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시멘트 부어 암매장…16년 전 '동거녀 엽기 살인' 전말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멘트를 부어 시신을 은닉한 50대 남성의 엽기적인 범행이 16년 만에 밝혀졌다. 시신을 숨긴 주거지에서 이 남성이 수년간 살았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말다툼 중 살해…시신 담은 가방에 시멘트 부어
이후 A씨는 B씨 시신을 가로 43㎝·세로 70㎝·높이 27㎝ 크기의 여행용 천 가방에 넣고, 옥탑방 바로 옆 야외 베란다에 벽돌을 쌓은 다음 가방을 넣고 10㎝ 두께의 시멘트를 부어 구조물처럼 보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시신을 다 은닉하니) 조선소 근로자들이 퇴근했다” “평소 보일러실에 있던 시멘트 등으로 시신을 은닉했다” “B씨 휴대전화는 거제 칠천도 앞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하는 등 당시 범행 일시와 방법을 정확히 기억했다고 한다.
A씨는 말다툼을 하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2007년 B씨와 이 옥탑방에서 동거를 시작한 지 약 1년 만이다. A씨는 1998년 부산시내 한 나이트클럽에서 DJ로 일하다 손님으로 온 B씨와 처음 만났다. 이후 연인 관계로 발전, 이 옥탑방에 오기 전부터 동거와 별거를 반복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16년간 아무도 몰라…집주인 ‘옷방·사랑방’ 사용
경찰은 즉시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 지문과 DNA 등을 통해 실종된 B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당시 동거남 A씨를 범인으로 특정, 경남 양산 거주지에서 체포했다. A씨는 “모른다”며 범행을 부인하다, 계속된 경찰 추궁에 결국 시인했다.
A씨 범행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10㎝ 두께의 시멘트로 은닉한 탓에 별다른 냄새도 나지 않았다고 한다. 집주인 측이 시신을 숨긴 베란다와 맞닿은 옥탑방을 옷방이나 손님을 위한 사랑방으로도 사용했을 정도다.
뒤늦인 실종신고…시신 옆에서 8년 산 범인
경찰은 실종 신고가 늦어져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를 더 진행할 수 없었다고 했다. 폐쇄회로(CC)TV도 저장 기간을 넘겼고 B씨 휴대전화도 사라지고 시신도 발견하지 못해서다. 결국 B씨 실종은 미제사건으로 처리됐다. 당시 참고인 조사를 받은 A씨는 “싸우고 헤어졌다”며 B씨 행방을 모른다고 했다.
범행 이후에도 A씨는 시신을 은닉한 옥탑방에서 무려 8년간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다. 2017년 교도소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A씨는 거제가 아닌, 가족이 있는 경남 양산으로 갔다. A씨가 떠난 이후 옥탑방에 다른 세입자는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하는 등 A씨의 범행 경위를 보강 수사한 뒤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도 추가로 밝혀냈다.
거제=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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