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조선인 136명 희생된 ‘조세이탄광’ 수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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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인 1942년 발생한 일본 우베시의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의 유해를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24일부터 일본의 시민단체인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모임)'이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25일 탄광 입구로 추정되는 곳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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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법 어기고 채탄 도중 누수로 수몰
韓日정부 무관심 속 日시민단체 진실 알려
일제강점기인 1942년 발생한 일본 우베시의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의 유해를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24일부터 일본의 시민단체인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모임)'이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25일 탄광 입구로 추정되는 곳을 발견했다.
조세이탄광(長生炭鑛)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남단 도코나미 해안가에 있다. 이곳 바다 위로 솟아있는 커다란 콘크리트 구조물 2기가 바로 조세이 해저탄광의 환기구다. 일제강점기 당시 바다 밑 탄광에서 작업하는 조선인 인부들의 숨통이었다. 또 이곳에 탄광이 있었다는 유일한 흔적이기도 하다.
1932년 문을 연 조세이 탄광은 조선인 노동자가 특히 많아 ‘조선탄광’이라고 불렸다. 열악한 작업환경으로도 악명을 떨쳤다. 바다 밑 갱도에서 작업하다 보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배의 엔진소리가 들릴 만큼 갱도의 깊이도 얕았다. 바닷물이 갱도로 유입될까 두려워했다는 증언도 있다. 해저 10km 넘게 막장이 거미줄처럼 뻗어 있었다. 사고 위험 때문에 일본인들은 좀처럼 일하려 하지 않는 곳에 조선인 징용자들이 강제 투입됐다.
82년 전인 1942년 2월 3일 오전 9시 30분께 해안에서 1km 떨어진 해저 갱도에 수몰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일본의 해저갱도 광산법이 금지한 얕은 층을 파내다가 갱도에 바닷물이 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바닷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갱도가 무너졌고, 작업 중이던 노동자 183명(조선인 136명, 일본인 47명)이 그대로 수장돼 사망했다.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갱도 입구 바닷가에는 유가족들과 징용자들이 몰려와 오열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갱도의 공기가 물기둥이 되어 해안가 곳곳에 산처럼 솟아올랐다고 한다. 전시 중 최대 탄광 수몰 사고였다.
일제와 탄광회사는 경위를 조사하기보단 사고를 덮기 바빴다. 태평양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국민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갱도 입구를 막아버린 탓에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신문에선 사고 발생과 희생자 수만 보도한 뒤 추가 보도는 없었다. 희생자 명단도 알려지지 않았다.
탄광의 비극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사람은 일본 우베여고 역사교사인 고(故) 야마구치 다케노부씨다. 그는 사고 발생 34년 후인 1976년 12월, 우베 지방사 연구회의 잡지인 ‘우베 지방사 연구’에 ‘탄광에서의 수몰사고-쇼와17년 조세이탄광 재해에 관한 노트’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1991년 야마구치씨를 대표로 ‘새기는모임’이 결성돼 한일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도 위령제, 추도비 건립 등 단체 활동을 지속해왔다. 사고 당시 관계자와 유족을 찾아내 증언을 모아 은폐된 수몰 사고의 전모를 밝혀 왔다. 또 지난 7월 15일부터 10월 13일까지 목표액 800만엔(약 7200만원)인 '갱구를 열자!'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해 조세이탄광 발굴 조사를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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