서 방시혁 의장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하니는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참고인으로서 증언했다. 하이브 자회사이자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의 김주영 대표도 증인으로 자리했다.

하니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은 지난달 11일 뉴진스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 이후 제기됐다. 해당 방송에서 하니는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또 다른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매니저가 자신을 향해 ‘무시해’라고 말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한 바 있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하니는 “다른 레이블 소속 (그룹) 팀원 3명과 여성 매니저님이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나올 때 나는 복도에 있었다”며 “그 매니저님이 나오면서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뒤따라오는 멤버들한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일을 왜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이런 문제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제가 여기(국감)에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묻힐 거라는 걸 알기에 나왔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분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데뷔 초부터 높은 분을 많이 마주쳤는데 그때마다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으셨다”며 “한국에서 살면서 나이 있는 분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문화라고 이해했는데 인사를 안 받으시는 건 직위를 떠나 인간으로서 예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서 언급한 ‘높은 분’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그것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 느껴온 분위기가 있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애매한데, 당한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이라며 “아까 말씀드린 그 매니저와 겪은 일뿐만 아니라 최근 블라인드라는 앱에서 회사 직원들이 뉴진스를 욕한 것도 봤다”고 전했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후 질문을 받은 김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로서 이번 이슈와 관련해 다양한 조치 취했다”며 “하니가 이러한 심정을 갖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을 보니 제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하니가 언급한 매니저에 대해선 “어도어 소속이 아니라 대표이사가 다른 레이블 소속 매니저”라고 답했다.

그러자 하니는 “죄송한데 (김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충분히 하실 것들이 더 있었다. 애초에 저희를 지켜주셨다 하셨는데 의지조차 없으셨다.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미래를 논하기 전에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대표는 “하니 말대로 아티스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무엇보다 사실 관계 확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행 중인 노동청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베트남계 호주 국적자인 하니는 마지막 발언에서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국회의원분들께 감사하다. 오늘 이 자리는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에 대한 문제들에 대한 자리다. 내가 이 일을 겪으면서 생각한 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게 법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래도 (상대를) 인간으로 존경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을까 싶다”며 울먹였다.

이어 “다른 선배님들이든 동기든 후배들이든 연습생들이든 이런 걱정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우리를 걱정해주신 분들이 많은 걸 봤는데 너무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내가 왜 한국에서 이런 경험을 해야 하냐는 글을 많이 봤는데 (여러분이) 죄송해하실 필요가 없다. 나는 한국에서 너무 사랑하는, 가족 같은 멤버들과 직원분들 만났다. (한국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나라”라면서 “(정작) 죄송해야 할 분들은 이런 자리를 피하시니까 너무 답답하다. 내가 만약 다시 나와야 한다면 한국어 공부 더 열심히 해서 나오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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