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왈 "왜 술 처먹고 놀다...국가보고 책임?" 당신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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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온 백성이 축복을 받는다는 성탄의 날이 맑은 종소리와 함께 밝았다.
5·16 이후 처음으로 맞는 성탄절 쫙 깔린 경찰기동대의 선도로 예년과 같은 광란의 밤을 이루지는 않았으나 교인이 아니면서도 이날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술과 노래와 춤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소란스럽게 지새운 것이다.
그 꼰대 청춘들도 독재에 따른 숨 막히는 상황을 성탄절을 통해 해소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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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박정희 정권도 '경찰기동대' 동원 시민 보호
1961년 12월 25일
‘메리 크리스마스’. 온 백성이 축복을 받는다는 성탄의 날이 맑은 종소리와 함께 밝았다.
5·16 이후 처음으로 맞는 성탄절 쫙 깔린 경찰기동대의 선도로 예년과 같은 광란의 밤을 이루지는 않았으나 교인이 아니면서도 이날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술과 노래와 춤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소란스럽게 지새운 것이다. …
□ 해설
‘이태원 참사’를 두고 나이 지긋한 이들이 대놓고 비난한다. 온라인 댓글이나 술집 같은데서 참사 당한 이들을 향해 “자신들 탓”이라며 핏대를 높인다. 정말 기성세대의 지독한 ‘꼰대 의식’이다.
“자기들이 술 처먹고 놀다가 죽은 걸 왜 국가보고 책임지라고 난리냐.”
이 ‘철없는 꼰대’들은 이렇게 말한다. 돌이켜 보자. 1950~1980년대 청춘을 보낸 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대개가 이승만·박정희 시대 야간 통금이 강제된 상황에서 하룻밤 통금이 풀린 크리스마스이브에 어떻게 보냈는지.
그날이면 서울 명동 등 번화가로 나가 미친 듯이 놀았다. 위에 보도된 것처럼 ‘광란의 밤’을 보냈다. 그게 그 시대 유흥문화였다. 당시 꼰대들 역시 ‘술 처먹고 여인들의 요염한 웃음’을 바랬다. 그 꼰대 청춘들도 독재에 따른 숨 막히는 상황을 성탄절을 통해 해소했던 것이다.
‘명동의 아베크족, 경관보다 많은 파출소의 취객, 택시 3부제 해제…’
1961년 성탄절은 총으로 집권한 박정희가 집권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이브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시켜 그야말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이 쿠데타 정권도 그날 사건사고를 대비해 데모나 막던 ‘경찰기동대’를 처음으로 국민 안전을 위해 투입했다.
해방 후 우리나라 언론은 성탄절만 되면 미국의 성탄절 사고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951년 성탄절에는 24일 밤 단 하루에 미국 전역의 성탄축하 관련 사망자가 390명이었다. 화재 등을 포함하면 600명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매해 수백 명이었다. 한국 언론은 ‘호강스러운 참화’라며 보도했다. 왜냐면 성탄 파티에 들뜬 미국 청년들이 주취 운전으로 사고를 내곤 했기 때문이다. 1957년 120명, 1959년 6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미국 안전위원회가 캠페인을 벌인 탓에 줄어든 숫자다.
일부 꼰대들은 말한다.
“왜 남의 나라 축제에 술 처먹고 X랄이냐.”
교회도 다니지 않았던 당신들은 그 시절 왜 그렇게 기독교에 열광했는가? 왜 매혈해 가며 성탄절 선물을 사 이성을 유혹하려 했는가.
그 시절은 법과 제도가 미비하고, 인권이 없었다. 그래서 신문에서조차 ‘여인들의 요염한 웃음조차 다를 것이 없었다’라는 식으로 어이없는 보도를 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당신들의 그 밤은 어떠했는가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도 주체 못할 청춘의 권리와 자유가 있었듯이, 요즘 MZ세대에게도 그러한 권리와 자유가 있다. 그 권리와 자유의 기본을 지켜달라고 국가가 존재한다.
그 시절 명동대로에 압사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국가가 경찰기동대까지 동원했고, 파출소 직원보다 많은 취객이 있어도 보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철없는 꼰대’들은 자신들이 미국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외국인노동자’로 살며 온갖 수모를 당했으면서도 정작 오늘, 국내 외국인노동자들을 쫓아내야 국체를 보존할 수 있다고 외치는 부류의 극단의 사람들이다.
무서운 건 바로 이들이 어떠한 방법으로든 부를 축적했고 그 기세로 권력을 잡아 세상 무서울 게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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