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도 짝퉁이 있다?"... 울산 짝뚱 카페에 '철거 명령'이 떨어진 충격적인 이유

온라인 커뮤니티/ / 좌(웨이브온), 우(울산 A카페)

최근 건축 저작권 표절 논란에 경종을 울린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지역에서 유명세를 얻은 부산 기장군 ‘웨이브온’이 울산의 ‘짝퉁 웨이브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4년 만에 승소한 사례인데요.

이는 국내 건축 저작권 소송에서 건축물 철거 명령이 나온 건 첫번째 사례라고 합니다.

부산 웨이브온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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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7월 울산 북구 우가항에서 동해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도로에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상 3층 카페가 새로 생겼습니다.

회색 노출 콘크리트의 이 건물은 불과 1시간 거리에 2016년 12월에 완공된 부산 '웨이브온'과 똑 닮은 모습이 였는데요.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짝퉁 웨이브온”으로 불릴 정도로 였습니다.

이에 부산 웨이브온의 건축가인 곽희수 건축가는 2019년 12월 울산 A카페의 건축사사무소와 건축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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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온은 곽희수 건축가(이뎀건축사사무소)는 장동건ㆍ고소영 부부의 ‘신천리 주택’, 원빈의 ‘루트하우스’ 등을 설계했는데요. 웨이브온 역시 곽희수 건축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2017년 세계건축상(WA),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국무총리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에 곽소장은 “웨이브온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시작하며 동시에 건축물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얼마나 비슷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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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건물은 정말 같은 건축 설계도를 보고 지었나싶을 정도로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첫 번째,  두 건축물 모두 바다와 접했다는 있었고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두 동을 비틀어 쌓은 형태 연면적(약 490㎡)과 높이(11~12m), 규모(지상 3층)도 비슷했습니다.

1~3층엔 가운데가 뻥 뚫린 ‘오픈 스페이스’ 형태의 중앙 계단이 배치됐다는 점은 누가봐도 같은 건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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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울산 카페를 설계한 건축사사무소 측은 “‘웨이브온’의 존재를 몰랐고, 아직 보완할 부분이 있어 표절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곽 소장 “‘웨이브온’ 2년 뒤에 지어진 건물인데 존재를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심지어 외관뿐 아니라 내부 구성과 인테리어까지도 우연히 같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5000만원을 배상하고, 건물을 철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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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가까이 어이진 표절 공방에서 결국 웃은 건 곽소장이였습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박태일)는 18일 “피고인 A카페의 건축사사무소가 원고인 이뎀건축사사무소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고, 건물을 철거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웨이브온은 어느 방향으로도 바다가 보일 수 있도록 설계된 건물로, 내·외부의 조형에서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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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을 두고  A 카페 측은 웨이브온이 다른 건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사용된 건물로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웨이브온 건물에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는 부분만 분리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럼에도 재판부는 창작성에 기여하는 내·외부의 세부 조형까지 유사하며, A카페에서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 부분만 따로 떼어 폐기하는 건 가능하지 않며 전체 철거를 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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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곽 소장은 “건축물이 저작권법에서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를 다룬 첫 주요 판례”라며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 건물이라 해도 ‘표절했다간 철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을 전했습니다.

건축계의 표절 시비는 해묵은 논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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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의 표절 시비는 해묵은 논란거리입니다. 하지만 법원 판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데요. 건축 저작권의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은 데다, 소송으로 가더라도 판결 전에 합의로 무마되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부산 웨이본이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승소하더라도 실익도 별로 없습니다. 2020년 법정에서 건축물 표절 여부가 가려진 경남 사천시의 ‘짝퉁 테라로사’ 사건이 그런 경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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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강원도 강릉의 유명 커피숍인 테라로사의 건물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판결을 내렸지만 사천시 B카페 건축주에게 고작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냈습니다.

이에 건축계에선 이번 판결이 향후 건축물 설계 관행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며 이번 판결은 건축 저작권 표절 논란에 경종을 울린 승소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